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 2일의 평창 비행을 마치고 집에 오니 밤 10시 20분,, 얼굴씻고, 발 씻고 그냥 침대에서
넘 피곤해서 기절해 버렸다. 런던올림픽 경기는 TV에서 열심히 중계되고 있었다.
이번엔 가족, 지인 포함 총 18명이 참여했다. 팀장과 가족, 회장님, 총무와 가족, 야호선배,
기동형, 라온제나, 엘바이런과 예비신부, 운짱과 형수 그리고 얼짱녀들 등등등,,
새벽 6시에 모여,, 인사하고 열심히 수다떨고, 장비챙기고, 클럽차 방전된거 충전하고 그러다보니
6시 30분에서야 2대의 차량으로 출발한다. 양쪽 차량에 무전기 챙기고, 실시간 교통상황 체크하며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양평을 거쳐 6번 국도를 타고 평창으로 4시간을 예정하고 나아간다.
평창 착륙장 강변을 도착하니 오전 10시무렵,, 팀장차, 총무차, 엘바이런차가 연신 당도한다.
모두 모여 열심히 강변에서 텐트를 치고, 가재도구를 풀고 1박2일을 지낼 모든 준비를 마친다.
드디어 비행을 위해 이륙장으로 오른다. 하늘에서는 먼저 비행을 시작하는 팀들이 그들만의
하늘을 수놓고 있다. 이제 1박2일 멋진 비행의 시작, 3주만의 제대로 기상이 받쳐주는 비행,,
11시 반,, 점심생각은 아예 뒤로 미루고 이륙장을 향해 완전히 차량에 쑤셔 넣어져 올라간다.
그렇게 1박 2일 비행은 시작되고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이번 1박2일 비행은 기상,,비행횟수, 인원면에서 다른 여느 원정일정과 달랐다. 비행횟수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평창 이륙장가는 그 산길 도로를 토요일은 6번, 일요일은 4번 클럽차가 올랐다.
우리 회원들 중에선 토요일엔 최고 5회 비행,, 일요일은 최고 3회 비행을 진행했다. 2일 동안 무려
8회 비행,,ㅎㅎㅎ 이 여름날에 멋진 이착륙훈련을 제대로 마스터 한거나 다름 없었다.
습기 가득할 32도의 어느 한 여름,,, 이렇게 뜨겁게 부지런하게 비행했던 적은 없었다. 바람 한점
없는 이륙장에서 뜨거운 햇살 아래 뒹굴다가 저녁 무렵에서야 누군가 한명을 대표로 전방이륙시켜
내보내는 게 예사 일이었다.
이번 1박2일은 여러사람에게 재미있는 일정이었다. 일정을 주관하는 임원진이나. 비행에 참여한
회원이나, 같이 온 지인에게 모두 의미있는 시간이었음은 스스로 자부한다.
참석한 여러분들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어쨌든 여러사람이 모임으로 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에,,
패러를 하면서, 패러클럽 회원이 되면서, 패러클럽 생활을 하면서 생각해보는 게 있다. 특히 이번 1박
2일 평창비행을 통해서 더욱더 ,,,
패러,,, 무슨 재미로 하는 걸까? 특히 고참회원들에게는,,,,
야호선배는,,,
나이 지천명을 넘은 야호선배는 미리 선점해놓은 1인용 텐트에서 쫒겨나, 남자 두명이 코를 드르렁 고는
4인용 텐트에서 못 버티고 새벽 일찍 일어난다. 밤새 술자리 벌인 뒷자리를 청소하고, 아침에 당도할
서울아낙네 2명와 회원들을 위해 아침 밥과 김치찌개를 준비한다. 집안에서는 아들과 식구들이 착착
준비해서 야호선배에게 받칠 것을,,, 요런 불편한 잠자리는 결코 집안에서 용납이 안될 것을,,이 평창
강가 텐트촌에서 잠도 못자고, 젊은 40대 잠자리에 끼지 못하고 새벽 졸음 잠을 노력봉사로 대신한다.
