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마자 가래나무/ 덜덜 떠는 사시나무/ 하느님께 비자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나무 노래의 일부분이다. 뽕나무 한자로는 상(桑)자를 쓴다. 나무 위에 뽕나무열매 오디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의 상형문자이다.
이 문자를 만든 옛적 사람들도 누에치는 일보다 오디를 먼저 생각했던 것이다. 뽕나무의 열매 오디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어 방귀를 뽕뽕 잘 뀌게 되어 이 나무의 이름이 그리 되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임도 보고 뽕도 딴다” 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일을 하고서 두 가지 효과를 얻는 일석이조의 의미이다.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 청춘남녀가 무성한 뽕나무 밭은 남의 이목을 피하기에 적합한 장소였을 터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총각이 뽕잎을 따는 처녀에게 뽕잎을 따 줄테니 대신 명주옷을 지어 달라고 하면 수줍은 총각의 청혼이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마음에 흡족하여 어쩔 줄 모른다는 뜻의 “뽕내 맡은 누에같다”거나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희망이 있다는 뜻의 “상전이 벽해(桑田碧海) 되어도 비켜 설 곳 있다”는 속담도 있다. 많은 속담은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뽕탕을 마시면 당뇨증상이 억제되고 혈압을 낮춰주며, 고혈압 중풍 외에 자양강장효과도 있는 등 불로장생의 묘약이라 썼다. 건재약국에 가면 잎, 뿌리, 껍질 등 뽕나무에 해당되는 모든 것을 약재로 사용한다.
특히 뽕나무 겉껍질 속의 흰껍질을 ‘상백피’ 라 하여 이뇨제, 소염제, 진해제, 중풍후유증, 간질환 치료약으로 이용하고 있다. 상백피를 물에 끓여 누룩을 넣어 술을 빚으면 뽕나무술이 되는데 몸에 아주 좋아 불로장수약이라고 한다.
비만증에 특효가 있다는 상지근피탕은 뽕나무 뿌리 껍질을 같은 양으로 노랗게 볶은 후 가지와 함께 달여 하루 3~4컵 마시면 된다. 뽕나무는 신선의 약, 신선들이 즐겨먹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뽕나무 뿌리를 달인 물로 모근(毛根)을 적시면 탈모증,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는 지모증, 꼬불거리는 곡모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은 한번쯤 시도해 볼만 하다.
가지는 부종에, 꽃은 뇌빈혈에, 잎은 습진이나 월경통에, 오디는 변비의 약재로 쓴다. 그뿐 아니라 누에의 배설물인 잠사, 즉 누에의 똥은 혈압강하 작용이 있다고 한다.
뽕나무는 전쟁 중이나 대기근에 구황식물 역할도 한다. 봄에 어린잎을 나물로 먹거나 식량이 귀할 때면 여름에 잎이 무성할 때 잎을 따서 말렸다가 빻아 곡식 가루와 섞어 먹기도 하였다. 뽕잎을 데쳐 나물로 무쳐 먹어도 혈압을 안정시킬 수 있다.
봄이 되면 열리는 뽕나무 열매인 ‘오디’에는 당분을 비롯하여 호박산배당체, 플라보노이드 등 여러 성분이 등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오디를 ‘상심자’라고 했는데 늙지 않는 약으로서 얘기할 정도이다.
서양에서도 뽕나무에 얽힌 이야기 가 있다. 성경에 나오는 키 작은 ‘삭개오’가 예수를 만나려고 올라간 나무도 뽕나무이다. 뽕나무는 봄에 가장 늦게 싹을 틔워 꽃샘추위에 피해를 받을 염려가 없으므로 기다릴 줄 아는 지혜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고대 로마인들은 이 나무를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에게 바쳤다고 한다.
중국 <예기(禮記)>에 보면 상봉육지(桑蓬六志)라하여 아들을 낳으면 뽕나무로 만든 활에 쑥대로 살을 만들어 사방에 쏘면서 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가 있다. 이것이 점차 사악한 마귀를 쫓는 의식으로 변하여 내려오고 있다.
뽕나무 한 그루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생활에 밀접한 나무임은 분명하다.
첫댓글 뽕잎 장아찌를 내놓는 집 '멘트로'라는 창평 야생화 피는 집 식당에서 좋은 시간을 가져 보십시요. 옹심이 보쌈 등등 관심가는 찬이 많습디다. 담양한과 아래쯤이라면 얼른 아실까요?
미식가는 열린 오감 외에도 시간과 부지런함이 따라야하는법. 진정한 미식가는 오교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