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혜경입니다.
다들 즐거운 한 주를 보내는지요~
제가 근무하는 여의도는 벚꽃이 펴서 너무 이뿌네요~벚꽃만요.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많아서 다소 칙칙하기도 해요 호호
목요일이 되어서야 후기를 쓰는 것이 너무 민망한데 먼 훗날 사진만 보면 하나도 고생 안 한 것으로 기억할 것 같아 씁니다!
1. 산행대상지 : 도봉산, 선인봉
2. 날짜 및 인원, 기상: 2012년 4월 14일, 교육생 10명+유선생님+선배 10명내외, 날씨는 따뜻함
3. 출발 및 집결지 : 암장 8시 출발
4. 등반루트 (소요시간) /난이도(루트 개념도): 루트명은 확실시 않으나 약 1시간반 걸었던 것 같음.
5. 소요장비목록, 계절에 따른 의류 목록: 오리털 입었으나 걷다 보니 더워서 벗었음
6. 식단: 밥+오징어 젓갈+오렌지+막걸리
7. 등반 내용에 대한 기록 및 감상(반성)
4.14 토요일
전날 밤에 동생이 갑자기 일해야 한다고 암벽교실 못나간다고 화를 냈습니다. 저는 착한 언니이니까 “너 안 됐다~”라고 위로를 해주는 척 “강혜미 안 나올 때 폭풍성장 해야지” 다짐했습니다. 저는 정말 착한 언니이니까요.
암장에 도착해서 조혜영양과 간현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역시 저희 둘에게 멀티는 크나큰 트라우마였습니다.
선인봉 가는 차 안에서 뜨거운 감자의 “봄바람 따라간 여인”이 흘러나왔습니다. 봄이네요~.
-도봉산 등산-
선인봉까지 올라가는데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 정말 등산 못합니다.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 통틀어 제일 못합니다. 아! 저만큼 못하는 친구가 있지요….18기 동기 조혜영양.
마음 속의 라이벌은 그 날 촬영하러 따라온 남자분이었습니다. 그 분은 안경 쓰며, 몸무게 꽤나 나가고, 청바지 운동화 차림에 평소 운동 안 했을 것 같은, 평생을 피씨방에서 보냈을 것 같은 청년이었는데…그분도 혜영이나 저보다 빨랐습니다.
걷다가 더워서 웃옷 벗으면 춥고, 목 마르다고 물 울컥울컥 마셔서 나중에 속이 울렁거리고, 참으로 저는 진상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쩌다가 혜영이보다 먼저 올라가면 가서 기다려줬습니다. 저는 착한 친구이니까요.
-오전 운동-
정신차려보니 빌레이 파트너가 박병건씨로 정해져 있었고 저희는 오른쪽 멀티하는 쪽으로 갔습니다. 먼저 선등을 하시는 준식선배님이 추락하는 것을 보고 오늘도 죽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대기하고 있는데 제 주위에는 사진으로만 봐왔던 선배님들이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은온선배를 만났을 때와의 같은 느낌인데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었죠. 특히 결혼 사진을 본 DK선배님. 호호호
-볼트따기-
병건씨가 먼저 올라갔습니다. 일명 볼트를 따야만 올라갈 수 있다고 선배들께서 그러셨습니다. 에이스 병건씨가 완전 힘들어하는 것 보고 또 ‘아 죽었다’ 생각했습니다.
선배들이 먼저 시범 못 보여줬다고 미안해 하시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볼트따기: 퀵도르를 잡고 탄력을 받으면서 발 올리고 어깨를 벽에 갔다 붙인다. 팔 올려서 위에 있는 홀드를 잡기
제 차례가 되어서 올라갔는데 볼트 딸려고 퀵도르를 잡고 발을 올리려는데 쉽지 않았어요. 퀵도르를 잡고 이리저리 해매니까 간현암의 퀵놈이 생각이 나고 괜히 욱했습니다. 밑에서 선배님들이 발 올려! 더 깊게 밟아! 어깨 붙여! 하고 주문을 해주셨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죠~저는 착한 후배이니까요. 와우 볼트 땄습니다! 판타스틱 베이비! 그리고 또 따고 완료. 괜히 뿌듯했습니다. 지시 주신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침니-
유쌤께서 멀티하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대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저는 제 파트너를 버리고 왼쪽으로 갔습니다. 저는 센스 있으니까요.
