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에 어디에서 일했는가?>
어떠한 형태로건 인터넷 판매자는 과거에 무엇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사무직
출신이거나 생산직 출신, 아니면 개발직 출신(엔지니어)일 수도 있다. 이 중에서
개발직은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쪽과 기술을 개발하는 쪽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 사무직 출신
사무직 출신은 관리 위주의 경영 방식을 가지며 아이템을 찾을 때 트렌드를 쫓아가는
경향이 강하다. 눈으로 확인을 하고자 하는 습성이 적은 대신 단가를 줄이고 곧 경쟁력
이 되는 아이템의 장점을 놓치지 않는다. 그런데 3D 직종을 기피하는 성향이 있어 물류
배송까지 책임져야 하는 1인 쇼핑몰 운영일 경우 다소 힘겨워한다. 근무 연한이 많을수
록 피동적인 성향이 강하며 미래 지향적인 사업보다는 현실 직시형 사업, 이미 성공한
사업을 쫓아가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사무직 출신의 의류쇼핑몰 운영자들을 보면 같은 니트라고 하더라도 소재에 따라 다르고
면 종류에 따라 다른 아이템의 속성을 간과한 채 니트가 잘 나간다고 하면 니트라는
아이템을 먼저 사입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고객이 니트 중에서도 고급
면 종류만 원할 때, 폴리나 아크릴 니트를 잔뜩 매입했을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같은 사무직이라도 인사, 재무, 총무 같이 내근을 주로 하는 관리직과 외근이 잦은 영업
직은 차이를 보인다. 관리직들은 주어진 업무를 지시 일변도로 해왔기 때문에 타성에
많이 젖어 있어 창조성이 부족하다. 반면 영업직들은 선택과 대화의 폭이 많았던 경험
때문인지 관리직보다 한결 부드러운 기술과 응대로 아이템 공급자를 공략한다.
• 생산직 출신
생산직이라 함은 생산 공정시 특정 기능을 발휘하여 일체의 제품생산에 기여하는 자로
생산 현장에 오랫동안 있었던 이들을 말한다. 여기서 생산현장에서 생산자들에게 업무
지시를 내렸던 생산기획이나 생산사업자들은 특수 사무직으로 분류 해야지 생산직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
생산직 출신은 오픈마켓보다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는 게 좋다. 생산직 출신은 자신이
제품의 원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에 비해 승산이 있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그러
나 막상 인터넷 판매에 뛰어들어보면 제품의 단가가 자기보다 훨씬 낮은 가격대에 형성
되어 당황하고 맥을 못추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국의 유통시장이 재래유통이어서 생산직
출신자들도 모르는 생산단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이라 해도 어디에서는 완제품만 생산하고 어느 지역에서는 반제품을
생산하며 또 어느 곳에서는 원재료만 생산한다. 제품의 완성도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생산 처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진다. 만약 한벌의 양복이 시장에 나온다고 했을 경우 하의
인 바지는 인천·부안·부천에서, 상의인 자켓은 독산동(구로공단)에서 만들어져 도매시
장에서 한벌의 양복으로 통합된다. 현재 매장에 나와있는 남자양복 가운데 상의와 하의가
한곳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출시되는 것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의류시장의 OEM(위탁주문) 수주 70%가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그 생산처를
옮겼다.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생산직
출신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매장으로 눈을 돌렸고, 상당수가 인터넷 의류쇼핑몰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봤다. “내가 니트를 20년 이상 생산했는데, 나보다 니트를 잘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는 자만심으로 인터넷 시장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생산직 출신의 경우 아집이 센 사람들이 많다. 고객의 눈높이보다 자신의
안목을 지나치게 신뢰하여(물론 전문가이므로 안목이 높은 건 사실이다) 내가 좋으면
다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가 보기에 좋다고 고객까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은 의류제품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결코 바라보지 않는다. 물론 제품의 질이야
따져보겠지만 전문가처럼 이게 무슨 원단이며 어떤 가공처리를 거쳐 어느 디자이너의
어떤 재단사 손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분석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산직 출신의 쇼핑몰
운영자라면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을 고객의 그것과 같도록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 시장의 흐름을 배우면서 서서히 전문 쇼핑몰로 옮겨가는게
좋다. 온라인 시장을 볼 때는 특히 계절별, 월별 상품주기를 되돌아보고 기존업자와
공동으로 6개월 내지 1년은 함께 일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생리, 온라인 시장의 유통을
새로이 이해하는 작업을 하는 게 좋다.
