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슈트르메(인생의 폭풍)에 대한 이야기
슈베르트가 31세로 세상을 떠나기 6개월 전에 쓴 ‘죽음의 그림자’ 같은 이 곡은 그의 마지막 몇 개월의 희망과 체념, 강력한 감정의 이중성을 잘 드러낸다. 악화되는 건강과 깊은 슬픔 속에서 그의 최후의 대작을 토해내는 울부짖음 같은 작품이다.
슈베르트의 또 다른 네 손을 위한 피아노 환타지 f단조 D.940이 오늘날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음에도 정작 죽음 앞에서 쓴 마지막 절규 같은 이 곡은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다시 슬픈 일이다. 그가 눈을 감기 전 빈의 여러 출판업자들에게 이 곡을 출판해주길 간청했으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흙속에 묻혀버린 보석 같은 피아노 작품이다,
-배홍배
https://youtu.be/ye9szvyoKO4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작품 Allegro A단조는 「Lebensstürme」인생의 폭풍」이란 부제가 붙어있으나 슈베르트가 처음부터 그렇게 쓴 것은 아니다. 이 드라마틱한 부제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12년 후인 1840년 출판업자 안톤 디아벨리가 붙인 것인데, 그가 슈베르트의 이 유작에 작품번호 144번을 붙임과 동시에 부제를 「인생의 폭풍」으로 쓴 것은 상업적인 수단이었다.
음악 학자들은 슈베르트가 피아노곡 D.947을 2악장으로 이루어진 소나타의 규모가 큰 첫 번 째 악장으로 쓴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작품보다 한 달 늦은 1828년 6월 하순에 쓴 비슷한 곡 「론도 A단조 D.951」가 이 소나타의 느린 제 2악장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출판업자 디아벨리가 이 론도를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직후 출판을 한 반면, 「알레그로 A단조」는 나중에 「인생의 폭풍」이란 부제로 다시 출판할 때까지 서랍에 처박아두었다.
슈베르트는 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들을 즐겨 썼는데, 이 작품은 비엔나 가정집들의 객실을 돌아가며 모이던, 자신의 후원자들 모임인 슈베르티아데에서 친구들과 함께 듀엣으로 연주할 목적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슈베르트는 종종 작곡가 프란츠 라흐너와 같은 친구들과 듀엣 연주를 했었다.
디아벨리가 상업적으로 붙인 부제였을지라도, 이 작품은 「인생의 폭풍」이 연상되는, 격렬하게 휘몰아지는 A단조의 주제가 쏟아 붇는 스케일과 강력한 에너지로 폭력적인 바람을 일깨운다.
하지만 이 격렬함은 이내 슈베르트 특유의 깊은 서정으로 잦아들고, 잔잔한 두 번째 주제가 무질서한 절박함으로부터 내부의 평온 같은 고요한 찬송가풍으로 이어진다.
슈베르트가 31세로 세상을 떠나기 6개월 전에 쓴 이 ‘죽음의 그림자’ 같은 이 곡은 그의 마지막 몇 개월의 강력한 감정의 이중성을 잘 드러낸다. 악화되는 건강과 깊은 슬픔 속에서 그의 최후의 대작을 토해내는 울부짖음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