동기 진송백씨께서 정말 너무 재밌다고 강추해 주셨어요. 밑에서 봐도 공룡 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있어 쉬워 보였지만 막상 올라가니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내원암보다는 좋았습니다.
침니루트로 갔습니다. 오~~~굴뚝의 이름을 가진 침니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몸을 뒤에 있는 벽에 댈 수도 있고 탐험하는 기분이었죠. 괜히 혼자 잘하는 착각에도 빠지게 하는 루트였습니다.
조혜영양과 괜히 이런 벽이면 10번은 오를 수 있다고 농담하다 선생님한테 걸려서 혜영이가 또 올라갔다 왔었죠.
- 점심-
밥 보다는 막걸리가 더 맛있었습니다
-멀티-
이제 드디어 멀티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선생님께서 순서를 정해주시는데 동기들 아무도 선생님과 눈을 안 마주치려고 했었습니다. 저희는 선생님의 용상을 빤히 쳐다보지 않는 착한 학생들이니까요. 지난 주 간현암 때 배웠던 레슨 중 하나는 선생님과 눈 마주치면 먼저 오른다였습니다.
순서: 정환선배-혜경-정모-유쌤-현정언니-혜영-능무선배
정환선배부터 등반 준비하고 계시는데 저는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왔습니다. 돌아오니 순서가 바뀌었고 제가 지난주에 이어 또 유쌤 바로 뒤로 당첨이 되었습니다. 동기들이 위로해주었습니다. 착한 동기들이니까요…하지만 저는 그들의 안도하는 눈빛을 봤습니다.
1피치- 발 쑤셔 넣고 손 쑤셔 넣고 무릎 쑤셔 넣어서 올라갔습니다. Jamming을 배우는 피치인데 고통스러웠습니다.
2피치- 슬랩부분이 너무 심해서 잡을 때가 없었고 퀵놈이라도 있었으면 하고 빌었지만 정작 필요할 때 없는게 퀵놈이죠. 정환선배가 빌레이 봐주셨는데 텐션 빵빵하게 넣어주시고 하나두울셋도 해 주셔서 겨우 올라갔습니다. 정환선배 감사합니다! 제가 또 능무선배 빌레이를 맡았는데 선배님이 뒷분들을 위해 퀵도르 하나 걸어두셨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는 꼭 능무선배 뒤에 등반해야겠다고요.
3피치- 송백씨가 왼쪽길 정환선배가 오른쪽길로 가는 것을 봤습니다. 송백씨가 외쳤습니다 “길없어요!!” 그래도 올라가더라구요. 정환선배는 길이 어려웠는지 달팽이걸음으로 올라가시더라구요. 저는 결심했습니다. 무조건 왼쪽길로 가야겠다고. 역시 오르다가 저도 외치게 되었습니다 “길 없어요!!!” 그나마 위에서 송백씨가 길도 알려주고 텐션도 많이 넣어주셔서 겨우 올라갔네요. 송백씨 감사합니다!
-하산-
등산도 어려웠는데 하산도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조헤영양이 맥주를 쏴서 한잔 마신게 큰 위로가 되었네요. 역시 암장으로 돌아갈 때 차 안에서는 “봄바람 따라간 여인”이 흘러나왔습니다.
-교육-
레슨1) 보우라인 매듭입니다. 급하게 줄을 나무에 걸어야 할 때 유용하게 쓰임. 문제는 잘 풀러진다는 것.
(동영상 보니까 물에 빠져서 누가 줄을 던지면 쓰라네요 ㅋㅋㅋ)
http://youtu.be/0HxiXYebPAw
레슨2) munter hitch 매듭
구글로 찾아보니 Munter Hitch 매듭이라고 부르네요, 하강기가 없을 때 빌레이 볼 때 사용되는 매듭입니다. 회사에서 찾은 동영상이라 무슨 말을 하는 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외국인 아저씨가 이 매듭 하나이면 되는데 왜 사람들이 여러 하강기를 들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핀잔주는 것 같습니다. 좀 얄밉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IRYkca9xEjc
후기
이제 교육 4주차가 되어서인지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전에는 하강기 자일 등을 챙기느라 눈에 보이는 것 없었는데 이제는 옆에 계시는 선배님들이 하는 것이 보이고 조언도 들리구요. 멀티할 때 물 챙기는 센스까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도 체력이 붙었네요 토요일에 볼트따기할 때 선배님들이 힘 좋다고 하시고 일요일에도 외벽 나갔습니다. 오성천선배도 보약 먹냐고 하시며 외벽에서도 체력 좋은 동생보다 더 위로 올라갔구요. 9호선 타는데 사람이 꽉 차 있어도 꿀리지 않고 밀고 들어가 한 아줌마한테 어이고 힘 좋네 얘기도 들었습니다.
