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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를 집전한 장동훈 신부 ⓒ문양효숙 기자 |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장동훈 신부는 강론에서 공지영 작가가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다룬 최근작 <의자놀이>에서 "이 싸움은 적의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과의 싸움"이라 표현한 것을 언급했다. 공지영 작가는 쌍용자동차가 상하이자동차로, 다시 지금의 마힌드라로 넘어가면서 해고자들의 투쟁 대상이 불분명해지는 자본주의의 복잡성을 '유령과의 싸움'이라 표현한 바 있다.
장동훈 신부는 "사실 우리의 주적은 분명하다"며 그것은 '자본주의와 잘못된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영안모자의 경영진뿐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하는 자본이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우고 있다"면서 "적은 매우 강건하니 우리는 더 강건하고 꿋꿋하게 싸워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서 그는 "복음서에서 어부였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처음 만난 날,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아무 것도 낚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의 시간은 바로 제자들이 헛수고했던 긴 밤"이라고 말했다. 장동훈 신부는 "밤새 헛수고에 지쳐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깊은 곳으로 그물을 던지라 하시고, 제자들은 배에 가득차게 물고기를 낚아 올렸다"며 "다시 그물을 칠 시간이다. 그 희망의 그물, 우리 함께 던지자"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문양효숙 기자 |
변성민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장은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은 네 차례 면담을 거치는 동안 '정리해고는 회생계획안이 통과되기 전에 발생했기 때문에 고용승계에 대한 법적의무가 없다'는 원칙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어차피 주어진 싸움이라면 웃으면서 끝까지 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대우자판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경영난을 겪던 지난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1년 9월 법원에 제출한 기업회생절차(구 법정관리)가 12월 18일에 통과되면서 차량판매 부문을 영안모자에 매각했다. 영안모자는 350억 원을 투자해 대우차판매 부평 본사 부지와 건물, 전국 12개 정비사업소와 우리렌터카 · 수입차 법인 등을 인수했다.
그러나 노조원 180명 전원을 포함한 264명의 대우자판 노동자들은 회사가 영안모자에 매각되기 전인 2011년 1월 31일에 해고되었다. 이 중 승용차 판매 부분 170여 명은 고용승계되지 않았고, 법원에 제출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2011년 6월 기각됐다. 해고자 측은 인천 부평구 대우자판 본사에서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1년 넘게 점거 농성을 벌여 왔고 지난 5월 영안모자 측으로부터 "농성장을 자진 퇴거하지 않을 경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 사측은 변성민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와 노조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 8월 17일부터는 영안모자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변성민 지회장은 "현대자동차판매의 경우 버스 영업직만 280여 명"이라며 "현재 대우자동차판매의 경우는 40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용승계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9월 7일에는 대우자판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 · 부천지역 노동 ·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문양효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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