토요일 2회 차량운행, 일요일 2회 차량운행 서비스,, 이륙지원 서비스,, 이륙장 촬영서비스,, 중간 중간
비행콜 서비스,, 그리고 회비 3만원 헌납,,,
야호선배는 왜?
기동형은
부천서 토요일 밤늦게 기동형은,, 저녁도 먹지 못하고 달려왔다. 도착한 건 밤 11시,, 식사거리로 남겨져
있지 않은 데,, 구운 감자와 햄으로 소주 잔을 나눈다. 잠자리가 없어 차에서 자다가 이미 들어온 한마리
모기에 밤새 잠들기를 포기하고, 아침까지 이리저리 텐트촌 주위를 방황한다. 이륙장 산길을 그의 신형
코란도 스포츠는 사상 초유의 7명을 까득 태우고 오른다. 이륙장에서는 일일이 이륙하는 회원을 위해
이륙보조에서 이륙콜을 본다. 이 좋은 날에 그의 최고성능 기체 '만트라'는 이륙이 자꾸 늦어진다.
다른 팀 '만트라'가 여기 저기에서 비행맛을 즐기고 있을 때에도 그는 이륙보조를 위해 대기만 하고 있다.
일요일 마지막 3회 비행에서야 마지막 무렵 그가 이륙하고, 짧은 비행으로 착륙장에 들어온다. 그의 유일한
1회 비행,,인천에서 토요일 일 마치고 늦은 시간 평창을 달려와서 잠도 못자고, 일요일엔 이륙보조로 이륙장
에서 하루 종일 대기하고, 점심은 컵라면 하나,,, 왕복 600킬로미터 운전,,,,기름값 헌납,,,
기동형은 왜?
총무님은
요기조기 음식을 풀어놓고 종영이, 미령이를 시켜 음식 장만에 여념이 없다. 텐트도 길가에 뜨억 쳐놓고,
온갖 텐트용품으로 야외캠프 분위기를 만들기에 마음을 쓴다. 혹여 뭔가 불편하게 없을까봐, 이리저리 그는
회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아이스박스에 술은 가득채워 놓아야하고, 커피믹스도 준비해 놓아야하고,
가스부스타도 빵빵하게 화력을 지펴놓아야하고, 18인분 점심거리,, 18인분 저녁거리,,, 숟가락, 밥그릇, 국그릇,
젖가락,, 앉을 의자,, 그늘막,,, 10명의 술안주거리,,,아침거리,, 점심라면거리,,,설겆이,,, 소주,, 맥주,, 과자
부스러기,,, 햄,,, 텐트 6동,,,멀리 물을 들고와야 하고,, 차에서 이것저것 꺼내와야 하고,, 동형이, 미령이 물놀이
신경써야하고,, 그 많은 장비 정리해야하고,, 차량운전 지원해야하고,, 이륙장에 올랐을 때,, 그의 신형 글라이더,,
스트린트에보가 날개를 펼 시간이 부족하다. 토요일 1회,, 일요일 1회 구색맞추기 비행으로 그는 이번 비행을
마감한다. 그에겐 2박 3일의 비행일정에서 겨우 2회 비행,,, 음식장만거리를 그의 비용으로 과감히 헌납한다.
총무는 왜?
