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 송은채, 20대 강은비를 추억하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사실 강은비라는 이름이 나에게는 많이 아쉽다. 은비였던 시절은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이 더 많다. 본명보다 더 익숙하고 친숙한 이름 강은비는 20대 시절의 내 모습이기에 아쉬운 것 같다.”
정초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제규&명필름이 제작한 영화 ‘몽정기2’에서 3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송은채.
당시 19살 대학로 극단에서 막내 입장으로 연기를 배우고 있던 그녀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다가온 것이었다.
정초신 감독은 송은채를 두고 ‘귀여운 얼굴에 감성이 풍부하다’고 호평했다. 2005년 영화 정식 개봉과 동시에 데뷔한 송은채는 통통 튀는 매력을 소유한 핫라이징 스타였다.
사실 중학생 때부터 잡지모델과 드라마 단역에 출연해 연예계 쪽 활동이 이른 편이었던 송은채.
잡지모델 출신의 어리고 통통 튀는 매력은 단숨에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그만큼 안티가 늘기도 했다.
송은채는 ‘안티가 많아서 연기하기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날을 회생했다.
‘말실수로 안티가 생겼다’는 이미지 때문에 언론에서는 비호감 순위에 송은채를 끼워 넣기도 했다.
결국 비호감 이미지가 굳어지자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팅을 가서 관계자가 ‘누군지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깐 연기 안 봐도 돼’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불과 스무살에 데뷔해 2~3년 안에 일어난 일이다.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다. ‘이렇게 까지 미움을 받고 있구나’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강은비라는 캐릭터가 흔하지
않고 낯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신인이던 나를 알릴 수 있는 일이기도 했기에 지금은 혹평도 감사할 뿐이다.”
소속사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공백기가 찾아왔고 쉴 동안 서울의 맛집 탐방도 해보고 버스 맨 뒷자리에서 이어폰을 꽂고
나름의 시티투어도 해보았다는 그녀는 ‘과연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불안한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송은채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을 통해 대중에게 다시 섰다. 어머니에게 도움이 될까봐
시작했던 잡지모델 일에서 한층 더 키워본 연기자에 대한 꿈, 이 꿈을 다시 한 번 멋지게 이뤄내고 싶은 송은채의 열정이 가미된
작품이다.
▲ 영화 ‘어우동: 주인 없는 꽃’으로 돌아온 송은채가 지난달 30일 서울시 용산구 서계동 천지일보 사옥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은채라는 이름은 저한테 복이에요. 좋은 회사 식구들을 만났고 계속 시나리오도 들어오면서 연기자로서의 삶을 지속하게 됐거든요. 은비는 애착이 가는 이름이고 은채는 매우 고마운 이름이에요(웃음).”
현재 송은채는 본명 주미진에서 주은비로 개명을 준비하고 있다. 힘든 시기면서도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던 20대 강은비에 대한 애정은 그 어떤 경험보다 값졌기 때문이다.
한편 송은채, 백도빈 주연의 영화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