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엔씨, 방음벽(?)... “토지사용승낙서 받아와” 설치조건 ‘황당’
[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고지는커녕 인근주민 몰래 방음벽을 방진망으로 교체, 수 개월간의 소음공해에 우울증 진단까지 받는 등 생애 처음 겪는 고통에 시달리다 수차에 걸친 당국에의 호소에도 별무소용이다.”
천안시 직산읍 포스코이엔씨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수개월간에 걸친 소음으로 신경성 혈압과 두통, 불면증에 시달리다 공사장에 항의하고 천안시에 민원을 넣어도 소용없다”며 당국과 공사현장을 싸잡아 성토했다.
주민들은 특히 “시공사는 소음공해를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방음벽 설치조건으로 이미 설치한 방진망 앞 토지주들에게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오라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며 격분하고 있다.
문제의 공사현장은 2024년 2월 준공목표로 지난 2021년 9월 착공된 4개동(지하 2~지상 28층)에 411세대 규모의 신축아파트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다.
인근에는 모두 4개 아파트 1100세대(정석 108, 신광 34, 청호6차 266, 벽산 692세대)가 소음공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신축현장과 담벼락 하나 사이인 신광 아파트의 피해가 극심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2022년부터 안전신문고, 국토해양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도 호소하고 나섰으나 “관할지자체로 이관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
이에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시공사를 상대로 공사 중지가처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등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주민 A씨는 “지난 겨울 동이 트지도 않은 혹한기 얼어붙은 땅에 굴삭기 및 크레인 작업 등으로 아파트가 흔들려 지진으로 혼동해 대피하는 소동도 있었다”며 “30년 된 노후 아파트 내부에 균열과 시멘트 가루가 떨어지는 등으로 수개월째 잠을 설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석 아파트 주민 B씨는 “주민 몰래 방음벽 철거 중 중단하더니 다음날 주민들이 없는 오전을 틈타 철거하고 방진망을 설치했다”며 “이는 소음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호소는 아랑곳하지 않은 공사현장의 만행이며 횡포”라며 날을 세웠다.
그동안 천안시는 민원이 제기된 시공사의 콘크리트 타설, 철근 절단, 알폼해체 등 골조작업 중에 발생하는 소음으로 소음 억제시설 운영 등에 관한 기타 위반사항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지난 23일 천안시가 “포스코이엔씨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내부 공사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과태료 부과와 함께 소음저감 조치명령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안시 환경담장자는 “방음벽 철거과정에서 주민 사전고지 없이 진행, 주거지와 공사장 거리가 담벼락 하나로 소음을 잡아주지 못해 주민 불만이 터진 것"이라며 "외부 방진막 정상설치 및 수시점검 및 지도감독을 통해 소음 유출을 최소화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4월에 발령을 받아 아직 이전의 민원은 확인은 못하고 있으나 6월부터는 많이 접수되어 공사현장에 주의,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그 외에 사항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음·진동관리법상 주거지역 인근 공사장의 생활 소음 규제 기준은 시간대별로 50~65 데시벨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