• 개발직 출신
개발자라 함은 제품을 디자인하여 1차 생산자로 하여금 일정 수량을 생산토록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 등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고객의
요구를 읽는데 뛰어난 반면, 변화를 두려워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 있어 고객보다
앞서가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아이디어 제공자 출신의 경우 이미 트렌드를 다 읽고
고객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판매성숙기를 스스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봄이 오기 전에 여름옷을 내고, 여름옷이 미처 다 나가기도 전에 가을옷을
미리 내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동대문은 한달이나 한달보름 정도 앞서서 계절상품을
출시하는데, 이들과 함께 아이템 사입시기를 맞췄다가 악성재고만 잔뜩 안는 경우가 많다.
쇼핑몰 운영자는 반드시 인터넷 고객의 트렌드에 맞춰서 스피드를 내야지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고, 혹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잘 나간다고 거기에 사입시기를 맞추면 안 된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자신의 아이템이 유통되는 오프라인의 흐름에 따라
무심코 사업을 전개하다가 본의 아니게 오프라인 시장의 유통과정을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똑같은 아이템이라도 온라인은 그때그때의 현실에 따라 고객이
바로 반응하므로 그것을 좇아가야지 오프라인을 따라 너무 빨리 가다보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사입하게 되고 제대로 판매가 안될 경우 재고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들은 유통의 흐름과 고객의 니즈를 항상 유의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의류 트렌드는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고객이 현재 어느 시점에 있는지, 무엇
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개발직은 늘 기존의 아이템보다 먼저 개발한 경험이 있어 이
속도를 잘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 일과 중 고객을 들여다보는 습관부터
갖는 게 좋다. 기존의 인터넷 시장을 보며 참고할 것을 찾고 거기에 맞추다 보면 트렌드
보다 빨리 가고자 할 때 좋은 브레이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쇼핑몰 경험이 많고 시행착오를 통하여 얻게 된 확실한 데이터가 있다면
보다 공격적인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다. 패션의 흐름을 보면 일본에서 유행한 제품의
경우 한달 후면 거의 대부분 한국에 상륙한다. 만약 일본에서 지금 막 헬로키티 티가
유행한다면 미리 헬로키티 티를 낮은 단가로 매입해 놨다가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얻은 후
온라인으로 막 상륙할 때 풀어놓으면 늦게 사입을 한 경쟁자에 비해 훨씬 높은 마진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생산직이었다고 꼭 생산직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직
이면서도 사무직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있고 사무직이면서도 생산직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어느 쪽에 가까운가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단순히 과거에 내가 무슨 일에 종사했다는 경력만으로 나를 분석하지 말고
책이나 기타 다른 프로그램(동호회나 카페) 등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를 총체적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창업 컨설팅 현장에서 선호하는 색깔을 통해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방법을 자주
활용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자기가 어떤 성격 유형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미국
에서 심리학을 전공, 심리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 아나 야스오가 자신의 저서인『커뮤
니케이션 플러스 50』에서 세부적으로 밝히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색깔성격론에 대해서
의구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필자가 다년간에 걸쳐 창업 컨설팅 현장에서 적용해본 결과로
는 상당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에 이 자리에 간략히 소개해보기로 한다.
