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二妓臺)해변 산책로를 걷다.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일원의 해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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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밭작물이 타들어가고, 논바닥엔 물이 없어 벼를 심지 못하고 있다.
천지가 타는 목마름으로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아, 듣고 싶어라!
후드득, 하늘에서 들입다 내리 꽂히는 장쾌한 빗소리가 듣고 싶다.
장쾌한 빗소리는 마른땅에 흙먼지 팍팍 피어 올리며 퍼붓는 장대비
함성으로 “철-철-철” 아파트 베란다 홈통타고 헌걸차게 내려가는
빗물소리가 듣고 싶다.
밤새 동아줄처럼 이어지는 꿈결에 주룩주룩! 낙숫물소리,
갈라진 물꼬에 소용돌이쳐 들어가는 논물소리 “콸콸”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라도 하고 싶다.
“꾸르륵! 그-윽!” 어린 손자 녀석 목구멍으로 젖 넘어가는 소리 들리고
지루한 가뭄으로 목 타는 대지는 빗소리가 너무 그립다.
부산 갈멧길은,
광안리해수욕장의 동성말에서 시작돼 이기대해안길을 거쳐, 체육공원,
봉오리山, 자성대에 이르는 총길이 23.1km로 조성된 산책길이다.
이 코스의 백미는 이기대 해안산책로인데,
광안대교 옆 동성 말에서 출발해 장자山 해안자락을 따라 출렁다리,
동굴, 어울 마당, 치마바위, 밭골 새, 농 바위를 지나 오륙島 선착장에
도착하는 3.95km의 해안산책로다.
이기대길은 부산 갈멧길 21코스 중 제4코스구간으로 데크 로드, 깎아지른
듯한 바윗길, 숲과 바다의 정취를 몸과 마음으로 함께 느낄 수 있는
흙길로 조성되어 있다.
순환도로와 오륙島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곳곳에 시민을
위한 각종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다.
여름더위,
무더운 날엔 열 내리는데 맥주보단 오미자차가 제격이란다.
한낮에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불쾌지수도 치솟고
있는데 요즘 같은 날씨에는 얼음처럼 시원한 맥주 한 컵이 댕기기
마련이지만 지나친 음주는 오히려 불쾌지수를 높일 수 있다한다.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는 기력이 약해져 숙취가 더 심하고
오래가기 때문이란다.
더위를 이기는 데는 맥주보단 몸의 열기를 낮춰주는 오미자차나
시원한 수박화채가 더욱 효과적이다.
이기대공원은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산25번지 일원에 있는 공원으로 장산峰 동쪽
산자락에 바다와 면하고 있다.
1993년 시민들에게 개방되기 전까지는 군사작전지역으로 통제되었던
곳이다.
희귀한 식물과 곤충이 서식하는 등 자연보존 상태가 좋은 곳이다.
바닷가 바위에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남구청에서 2005년부터
이 일대를 정비하여 해안산책로를 만들고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해안 일대에 약 2㎞에 걸쳐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암반들이
바다와 접해 있어 낚시를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낚시터로 꼽힌다.
여름 여인들이여!
선크림을 바르는 대신 토마토나 수박을 많이 먹읍시다.
후춧가루, 호박, 토마토, 수박, 녹차, 코코아, 베리(딸기나 블루베리),
강 황, 생선 등은 최근 미국 폭스TV가 소개한 햇빛과 자외선으로부터
우리 피부를 보호하는 9가지 음식으로 지목하였다.
리 코펜(토마토), 키테킨(녹차) 같은 항산화성분이 그런 역할을 한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먹 거리가 우리 피부엔 보약인 셈이다.
자외선차단제는 상황에 따라 필요 없을 때도 있지만 이런 음식은 꾸준히
섭취해야 우리 몸에 좋은 효과가 있다.
이기대(二妓臺)라는 명칭은
1850년 조선시대 좌수사 이형하(李亨夏)가 편찬한 동래영지(東萊營誌)에
“좌수영 남쪽으로 15里 에 두 명의 기생(二妓)무덤이 있어 이기대(二妓臺)
라고 부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곳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수영城을 함락시키고 축하연을 열고
있을 때 수영(水營)의 의로운 기녀가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뒤 끌어안고
바다로 투신하여 함께 죽은 곳으로서 이기대가 아니라 의기대(義妓臺)가
올바른 명칭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전 07시, 광주역광장에서 산행버스가 출발했다.
아침에 한 시간을 당긴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혼란을 부추긴다.
새벽04시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비몽사몽으로 먹고,
등산용품을 챙기고, 05시 40분에 김밥나라에서 김치김밥을 샀다.
29번 버스를 타고 극락驛정류장에 내려 98번 버스로 환승하고 보니
06시 15분이다.