회장님은
금요일부터 바싹 참석자에 대해 신경을 쏟는다.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강서구를 한바퀴 돌아 부팀장, 라온제나를
태우고 클럽사무실로 새벽 5시 반에 향한다. 글라이더와 장비를 실고, 교통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출발하는데,
클럽차량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충천용 케이블,, 언제나 회장님 차량엔 비치가 되어있다. 꺼내서 30분 가량 배터리를
채워 넣는다. 원정을 위해 장비가 잘 넣어져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운짱형 차량을 인솔해서 밀리는 길을 피해
평창으로 운전을 해서 나간다. 뜨거운 평창에 내려, 텐트 자리잡기,,,텐트치고,, 파라솔치고,, 물 준비,,, 새벽부터
운전, 그래도 평창 산길 운전도 회장님 몫,,, 이륙장에선 광주얼짱녀 텐덤을 먼저 준비한다. 먼저 타고 내려가 기상을
체크하고, 착륙장에서 콜을 보기위한 요량,,, 어쩌다보니, 봉천동 얼짱녀까지 텐덤을 연달아 두번 하게 된 회장님,,
체력이 아마 딸리실 것이다. 그래서 한마디 " 부팀장,,오늘 한번도 텐덤 안했지? " ㅎㅎㅎ 라온, 제나 이륙보조도
시켜야 하고, 비행맛에 흠뻑 빠진 라온의 비행도 잘 봐줘야 하고,,내려서 착륙콜도 봐야하고,, 치졌는지,, 저녁 무렵
밥도 먹기 전에 그늘막에서 주무신다, 일요일도 산길 운행,, 착륙콜,,,토요일은 텐덤비행 2회,, 보조비행 1회,,, 일요일은
달랑 1회 이륙장 정리하고 내려오는 길에 비행, 부천으로 올라오는 길에 밀릴까봐,,요리조리, 비법스런 샛길을 찾아
달려간다.. 돌아오는 기나긴 길도 역시 운전은 그의 몫,,,그래도 회비 3만원,,,
회장님은 왜?
팀장은
가족 여행길에 차 방향을 돌려 평창으로 향해 왔다. 가족휴가 둘쨋날은 총무를 불러 가족여행분위기를 스스로
깨버렸다. 시원한 계곡 캠핑장에서가 아니고 땡볕 자갈 밭 위에서 가족들이 기다려야하는 신세이고 보니,, 그는
가족의 시선을 느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딸 텐덤태워주는 것으로 가족, 형수의 마음을 달래보려하지만, 그의 몸은
어느새 무뎌지고 있다. 딸 텐덤 2회,,, 부실한 가족 먹거리 제공,, 달랑 평창읍네 짜장면 한그릇,,, 그는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평창에서 더 이상 1박을 우리 회원과 하기에는 가족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먼저 떼어야 했다. 마음은
회원들과 있어야 하는데,,가족여행에 묶인 몸이 그곳에 있다. 가족여행에서 먹을 거리를 몽땅 풀어놓고, 팀장은
먼저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점심은 짜장면, 어두컴컴한 자갈벌판에서 가족들을 쪼그려 앉혀 저녁을 먹이기엔
가족휴가 여행이 말이 아닐 것이다. 엘바이런에게 침낭과 바닥매트를 헌납하고 가족을 향해 가야 한다. 저녁 술자리를
마지 못해 떠나야하고,, 팀장은 제 비행은 하지 못하고 가야 한다. 맥주와 먹을거리를 풀어놓고,,,,
팀장은 왜?
야호선배,,,, 총무,,,, 회장님,,, 팀장,,,,, 기동형,,,
왜 다들 이 짓을 하고 있는건가 ??? 시간버리고, 돈내고,, 노력봉사하고,,,
ㅎㅎㅎ 근데,,, 솔직히 묻는다,, 나에게도,,그들에게도,,,
이렇게 해도 재미있지 않은가? 재미있어 하는 짓 아닌가? 재미없으면 하라고 해도 안할 사람들 아닌가?
얼마나 고집쎄고, 아집쎄고, 곤조가 쎈사람들인데,,,, 싫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할 사람들인데,,,
한가지 물어보자,,,
나만 달랑 혼자,, 공중에 오래 날고,,높이 날고,, 멋지게 수놓고,,, 남들의 찬사를 받아 사푼히 착륙장에 내리는
것만 재미있는 건가? 우리 팀원은 이륙도 못하고 이륙장에서 쪼르리고 앉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 회원 쫄비행하고 있을 때,, 나만 혼자 멋있게 오래 비행하는 게 재미있었던가? 내 비행하는 건만 재미있는건가?
