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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복사하기 해서 붙이기 하시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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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내게 가르쳐준 것 - 삶과 죽음에 관하여
삶을 알게 되면서부터 죽음을 알게 되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지만 차원이 다른 완전한 별개이기도 하다. 전혀 아무렇지 않게 삶으로부터 죽음이 떨어져 나오고 죽음에 의해 삶은 태어나지만 그 둘의 연결고리는 없어 보인다.
그 둘 사이엔 희소한 삶의 희망이 모두 죽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하나 정도의 가는 끈이 있을 뿐이다.
1
“너는 뭐하고 놀래? 음,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 응? 카트라이더 할까?”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애들이 먼저 말 걸지는 않거든요. 그냥 사촌동생 대하듯이 편하게 하면 돼요.’
붙임성 없는 나지만, 어떤 직업의식에서랄까. 참을성 있게 아이들을 대한 결과, 며칠 만에 대부분의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종종 너 댓살 아이들의 단순성과 순수성에 매료되곤 한다.
그런데 벌써 몇 분 동안 이름은 무엇인지, 나이는 몇 살인지 계속 물어보았지만, 여자아이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모자와 마스크사이로 내놓은 그 천진한 눈으로 나를 뚫어져라 응시하기만 하지 좀체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시선은 내가 아닌 내 뒤의 어떤 점을 응시하는 것만 같았다.
벙어리인가?
아이와 나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 흐르고, 겨드랑이에 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할 즈음에 나는 결국 아이에게 말 걸기를 단념하고 말았다.
“왜 말을 안하지……, 하기 싫음 관두라구.”
그 아이에게 몸을 돌려 여섯 살배기 미주가 그리는 그림에 참견을 하려는데, 그때까지도 나를 응시하던 아이가 입을 열었다.
“먼저.”
외모와는 다르게 약간은 가라앉은, 어두운 느낌을 주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나는 하마터면 “네?”하고 대답할 뻔 했다.
“남의 이름을 물어 볼 땐 자기 이름부터 밝혀야 하잖아요?”
또박또박 끊어 말을 하고 그 아이는 ‘흠흠’ 헛기침을 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멍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래, 내가 실례했구나. 내 이름은 김지섭이야. 열 일곱 살이고.”
“제 이름은 영은이에요. 이영은. 뭐, 그림이나 종이접기는 됐고, 주세요. 그거.”
“뭘? 이 책?”
한가로울 때 읽으려고 가져온 댄 브라운의 추리 소설.
“애들처럼 생떼를 부려서 뺏어가거나 하지는 않을게요. 흠흠, 그러니까, 내일까지만 빌려주세요.”
말할 때마다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는 것이 습관인가하고 생각해 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지 한다. 워낙 다양한 인간이 사는 별이니까.
“어, 그래. 여기…….”
이곳은 커다란 대학병원, 그중에서도 소아병동의 어린이 병원학교이다. 학교 보충 수업이 끝나면 바로 가서 세 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뭐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어 내신에 이득이 있기도 하지만, 유익한 경험에 대한 기대 또한 내가 자원해서 이 일을 하는 이유이다. 주로 하는 일은 환자나 그 가족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 동화책을 대출해 주는 것 등 난해한 것은 없었지만,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었다. 물론 같이 봉사활동 하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여대생이 한명 있고, 일을 총괄하시는 선생님이 계셔 자주 도와주었지만 특히나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단 친해지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다. 이곳에 자주 오는 아이들은 주로 장기 투병하는 아이들이라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는다. 자기 주변에 벽을 쌓아놓고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었다.
사흘 정도 얼굴을 보이고, 아는 체하고 친한 체 하며 벽을 조금 허물긴 했지만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사고를 치기도 하고, 저희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또 여러 다른 이유로 보채는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다 보면 금세 파김치가 된다. 또 수십 년만의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낡은 에어컨에서는 더운 바람만 푹푹 뿜어져 나와 일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 보면 땀에 전 내가 날 정도였다.
