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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중환자실 자원봉사 평생 자원봉사자인 주부 허정희(49)는 14년전 '수도 꼭지'로 통했다. 서울 강남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을 때마다 펑펑 울었기 때문. "젊은 환자를 보면 젊음이 아까워서 울었고, 30대 엄마를 보면 아이를 두고 가야 하는 사연이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렸죠. 노인은 평생 고생하다 병석에서 눈을 감는 모습이 딱해서 울었고... 이젠 허씨는 자신의 마음을 달랠 줄 아는 '고참' 자원봉사자다. 하지만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니 다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허씨는 1990년 동네 아주머니 권유로 강남성모병원에서 도서관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병실을 돌다 만난, 암에 걸린 가난한 새댁의 모습이 그의 눈길을 붙잡았다. "입안이 헐어 아무 것도 못 먹고 배고파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집에 있던 사골 국물을 가져다주고 죽을 끓여다 줬죠." 허씨는 새댁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통해 다른 이에게 뭔가를 주는 기쁨을 배우게 됐다. 이후 15년째, 허씨는 매주 화요일 오전이면 병원을 찾아 환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움직일 수 없는 환자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고 머리를 감겨 준다. 죽음의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팔다리를 주물러 준다. "저는 이미 제 봉사에 대한 보상을 받았습니다. 환자들을 통해 주변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행복이 뭔지 깨닫게 됐거든요." 허씨는 "병실에서 인생에 '다음'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남편과 두 아들에게도 더 많은 사랑을 나눠주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을 떠나 보내다 보니 가족이 건강히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하게 느낀다는 것. 그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에 비하면 나는 '중닭'수준"이라며 "누구나 일주일에 반나절의 시간만 낼 수 있다면 자원봉사를 통해 큰 기쁨을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샘에서 물을 퍼낼수록 맑은 샘물이 솟아나듯 봉사를 하면 할수록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허씨의 얼굴에 고운 미소가 번졌다. 전지원 기자. |
첫댓글 왠지 제자신이 부끄러워 집니다.......
지두여 ㅠ.ㅠ
따스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