솔직히 내 비행하는 것만으로는 별 재미없다. 정말로,,,,,
우리 팀원이 하늘에서 비행하는 것만 바라봐도 즐겁고 재미있지 않은가? 우리 글라이더가 둥둥 떠서 산꼭대기
위에서 날으는 것만 봐도 가슴이 설레이게 뛰고 신나지 않았던가?
우리 팀원이 이륙장에서 멋지게 횡하니 달려나가 공중으로 날아가는 모습에서 뿌듯한 희열을 느끼지 않았던가?
내 이륙도 긴장되게 즐겁지만,, 글라이더 날개를 잡아주고 해서 날아가는 우리 팀원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마음에
더 뿌듯하게 다가오지 않았던가?
착륙을 살푼히 잘한 우리 초급자들을 보면서 대견하게 느끼며 기분 좋았던게 다가오지 않았던가?
공중에서 마주치는 우리 회원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비행의 보람을 다 느끼지는 않았을까?
텐덤에서 찍은 사진을 몇번이나 쳐다보고 좋아하는 텐덤체험자의 얼굴을 보고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는 기쁨을
스스로 느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다..
다들 고참들이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이미 자기 자신의 비행을 넘어선 재미,,,, 우리 회원이 비행을 잘하면 시샘이 아니라 뿌듯하게 느껴지는 그런 기쁨,,,
매조키즘적인 기쁨에 흠씬 물들여진 사람들,,,,
' 내 비행은 뭐,, 이래저래 비슷해,,,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
몇번이나 다 해본 비행이야,,, 비행 재미야 그저 그렇지,,, 담에 또 잼있게 비행하고,, 그러면 되지,,, '
' 근데,, 내가 비행하는 것보다,,, 우리 팀이 비행하는 걸 바라보는게 더 짜릿하고 설레여,,, '
' 벌써 이만큼 비행하게 되는거야? 제법 잘하네,,, 어쭈,, 저쪽 바람이 거친데 고생 좀 하네,, ㅋㅋㅋㅋ
이륙도 제법 알아서 하네,,, '
' 그래,,거기에서 돌리면,, 글라이더가 올라가지,,, ㅎㅎㅎㅎ 이젠 열을 찾을 줄 아네,,
ㅎㅎㅎㅎ'
' 거기서 돌려서 착륙하니 저기 멀리서 내리지 ㅋㅋㅋㅋ '
이 재미 때문에,, 고참으로 느끼는 재미
다들 고참이 되면 느낄 재미,,, 다들 고생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 재미도 쏠쏠하다우 ~~~~~
첫댓글 그리고 제아들은 동영이가 아니고 종영이 입니다.
그리고 팀장님이 우리 가족을 불러 더 즐겁게 놀았습니다.(순전히 제 생각)
우리 애들이 팀장님 큰딸 고아라 닮았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총무가 고생 너무 많았다..덕분에 우리는 잘먹고,잘놀고,비행잘하고..고마워..
글구 미령이 종형이도 고생 많았다..
사람과 사람... 그것이 존재하는 곳. 그냥 이곳엔 사람과 사람만이 존재한다. 이익과 타산이 공존하는 삶이라는 곳에서 벗어난 곳.. 인패공간? 이곳엔 이익과 타산대신 고참들의 희생과 봉사가 존재하는지 모른다. 서울 아낙네에게 그런말을 했다. 저들이 없으면 우리 초보는 비행을 할수가 없다. 돈이 생기는것도 아니고 생업을 위한것도 아닌데... 정작 본인들의 비행을 포기하고 시간을 투자하면서 초보들의 비행을 도와주는 저들이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그래도 난 이기적이다. 어쩔수 없는 인간이니까... 과연 나라면... 나의 시간과 열정을 다른이에게 투자할수 있을까???
추억이라는 스케치북에 난 또하나의 그림을 그리고 돌아왔다. 어는날 가끔... 전쟁같은 삶속에서 난 이 추억이라는 스케치북을 거내보고 혼자 피식 웃는 날들이 오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