다섯 시 반, 일과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다가 영은이에 대해서 같이 있던 대학생에게 물어보았다.
“걔? 딴 건 모르겄고 아마 열다섯 살일 기다. 근디 와? 관심있나보제?”
“음 그게……. 그런 거 아녜요. 어쨌든 고마워요. 저 가볼게요.”
“그려, 잘 가 김 군.”
돌아오는 버스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보다가, 문득 내 모습을 본 것 같았다. 통이 좁은 진에 스니커즈를 신은 뒷모습.
기시감 따위. 죽음과, 삶의 기로에 서있다고, 생각했다. 죽음을 보고 싶어서, 난 매일 병원에 나가는 걸까?
참 이상한 사람. 허나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워낙 다양한 인간이 사는 별이니까.
2
그날 이후 며칠 동안 보충수업 문제로 갈 수가 없었다. 여대생 혼자서 고생할 것 같아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주가 되어서야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가니 벌써 정이 들었는지, 빡빡머리 미주, 카트라이더 잘하는 재형이, 동화책 많이 읽는 준영이, 그리고 몇몇 아이들이 반갑게 맞았다. 제일 살갑게 구는 미주의 까슬까슬한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주자 재미있다는 듯 까르르 웃었다.
“지섭 오빠. 어디 갔다 왔어? “
“응. 미주처럼 단 거 대따 많이 먹었더니, 배탈 나서 주사 꿍 맞았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말투.
“정말? 아팠겠다. 미주도 대따 아픈 주사 맞아. 주사 무서워.”
아차 싶었다.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골수 주사를 미주는 정기적으로 맞는 것이었다.
“미주는 잘 지냈어?”
“응. 그림도 그리고, 동화책 한 개, 두 개, 세 개, 네 개, 다섯 개! 다섯 개나 읽었어.”
미주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손가락 다섯 개를 활짝 펼쳐보였다.
“기특하네, 미주?”
칭찬받는 맛에 신나는 미주는 나 없는 사이에 병원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을 모두 얘기했다. 지루하지만, 아이들이 원래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과장되다 싶을 정도로 맞장구를 쳐주었다. 대학생이 나를 보더니 ‘큭’하고 웃었다.
“그 언니가 계속 기다리던데?”
나는 그냥 머쓱하게 웃어넘기고 말았다.
“김 군아, 느 밥 안묵었지? 먹고 온나.”
마침 영어 시간이 되어 할 일이 없어졌다. 영어는 외부 강사가 학교 커리큘럼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는 병원 학교 아이들에게 매주 1번씩 가르치는 것이었다.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나는 도넛 두 개와 병에 들어있는 차가운 커피를 사서 밖으로 나갔다. 7월의 날씨는 무더웠고 매미울음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병원 뜰에 있는 분수대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나는 밀집된 곳과 조금 떨어진 나무그늘아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분수에 빛이 반사되어 은빛으로 일렁거리는 것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분수 반대편에 붐비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벤치에 또 다른 내가 앉아 있었다.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 사이엔 은색의 철책이 가로놓여 있다. 나와 나는 나를 조용히 응시했다.
어느 쪽이 현실일까? 일상의 크고 작은 트러블과 그것에 놓인 내모습의 경계가 불투명해지고, 결국은 그것을 느끼기도 전에 시간이 앞서가는 것이었다. 내 삶이 내 삶이 아닌 것이다. 내 쪽이 허구인 것에 올인 해본다. 맞은편에서 ‘콜!’하고 외친다.
가치 있고 형이상학적으로 생각할 심적 여유가 내겐 전혀 없다. 살아가는, 아니 살아내는 일은 시간을 따라잡기에도 버거운 것이었다.
분수대 주변을 누군가 배회한다 싶더니, 어느새 내 곁에 와 조용히 앉는다. 그게 며칠 전 내가 책을 빌려 주었던 영은이라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흠흠’ 하는 소리가 나를 현실로 불러내었다.
“기다렸다구요, 오랫동안.”
