가수들 자기네 끼린 송대관 선생님이니, 태진아 선생님이니 그렇게 부르더군요. 일반인에겐 송대관, 태진아라 불리지요. 뼈대있는 한국전통문화진흥원에서 그동안 보고 배운 게 얼마인데 어느 누가 감히 이성남 원장님과 정갑제 부원장님을 <이성남과 정갑제>라 하겠습니까? 허나, 오늘만큼은 <이성남과 정갑제>라는 애칭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정갑제 선생님의 강화 답사 시간에 귀에 익은 주자학 대신에 익숙치 않은 양명학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들과 좀 다른 게 있다면 심화 4기인 저희들보다 조금 더 일찍 교육을 받은 1기생으로 공부를 조금 먼저 한 것일 뿐이라며 다음에는 여러분들이 당신께서 서 계신 자리에 서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인심을 쓰셨습니다. 겸손을 무기삼아 본격적으로 양명학의 세계로 인도하셨지요.
기본적으로 철학을 바탕에 둔, 좌중을 빨아 들이는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흡사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빨아 들이듯 평소 수업태도가 불량에 가까운 회원님들조차 눈을 떼지 못하게 하셨으니 정갑제 강사님의 데뷔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능구렁이 같은 회원님들, 초짜 강사님의 테크닉을 알아 차리고도 빨려 든 것으로 보아 수업 준비를 단디 하셨던가 봅니다.
인구에 회자되는 말 중에 <이성남의 구라>와 <정갑제의 노가리>가 있습니다. 이성남의 구라냐? 정갑제의 노가리냐? "노가리가 낫지요." "구라는 택도 없어요." 정갑제 강사님의 구미에 맞는 말들만 쏟아졌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곧이어 정갑제 선생님의 점심이 준비되어 있었쟎아요? 우거지와 붕어찜, 뼈째 다 먹을 수 있도록 푹 익었는데도 붕어 얼굴도 알아 볼 만큼 얌전한 모습으로 올라왔습니다. 그 맛있는 메기 매운탕을 미처 다 먹지 못 할만큼 양이 많아 정갑제 강사님께 "가계가 휘청하시겠습니다?" 했더니 "돈은 또 벌면 되지요." 그렇게 이쁜 답을 주셨습니다.
태진아는 메스컴을 탈 적마다 송대관이가 자기 따라 오려면 아직 멀었다 합니다. 송대관은 태진아가 언제적 부터 태진아였다고 나, 송대관과 맞 먹으려 한다고 눈을 부릅 뜹니다. 태진아가 송대관을 입방아 찧는 것이나 자기와 맞 먹으려 한다고 슬쩍 눈을 흘기는 송대관의 작전은 공생을 뛰어 넘어 상생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윈윈입니다.
진흥원의 태진아와 송대관인 이성남 선수와 정갑제 선수의 경기를 원합니다. 정갑제 선수의 소문이 장안에 좌~악 퍼졌으니 이성남 선수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겁 먹은 이성남 선수가 기권을 한다면 받아 들이겠습니다. 소문으로 이미 전의를 상실했는지 모릅니다만, 흥행사는 결코 야박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팁은 붕어찜의 기억이 사라진 후라면 이성남 선수가 해 볼만 하다는 것입니다.
땀이 식기 전에 붙기를 원하는 정갑제 선수에게 말려 들 필요는 없겠습니다. 세상 인심이라는 것이 조석으로 변하기 마련이어서 동대문 운동장에서 스토리텔링에 침을 튀기던 이성남 선수에게 손바닥이 불나도록 박수를 보냈지만, 그 놈의 붕어찜 때문에 좌로 기울었단 말입니다. 사람들은 혀를 차면서도 싸움구경을 싫어 하지는 않습니다.
사각의 링에 두 선수를 불러 세우고 싶지만 피 튀기는, 그야말로 혈전이 될 듯하여 불상사를 방지코자 단독무대가 나을 듯 합니다.
양명학의 여운은 생생하고 동대문 운동장의 분위기는 희미한 관계로 이성남 선수의 재 등장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무대 뒤에서 티격태격 할 일이 아니라 관중이 많은 무대로 나오실 것을 권유합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 아는 물질에 약한 저의 경우, 붕어찜의 기억이 사라진다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알 수 없습니다. 이성남 선수, 쫄 것 까진 없다는 말씀입니다. 얼마전까진 입에서 동학 냄새가 풀풀 났는데 이젠 양명학 냄새가 폴폴납니다.
첫댓글 멋진 비유와 넘치는 해학에 절로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아마 김혜련누님이 해설 하시면 더 멋진 강의 하실것 같습니다.
언제쯤 혜련누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까 기대됩니다. 박수~~~!!! 짜아짜아악~~악!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홍광범 선생님께서는 낯가림이 좀 있으셨는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가? 할 정도로 가까이 오셨습니다. 만인의 홍광자가 되어 진흥원을 장식하고 계십니다. 특히 누나들이 예뻐하지요.
막상막상 ~~~
함축적인 표현이 참 멋집니다.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듣지요.
저를 영광스럽게도 이성남원장 반열에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진흥원을 위해
봉사하라는 명령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갑제 선생님의 반열에 이성남 원장님, 아니고요? 이성남 원장님한테 찍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