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천9백만년전, 쥐라기 후기. 몸집이 작은 초식공룡, 목긴 용각류들과 알로사우루스같은 대형 육식 공룡들이 땅을 지배하고 있을 때, 바다에는 화려한 해양파충류무리인 '해룡'들이 황금기를 맞이한다. 대륙들은 분열하고 수중화산활동으로 지각변동이 심화되어 유럽이 바다에 잠기면서 바다는 넓어진다.
삼첩기 후기까지만 해도 해룡들은 몸집이 작은 도마뱀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쥐라기 후기에 접어들면서 해룡들은 몸집이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해룡은 크게 '어룡'과 '수장룡', 두가지로 나뉜다. 어룡은 입이 길고 납작하고 목이 없어 머리 부분과 몸통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수장룡은 목긴 공룡처럼 긴 목과 짧은 꼬리를 갖고 있다.
납작한 이빨로 연체 동물의 껍질을 부수어 잡아먹고 사는 어룡과 아래턱이 짧은 대신 위턱이 길고 날카로운 구조를 가지고 있는 어룡도 있었다.
바다 생물은 얕은 바다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 파충류가 중생대의 얕은 바다에서 진화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물고기는 대부분 빠르게 헤엄 치기 때문에 바다 생활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파충류들은 물고기와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다. 포유류인 돌고래가 물고기 같은 유선형의 몸을 가지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수장룡은 비교적 짧은 꼬리와 목, 그리고 발달한 지느러미 발을 가지고 있었다. 플레시오사우루스는 전형적인 수장룡인데, 목이 긴 것과 짧은 것의 2가지 종류가 있었다. 대표적인 어룡은 이크티오사우루스이다. 이들은 머리 부분이 길고 눈이 컸으며, 몸은 부드러운 유선형이었다. 남아있는 화석을 통해 이들이 오징어나 낙지 등의 두족류를 먹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체내에 새끼 비슷한 것을 가진 화석도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난생이 아니라 태생 또는 난태생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바다에 살던 악어를 제외하고 해양 파충류는 공룡에서 나타나는 골반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게다가 해양 파충류의 발은 흔히 물갈퀴로 변화했다. 또 이들의 머리뼈에는 눈 뒤의 위쪽에 한쌍의 구멍이 발달해 있다. 이는 두쌍의 구멍이 발달한 공룡과는 다른 형태다. 해양 파충류가 공룡이 아닌 이유들이다.
**공룡 파일**
클립토클라이두스(Cryptoclidus)
<수장룡> 육식동물
몸길이-8m 몸무게-8톤
머리가 몸에 비해 아주 작고 짧다. 앞발이 뒷발에 비해 조금 더 크다. 44개의 목 척추 뼈를 가지고 있다. 유럽(영국, 프랑스)에서 발견되었다.
유스럽토스폰딜루스(Eustreptospondylus)
<공룡> 육식동물
몸길이-5m 몸무게-500kg
아주 오래된 원시적인 육식공룡의 하나로 주로 단독 생활을 한다. 바닷가에서 사는 이 공룡은 알로사우루스의 먼 친척으로 주로 해변에 있는 죽은 해룡의 시체나 익룡을 잡아먹었다.
리오플레우로돈(Liopleurodon)
<수장룡> 육식동물
몸길이-25m 몸무게-150톤
이크티오사우루스나 플레시오사우루스, 거북이, 큰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았다. 약 20㎝ 정도 크기의 이빨들이 나 있다. 지금까지 살았던 파충류중에서 가장 덩치가 크다. 호흡을 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 왔다.
옵탈모사우루스(Ophthalmosaurus)
<어룡> 육식동물
몸길이-5m 키-1m 몸무게-3톤
척추 동물들 중 가장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다.(눈 구멍 주위에 뼈로 된 고리가 있어서 수압에도 견딜 수가 있었다) 큰 눈과 수압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 덕택에 심해의 어두운 곳에서도 사냥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의 이빨이 없는 턱은 물고기나 오징어를 잡기에 좋도록 발달했다. 유럽(영국, 프랑스), 북아메리카(미국, 캐나다), 남아메리카(아르헨티나) 등지에서 발견되었다.
람포링쿠스(Rhamphorhynchus)
<익룡> 육식동물
날개 길이-2m 몸길이-1m 몸무게-20kg
해변에서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았으리라 추측된다. 가느다란 머리뼈와 앞으로 튀어나온 이빨이 특징이다. 유럽(독일), 아프리카(탄자니아) 등지에서 발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