내가 “왜?”하는 표정을 짓자, 그녀는 조금 너덜너덜해진 댄 브라운의 추리 소설 책을 보여 주었다.
“내일 준 댔는데, 왜 안 왔어요? 덕분에 줄거리를 달달 외울 정도로 많이 읽었어요. 이 자리에서.”
“미안.”
“할 말이 그것 밖에 없어요?”
그녀는 짜증난다는 표정을 하고 마스크를 벗고 모자를 벗어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나보다 조금 긴 수준인 쇼트 컷을 하고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어린아이들 틈에 마스크까지 하고 있어서 어린아이로 보였는데, 이제 보니 또래아이들과 비슷한 키에 비슷한 체형이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그 훨씬 이상이었다.
“담당 의사나, 엄마가 보면 난리 나겠지만, 숨은 쉬어야죠.”
그녀는 마스크를 벗어서 자기 옆에 가지런히 놓고 환자복 상의의 단추를 한 개 푼다. 꼭 의도한건 아니지만 내 시선이 하얗다 못해 서늘한 그녀의 살결에 닿았다.
나는 괜히 멋쩍어져서 눈을 딴 곳에 돌리며 말했다.
“밥은?”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젓는다. 말없이 시나몬 베이글을 건넸다.
“아, 잘 먹을게요.”
예의 헛기침 소리에 ‘난리 나겠지만.’이라고 조용히 덧붙였다.
영은은 사양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두 입정도 먹는 시늉만 하고 가벼운 구토기가 이는지 그것을 한없이 노려보고만 있었다.
“못 먹겠으면 버려. 환자는 멸균식을 먹어야지.”
“이상한 사람, 권하지를 말던가.”
그녀는 미간을 살풋 찡그리더니 시나몬 베이글을 바로 옆의 땅에 버렸다. 그리고는 내가 마시던 스타벅스 병 커피를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마셨다.
‘워낙 다양한 인간이 사는 별이니까’라고 말했다간 아예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것 같았다. 그녀와 내가 지난주에 처음 만났을 때의 침묵이 다시 찾아와 아는 체를 한다. 가벼운 인사를 하고 그것은 우리 사이의 공간에 얌전히 내려앉는다. 나는 다시 은 장막 너머의 세계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어느새 도넛 주위에 모여든 개미를 열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개미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영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시험을 볼 때마다 늘 1등을 했어요. 어른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죠.”
그녀는 잠시 간격을 두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구요, 책도 많이 읽었어요.”
한 개, 두 개, 세 개, 네 개, 다섯 개! 미주의 다섯 손가락.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녜요. 정말이지…….”
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고 눈이 마주치자 영은은 얼굴을 붉히며 말끝을 흐렸다.
“그냥 그렇다구요. 흠흠.”
그녀가 돌아가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책을 아무렇게나 펼쳐 보았다. 아무 의미도 없는 글씨의 조합과 배열을 눈에 무작정 넣고 있었다. 그 페이지에선 로버트 랭던이 헬기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있었지만, 내게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정말이지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3
요즘 며칠 째 빡빡머리 미주가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 미주는 퇴원했어요?”
“그런 셈이죠. 지난주에 갑자기 열이 심해지더니 결국 그날 밤을 넘기지 못했어요. 면역체계가 약화되어서 그랬을 거예요.”
선생님이 너무 담담하게 말해서, 나는 미주가 죽은 사실을 현실로서 인식하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멍청한 표정을 지어버렸다.
“슬프지…… 않으신가 보죠?”
“아는 바와 같이 여긴 소아 병동입니다. 나는 아이들이 내게 오고 떠나가고 하는 것을 많이 봐왔어요. 처음엔 슬펐지만, 이제 조금은 담담해 지네요.”
여섯 살짜리 미주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죽었을 것이다.
담담한 선생님을 딱히 원망하진 않는다. 어차피 나와는 먼 일인데다가, 오랫동안 그 일을 하면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다.
4
죽는다는 것. 소멸. 삭제…….
‘죽는다.’의 의미가 무엇일까? 단순히 육체가 썩어 없어지는 것일까?