초록 : 계산이 빠르고 눈으로 봐야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눈으로 매출의 추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돈을 직접 만질 수 있는 아이템에 적합하다. 보험이나 로또,
상품권 같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 관련 직종에 종사하거나 구매결정이나
판매수량이 확인 가능한 오픈마켓에 어울린다. 초록색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좋아했던
색으로 카리스마가 강해 오너가 되어 직접 사업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이지만 지나치게
자기고집이 강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이나 공급처 혹은
생산처와 갈등이 생길 경우 지나치게 내 고집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주고 나서 조율에 임하면 거래선이 끊어지는 어려움을 방지할 수 있다.
빨강 : 유행에 민감하고 대단히 감각적인 센스를 갖고 있어 자신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면 좋다. 예를 들어 비즈공예나 액세서리, 손뜨게, 커튼침구, DIY
가구처럼 자신만의 창조적인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 어울린다. 빨강색은 다소
기분파라서 제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 반면 사업에 대한 욕심이 적어 쇼핑몰을 운영할 때
반드시 목표의식을 갖고 분기별 매출액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 좋다. 사업을 재미와 경험
으로만 생각하면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오지 않을 수 있다.
파랑 : 파랑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직하고 성실하다. 이런 사람은 맺고 끊음이 분명
하여 흥정이나 에누리보다 정당한 제품, 정당한 가격이라는 자기만의 원칙이 강해 스스로
정해놓은 규칙이나 원칙을 어기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사업이란 늘 변수가 있는 법.
특히 필요에 따라 상대방에서 융통성을 요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험이 쌓일 때까지
비즈니스 관계에서 만나는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기 원칙이 강한 사람은 브랜드 상품을 취급하면 좋다. 일은 적게 하더라도 마진이
높고, 투자한 금액 대비 이익이 남으면 또다시 그 사업에 재투자하는 우직함이 있어
대박을 치지 않더라도 꾸준히 성장하여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다. 신용으로 거래하는
만큼 생산처와 공급자와의 관계만 잘 형성한다면 쇼핑몰 운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성격이다.
노랑 : 봉사정신이 있어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 노랑색을 특히 많이 좋아한다. 고객과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더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늘 고객 편에서 이해하기 때문에
진상고객이 오히려 단골이 되는 예가 많다. 이런 사람은 마진은 적지만 대신 단가가 낮아
많이 팔리는 박리다매형 아이템으로 수익을 올리면 좋다. 물건을 판매할 때 매출이라는
생각보다 고객을 만족시켰다는 기쁨에 더 큰 가치와 점수를 주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고객이 홍보대사가 되어 매출을 올려주는 예가 많다.
하지만 노랑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날카로운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특히 공급자와
생산자, 사입처 등의 사람과 상대할 때 계약 당시에는 불만이 있더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내 성격이 우유부단하다고 느껴지면 사업의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순간순간 당면하는 현안들을
처리하고 의사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업은 본인의 선택의 결과에 따라
승패가 좌우됨으로 싫고 좋고를 분명히 표현하여 상대가 우유부단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을 할 때 때로는 ‘No’라고 거절할 줄 아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MBTI나 에니어그램처럼 나의 기질과 성향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좋다. 이러
한 프로그램은 내가 이해하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 그리고 나도 타인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분석해주기도 한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 MBTI는 융(C.G.Jung)의 심리 유형론을 근거로
하여 브릭스(Katharine Cook Briggs)와 마이어(Isabel Briggs Myers)가 보다 쉽고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자기보고식 성격유형지표다. 개인이 쉽게
응답할 수 있는 자기보고(self report) 문항을 통해 인식하고 판단할 때의 각자 선호하는
경향을 찾고, 이러한 선호경향들이 하나하나 또는 여러 개가 합쳐져서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심리검사다.
에니어그램(Enneagram): 에네아(Ennea: 아홉) + 그라마(Gramma; 그림, 점)의 합성어로
인간에게는 아홉가지 내면이 있는데, 이는 기질같이 타고난 에너지로 개인이 처한 고유한
환경에 영향을 받아 현실의 성격으로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많은 사람들이 ‘에니어그램’
을 통해 숨겨진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며 더 나아가 개개인
의 내면적 소질 및 기질에 따른 직업선택, 업무배치 등 다방면에서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