회사 사람들이 jamming때문에 상처난 제 손 보고 놀라며 이제 어떤 남자도 안 잡아줄 손이라고 놀리네요 허허허 저는 제 손이 재밌는데 말이죠~ 그럼 토요일에 뵙겟습니다! 뿅!
첫댓글 역시...이번 후기도 100 % 주관적인 레알 후기군요...잼나요..잼나..와우... 강추!!!
착한 언니이고 착한 친구이기도 한 혜경은 착한 제자이기도 합니다. 선생이 하라는 것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걍 하고 말지요.
음성지원 되는 후기를 읽는 재미가 보통 쏠쏠한 게 아닙니다.
후기를 남겨서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건 선배의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답니다.
아직 후기를 한 번도 안 쓴 진송백, 박병건, 김태신(그렇다치고), 진은정, 강혜미 님.....교육생으로서 기록을 남길 기회가 두 번밖에 안 남았습니다.
후기 모니터링 하시는군요.ㅎㅎ 전 이번에 후기 올리면 제 실수를 만천하에 공개해야 하는데...ㅎㅎㅎ 사실 3피치에서 혜경씨 빌레이볼때 카라비너가 오픈 상태여서 땡기는동안 불안해 죽는줄 알았습니다.ㅜㅜ 담부터 잘할게요. 간현 교육 빠져서 그런지 어리버리.정신이.없네요.호오
벌써 자백했네......."제가 혜경이 때렸다는 비밀을 세상에 밝힐 순 없잖아요" 뭐 이런 거...
죄송합니다 여직 못쓰고있네요 이번주교육 후 필히 후기남기겠습니다 졸업등반때도 ㅠㅠ
혜경씨후기젬나게읽었어요 참 잘써~~~~~~
난 혜경이가 넘 좋아 암벽동기로서, 진짜 필름이 돌아가는듯 넘 생생해.. 추천 꾹
참 난 막걸리 구경도 몬했는데.. 쩝
강쌤께서 친히 호명까지하셨는데 후기 안 쓸 제자 없겠지요~
아 기대된다~~^^
진짜 후기 넘 잘 읽었어~
글구 혜경씨 힘 쎄진거 완전 인정!! ㅋ
근데 막걸리는 뭔얘긴가요?
제가 조금 가져갔어요. 위에 매달려 있을 때 다 먹었어요~^^
ㅋㅋ 혜경씨 자연암벽 체질이야~~
전 이번에 쓰려고 했는데 컨디션 엉망이라 온 몸이 염증 덩어리가 된 후 아파서 못가서 ㅋㅋㅋ 근데..내일도 비가 온다는 소식이..이번주 저 스케줄 다 미루고 컨디션 원복 시키려고 막 자고 무지 애썼는데!!!! 2주 연속 쉬게(?) 되는 건 아니겠쬬????
착하디 착한 친구야~ 나 기다려준게야?? +_+ 난 널 밑에서 기다렸었다 친구~! ㅎㅎㅎ 뽠따스띡 베베~ ^.^b 혜경 기억력 쫭인데?? 읽으면서 마구 그 현장에 돌아간 듯 했오! 떙스~
ㅋ 착한 언니, 착한 친구, 착한 학생, 착한 후배, 착한 동기... 혜경씨 참 재미있네요~^^
후기 잼나게 잘 봤어용~~ ㅎㅎ
혜영씨랑 친구면... 82년생인가요?? 담주에 졸업등반하고, 82년생 모임 만들어야 겠써욧!!^^
멍멍이띠 화링~~!!ㅋㅋ
푸하하하 정환선배 82?!!! 개띠모림 만들어욤!!! 오늘 외벽 텐션빌레이 와안전 감사!!!
나 빼놓지 않기~~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