돌아가신 큰아버지는 임종 직전에 미주의 나이였던 내게 ‘미안하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미주의 나이였던 까닭에 나 또한 죽음이 무엇인지, 왜 미안하다고 하셨는지 잘 몰랐다―지금도 잘 모르지만―. 그저 단순하고 막연한 두려움이었고, 아프면 죽는 것, 그 뿐이었다. 가시적인 범위 이외에는 짐작할 수조차 없는 것이었다. 사후의 세계라든지, 당사자의 느낌이라든지, 그 이면은 파악할 수 없었다.
오후의 벤치에 앉아서 나는 지나가는 개미를 무심코 밟아본다.
어떤 느낌이니?
조금 우스운 이야기지만 밟혀서 터진 싸늘한 개미에게 대답이 있을 리가 없다. 아! 죽는 건 우스운 것?
죽는다는 건 도대체…….
“많이 울어요, 그 여자.”
영은이였다.
“화장실에서 매일 같이 울어요.”
그녀는 예의 헛기침을 하며, 내 쪽의 병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고 멍한 표정의 나를 바라본다.
“속은 약한 여자니까요.”
“백혈병은 서서히 진행되는 거 아냐?”
내 목소리의 끝이 세 개로 갈라진다.
“보통 아이들 보다 활달했어, 걔가 환자인지 가끔 까먹을 정도로.”
“백혈병이 그래요. 병 그 자체보다 면역체계를 헝클어 버린다는 게 가장 무서운 거죠. 갑자기 열이 올라서 죽은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그녀는 ‘흠흠’ 하더니 내게 손수건을 건넨다.
“닦아요.”
“뭘?”
“울잖아요, 지금. 왜 그런 눈으로 봐요? 땀 닦은 거 아니니까, 닦아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흘려야 했던 눈물이 이제 와서야 나오는 것이었다. 가슴 속에서 뜨뜻미지근한 것이 자꾸 눈물을 만들었다.
천진난만하게 동화책을 손가락으로 꼽던 미주. 빡빡머리 미주. 백혈병에 걸렸던 미주. 골수주사도 잘 참아내던 미주. 화장실 갈 때에도 내 손을 꼭 잡고 갔던 미주. 나중에 크면 지섭 오빠랑 결혼할 거라던 여섯 살 미주. 그림을 잘 그리던 미주. 미주, 미주, 미주…….
그 짧은 기간 동안 속정이 단단히도 들었나보다. 내 눈에 눈물이 이렇게 많이 있었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주위사람들이 쳐다보기는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쯤 울고 났을 땐 창피하다기 보단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죽는 건 슬픈 거다, 슬퍼서 운거니까.
“남자가, 약하긴. 참.”
영은이가 웃는 모습을 처음 본 것 같았다. 입 꼬리만 살짝 올리는 그녀의 웃음. 참으로 우습지만 봄을 기다려온 꽃망울이 터지는 듯하다고, 생각했다.
“죽는다는 게 뭔 것 같아?”
그녀는 마치 내 입에서 그런 질문이 나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대답했다.
“아마도 잊혀져가는 과정이겠죠?”
“주위사람들에게?”
“응, 천천히 잊혀 기억 가장 밑에 가라앉는 거예요.”
그녀는 매끄러운 손을 뻗어서 한낮의 태양을 가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해를 볼 수도 없고, 달의 뒤편처럼 아예 사라지는 거예요. 생각해봐요, 구름도, 나무도 나를 기억조차 못하게 되요. 마치 심해저에서 엎드려뻗쳐 하고 있는 기분일걸요.”
“심해저에서는 엎드려뻗쳐 하기도 전에 압력 때문에 짜부러지겠다.”
“말이 그렇다는 거죠, 흠흠.”
“어쨌든 슬픈 거다?”
“아뇨, 때에 따라선 아름다울 수도 있는 거죠. 전자와 반대의 상황이라면.”
“기억되는 것?”