무사태평 형 기사님 덕분에 승객들은 졸아도 광주역광장에 도착하니
06시 40분이었다.
동작이 굼뜬 나로서는 정신없이 바쁜 아침이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자기 인식 테스트”란 영상이 화제 거리다.
“흰색 입은 팀이 공을 몇 번 패스할까요?”
라는 실험자의 질문으로 시작하는 테스트인데 사람들은 십중팔구는
질문에만 집중하다 보니 화면을 가로지르는 “춤추는 곰”을 발견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 외에는 놓치기 쉽다.”는 게 이 테스트의
결론이다.
요즘처럼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철엔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필요 할 때가 아닐까.
산악회운영이 영 힘이 든다.
문제는 회원들의 참여도인데 고정회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더운 여름철
인원확보가 어렵다.
몇 주간 롤러코스트 타는 기분이었는데 오늘은 양동매씨들의 무언의
파업으로 40명도 채우지 못했다.
어차피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갑작스런 행동은 당황스럽다.
차량비와 하산酒에 들어가는 돈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요를 예상할 수 없으니 하산酒 준비에 낭비요소도 많아서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묘책이 나오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가끔 비가 내리겠다는 기상예보 때문에 하늘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고 날씨는 서늘해서 좋았다.
그래도 금광의 산행버스는 오늘도 달려야한다.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다.
西부산으로 들어가는 장유휴게소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거북이걸음을 하던 산행버스가 가까스로 축령터널을 빠져나오고 거대한
광안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도로변에서 하차했다.
LG메트로시티, GS하이츠자이 같은 도시의 상징물인 고층아파트단지가
광안대교 뒤에 숨어있다.
산행은 동성말 공원 덱크 길을 걸으면서 시작되었다.
오늘은 산행이라기보다는 검푸른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산책이 정답이다.
자유로운 인간이여, 항상 바다를 사랑하라. / 바다는 그대의 거울,
그대는 그대의 넋을 / 한없이 출렁이는 물결 속에 비추어본다. /
그대의 정신 또한 바다처럼 깊숙이 쓰라린 심연.
(시인 보들레르作 인간과 바다에서)
장자산자락 해변으로 난 해안산책길은 낭만적이고 숲과 바다의 정취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걷는 해안 길이었다.
숲은 잘 보존되어 있었고 울창한 키 큰 나무들은 햇살을 가려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깍 아 지른 해안절벽과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는 하얀 포말을
만들고 이내 푸른 바다로 되돌아간다.
갯바위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위태롭게 앉아있다.
아직도 군부대시설이가 남아있고 초소였던 장소가 여러 곳이 있었다.
견고하게 만들어진 출렁다리를 몇 개를 지났다.
넓은 어울 마당이 바다에 근접하고 있어 사람들이 모여앉아 쉬고 있다.
덱그길과 흙길이 번갈아가며 연격되어 있고 도시의 공원답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치마바위, 농 바위가 있어도 해안전체가 기암바위로 이루어져있어
별다른 느낌을 주지 않았다.
2시가 조금 넘어 오륙島 선착장에 도착했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엔,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島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보는
그리운 내형제여”
어디서 조용필의 노래 한가락쯤 들릴만한데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고 하늘엔 구름이 끼여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다.
변두리지역이던 이곳이 개발되어 30층이 넘는 고급 SK아파트단지가
조성되어 있었고 도로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었다.
비가 올 것 같아 산행중인 회원들에게 하산하라는 독촉전화를 걸었다.
부산에 살고 있는 김정래회원 친구가 우리 회원들을 위해 가오리 회
무침을 직접 만들어오고 막걸리를 40병이나 가지고 왔다.
우리는 감동 먹었다. 눈물 나게 고마운 일이었다.
이 고마운 음식을 오륙島선착장에서 섬과 바다를 바라보면서 먹으려
했지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부산을 빠져나와 진영휴게소에서
먹었다.
이 정례총무가 사온 담배상추와 양념, 김 금자회원의 흰쌀밥,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김 정래회원 친구가 제공해준 가오리 회 무침이
삼합을 이루며 불티나게 팔렸다.
부드러운 식감과 포만감, 막걸리의 취기가 어우러지니 회원들의 흥이
발동되었다.
삶이 뭐 대단한 것이야. 저 행복한 얼굴들을 보라!
(2012년 6월 15일)
첫댓글 맛깔스런 산행기 감명깊게 읽고서 가네요. 회장님의 시름이 깊어가는 모습이 묻어나네요. 속히 활성화되는 산악회로 거듭나기를 빕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활기찬 산악회를 만들어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산악회를 만들겠습니다.
도움을 주신 이정래회원님께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우리 회원님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고 (삶이란 바로 저런 것이구나.)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