“네, 누군가 한사람만이라도 나를 기억해준다면 죽는 것도 아름다울 것 같아요. 결국 세상은 나 자신만이 나 자신을 인식하며 나 혼자의 판단으로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머리 스타일을 어떻게 할지, 신발을 아디다스로 산다던지, 명품가방을 사고 싶다든지 하는 욕구들은 모두 타인을 의식함에서 비롯되는 거 알죠?”
매미소리가 잠시 멈추자 주위가 삽시간에 고요해진다. 내가 그녀의 말에 동조를 하자, 영은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무인도에 산다면 그런 거 따위, 생각도 안하겠죠.”
그녀가 피식 웃었고, 나도 따라 웃었다.
“결국은 기억이에요.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 그렇게 따지고 보면 타이타닉의 잭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은 셈이죠.”
“음, 로즈 드윗에게 기억되는 거니까. 하지만 달리 말하면.”
“그렇죠, 존재감 없이 사느니 죽는 게 낫다구요.”
“그건 그래.”
“그래서 난 최대한 존재감 주는 인간으로 살았어요. 성적도 수위였고, 얼굴도 밉지 않은데다가, 착하기까지 해서 친구들도 어른들도 모두 예뻐해 줬어요. 그런데 몇 년 아프면서, 그렇게 붙어 다니던 친구들도, 만나기만 하면 용돈을 주곤 하셨던 친척들도, 모두 멀어졌어요.”
“어디가 아픈 건데?”
그녀는 내 얘기에 대답하는 대신에 헛기침을 한번 더했다.
“그래서, 두려워요. 내가 혹시라도 아파서 죽으면, 그 죽음이 아름답지 못할까봐.”
그녀의 입술이 떨리고, 얼굴이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 눈동자의 초점도 제멋대로였다. 그녀는 다시 손을 들어 태양을 가렸다.
“이 햇빛도 날 기억 못할까봐, 두려워요.”
그대로 두면 최소한 울어버리거나 나쁘면 패닉이다. 조심스럽게 태양을 가린 그 손을 살며시 잡았다. 조금은 놀라는 듯 했지만 별 저항 없이 그녀의 손이 내려왔다. 조그맣고, 차갑고, 매끄러운 손이었다. 그 속에 있는 실핏줄과 하얀 뼈를 생각해 본다. 신경계의 어떠한 교감에 의해서 살아있음을 의식하고, 분열하며 소멸하는 세포들과, 또 무수한, 미세한 신경다발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미주의 하얗고 작은 머리뼈. 죽음이란 것은 그런 것들의 완벽한 소멸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의식은……?
나는 희디흰 손을 그녀의 무릎위에 얹고 검지로 두 번 ‘톡톡’하고 두들겼다. 무의식적으로 나와 버린 행동인데, 헤어진 여자친구의 습관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괜히 슬퍼졌다.
그녀는 많이 진정된 것처럼 보였다.
“좋네요, 그거.”
헛기침을 하고는 아까보단 더 밝게 웃었다.
“톡톡, 한 거요, 방금.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래? 내가 니 영혼을 지대로 토닥였나보다. 그치?”
“무슨 말을…….”
내가 장난스럽게 받자, 그녀는 이번엔 소리 내어 웃는다. 웃음소리가 하얀 손만큼이나 명징하다고 생각했다. 헛기침을 하고 그녀가 못 보일 것을 보였다는 듯이 평소의 새치름한 표정으로 돌아오며 손을 빼냈다.
“다음부터 이러면 안돼요. 나도 면역력 약하다구요. 흠흠”
그러나 얼굴은 귀 끝까지 빨개진 상태였고, 결국엔 ‘쿡!’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 들어가야겠어요, 벌써 회진시간이네.”
“응, 내일봐.”
“내일보긴……, 됐네요!”
미주가 죽어서 더운 나라에 가지 않았으면 좋을 텐데…….
5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었다. 나의 생활은 오전엔 보충 수업, 오후엔 봉사활동, 저녁엔 토익 수업, 이렇게 세 가지로 정형화 되어 있었다. 따로 누군가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죽는다는 기분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다. 가끔 영은이를 만나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고, 별 괴상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빅뱅이냐, 창조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사후 세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았다.
그녀는 나이에 비해 아는 것도 많았고, 독특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서, 나는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말이 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엉뚱한 이야기들이 결국에는 이치와 근접하게 되는 것에 놀라는 일이 종종 있었다.
여느 때처럼 나는 그녀 손의 차가움을 만끽하면서, 이야기를 경청했다.
“흠흠, 멈추지 않는 회전목마를 타는 기분이라구요, 그건.”
“심해저에서 엎드려뻗쳐는?”
“그건 일반론이구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느꼈어요.”
“개인적으로?”
“네, 거의 목성만한 둘레의 회전목마를 위 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돌았어요.”
“죽음을 경험해 봤어?”
“응, 깨어나 보니 그다지 별 것은 아니었어요. 이주일 정도 혼수상태였대요. 조금 머리가 멍하고 몸이 멋대로 움직이지 않을 뿐이었는데. 부모님은 호들갑스럽게 괜찮은지를 물어보고, 의사선생님도 운 좋게도 깨어났다며 안도했어요.”
이야기를 할 때 그녀의 시선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를 반복한다.
“참 이상하죠? 이 주 동안 회전목마를 탔을 뿐인데.”
“그러나 넌, 지금 살아있어, 분명히.”
“휴, 그건 죽은 후였단 말예요. 제가 앞에서 말 안했는데, 자아를 잊어버리는 것도 죽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뇌사상태나, 기억상실 따위도 마찬가지죠. 의식의 소멸이 진정한 죽음인거죠. 따라서,”
그녀는 다른 쪽 손 검지를 세워서 내 팔에 수직으로 선을 그어 내렸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한 거예요. 그게 망각의 강 레테인지, 혼수론에 근거한 경계인지는 저도 잘 몰라요. 하지만 분명히 자아의 상실 이퀄 죽음은 성립해요. 완전무결한 항등식. 자의식 없이,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이죠.”
“죽음은 타인에게서의 상실과, 자아의 상실이라는 거?”
세상의 어떤 철학자도 이 열다섯 살 소녀보다 죽음을 명료하게 표현해 내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조금 자란 머리가 귀밑에서 찰랑 하고 흔들린다.
“나는 그때 내가 누구인지 생각해 낼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게 두려움이라던가, 불안감은 아니었다고 기억해요. 그리고 태내에 있을 때도 같은 느낌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완벽한 무의 상태.”
바보 같은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6
그녀가 죽었다.
죽은 게 틀림없다.
육체가 소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요일 오후, 한가하게 소파를 뒹굴다가 책장에 하루키의 소설을 모아둔 부분에 ‘상실의 시대’ 만큼의 두께가 비어있는 공간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봉사활동 시간을 받아서 생활기록부에 기재한 이후로 현재 11월까지 나는 그녀를 과장 없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일상에 묻히면 흔하게 있는 일이지만, 햇살이 심해저에 미치는 만큼도 떠올려 내지 못한 것이었다. 차디찬 손의 감촉도, 흠흠 하는 헛기침도, 하얀 살결도.
그토록 나와 많은 생각을 공유한 사람도 처음이었는데.
이영은, 그녀의 부재, 괴리감.
기억들의 단편이 머릿속에 파노라마가 되어서 점점 명확해졌다. 그 여름의 햇살, 커피가 넘어가던 가느다란 목이며, 내 팔을 긋던 매끈한 검지. 그리고 귀퉁이에 우아한 무늬가 수놓아져 있던 손수건. 매미울음소리와 터져버린 개미. 미주의 작은 머리뼈.
―문득.
그녀가 그리웠다.
기억이란 건 희한한 게, 그 단편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슬라이드 쇼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그 마음의 깊이를 그리움이 채운다.
처음엔 그녀에게 받지 못한 책 두께만큼의 부피이던 그리움이 바다의 깊이와 넓이로 커져 갔다. 내 그리움은 이미 달의 뒤편까지 닿아 있을지도 몰랐다. 선생님의 전화번호는 알지만 영은에게 연락할 방법은 없었다. 병원 학교에도 찾아가 봤지만 그녀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 죽는다는 거.
7
크리스마스이브에, 한 명 뿐인 친구가 시내에 나가자고 했다. 집에서 뒹구는 게 제일 좋다고 거절했지만 그 녀석은 날 기어코 집 밖으로 끌어냈다.
짜증이 날 정도로 거리는 붐볐다.
“이래서 나오기 싫었는데……, 남자 둘이 뭐하는 거냐고요.”
“궁시렁 대긴, 이 형이 호색한 너 섭할까봐 아는 애들 몇 불렀어.”
“그게 더 나빠.”
“괜찮은 애들이야. 돌머리도 아니고, 말하자면 더블데이트!”
“데이트는 개뿔, 걔네 언제 온대?”
“한 50분정도 남았어.”
“이런 바보 같은. 왜 벌써 나왔어? 나 슬슬 돌아다니다 올게.”
“왜?”
“세종문화회관 쪽 볼 거 많아. 안 갈래?”
“너나 갔다 와라.”
성탄절의 거리는 밝고 화려하다. 거지나, 남편 외도에 시달리는 여자나, 발기부전이 있는 남자나, 배고픈 똥개나, 모두 이날만큼은 잠시나마 기쁜 표정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생기가 넘쳐흐른다.
나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며 걸었다.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이영은, 그녀를 그리워하면서부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고 싶어진 것이었다. 종전에 죽음에 대한 궁금증은 그녀로 인해 사라졌다. 사회성 결여에다가 터무니없는 공상은 여전하지만 나아지고 있었다. 그래, 삶은 점점 나아지는 과정일지도 몰랐다.
사는 것 이퀄 크리스마스?
흠.
거의 40분 가까이 걸으며 사람들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피던 나는 또다시 나를 보았다. 검은 코듀로이에 흰 면바지를 입은 사람은 분명 나였다. 그것은 나를 어디론가 이끄는 것 같기도 했고, 내게 잡히지 않으려 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수많은 인파 틈에서 힐끔힐끔 뒤를 돌아보며 달아나던 그것은 한적한 시청 근처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오랫동안 내 모습이 보인 건 처음이었다. 발걸음을 광화문 쪽으로 돌리는 내 눈에 삶을 지배하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걸어오고 있었다.
하늘색 더플코트를 입고, 전보다는 더 길어진 머리와, 하얗고 단정한 손을 가진 영은이었다. 야윈 모습이었지만 변한 건 없었다.
그녀는 나를 진작부터 발견한 모양이었다. 내 앞에 다가온 그녀의 눈두덩이며 코가 빨갛게 부어 있었다.
나는 간신히 웃음과 울음을 삼키며 물었다.
“너, 삶의 의미가 뭔지 알어?”
“흠흠, 난 알죠.”
친구 놈인지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아마 난리가 나겠지만 배터리를 빼고, 휴대전화는 죽어버린다. 그리고 그녀 손등을 검지로 두 번, 톡톡 두드렸다.
“동시에 말해볼래?”
“그래.”
“이영은…….”
“김지섭.”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 입을 맞추었다, 두 살 어린 아이에게. 처음엔 이마에 그리고 입술에. 짧은 시간 동안에 가장 확실한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사랑, 혹은 그런 부류의 감정. 그리고 그로 인해 얻는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희망.
나는 곧 죽어도 아름다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러면 안돼요, 다음부턴. 나는 면……,”
“역력이 약하다구욧?”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미 귀까지 빨개져 있었다.
“엄마나 의사선생님이 알면……,”
“난리 나겠지, 뭐. 흠흠”
영은이 다시 한 번 나를 안았다. 더플코트의 두꺼운 천 너머로 그녀의 체온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나는 더욱 힘껏 껴안았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더니 너덜너덜해진 ‘상실의 시대’를 내게 주었다.
“갖고 다녔다구요, 계속. 외울 만큼 읽었다구요.”
조금 의아했다. 이 상황에서 책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려는 날 그녀가 막았다.
“이 책 꼭 끝까지 다 봐요, 그럼 삶의 의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내게 처음으로 눈부실 정도로 환한 미소를 주었다. 그녀의 입술주름에서 속눈썹 한 올까지 내게 미소 지었다. 나는 비로소 어떤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최소한 마지막은 아니라는 걸.
그녀가 손을 하늘하늘 흔들며 멀어져 간다. 나는 영은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하염없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다시 내 세계에서, 공간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삶의 의미는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문 하늘에 송이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8. ‘상실의 시대’ 맨 뒤쪽에 내게 남겨진 편지
안녕하세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처음입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구요. 지섭 오빠에게 전해질지 아닐지도 몰라요.
너무 어색해도 이해해 주세요.
나는 살고 싶었습니다. 정확히 처음 만난 날 멍하게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죽고 싶어졌습니다. 정확히 당신의 여름방학이 끝난 날 혼자서 벤치에 앉아있었을 때입니다.
방학 끝난 날을 아는 것은, 말 안했겠지만 병원학교 선생님이 우리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죽고 싶어졌을 때는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지섭 오빠가 병원에 오지 않았을 때입니다. 정확히 10월 28일까지 퇴원한 뒤로도 계속 기다렸습니다.
우습게도 살고 싶어졌던 게, 엄마에게 오빠가 날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입니다.
하지만 나는 살고 싶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김지섭이라는 삶의 의미가 있다고 해도, 내겐 불가항력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제 머릿속엔 어렸을 때부터 가시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가시가 조금씩 커져오다 열 살 때 나를 쓰러뜨렸습니다. 그때 난 항암치료만으로도 살았지만 점점 바람이 빠지는 고무풍선처럼 생명의 기운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작년 이맘때도 가시는 또 한 번 나를 쓰러뜨렸습니다. 그때도 기적적으로 살았지만, 거의 포기상태였습니다.
뇌에 있는 종양은 언제 또 세력을 넓힐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도중에 김지섭을 만난 것입니다. 조금 멍청한(미안해요)듯 하지만 똑똑하고, 친절하고, 성실한 김지섭을.
처음으로 내게 희망이라는 것을 준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희망. 그때 나눈 이야기들은 아마 죽을 때 까지 못 잊을 것입니다. 그날의 햇살, 매미, 커피, 공기까지도.
최근에 ―예상했지만―3차 재발 진단이 나왔습니다. 내 머릿속은 정말이지 엉망이라더군요. 이제 국내 기술로는 손 댈 수조차 없는 상황이랍니다. 그래서 엄마는 독일 행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 곳에서라도 딱히 나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수긍했답니다. 엄마는 약한 여자니까, 내가 죽으면 슬퍼할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의지가 되어준 건,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고 있을 김지섭이었습니다.
나는 살고 싶습니다.
죽게 된다 해도, 김지섭이라는 사람의 기억 속에서는 살아내고 싶습니다.
내게 살아가는 의미를 알게 해 준 사람.
참 고맙고, 너무 사랑하는 지섭 오빠!
나를 절대 잊으면 안돼요.
내가 횡설수설한 건 아닌지요. 횡설수설한 것 같지만, 어떻게 고쳐볼 여력조차 없을 정도로 가시가 나를 찔러옵니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12월 16일
이영은 드림
p. s. 당신의 삶 끝에 아름다운 죽음이 있길 바래요…….
첫댓글 글 잘쓰는 인간들 보면 무지 부러워죽겠어 [......] 이쪽은 묘사만 쓰려고 하면 대사로 때워서 도무지 못쓰겠더만
네 글은 꽃이 피는군. 나는 배가 떨어진다.
유준 정말 글 잘쓴당.. 정체가 머야?? ㅋㅋ 좋은 성과 있길.. 나 이게 첫댓글이야 자랑은아니지만 ㅜ...암튼 영광으로 알아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