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블루크랩(blue crab) 하면 단연 메릴랜드주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메릴랜드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크랩 케이크(Crab Cake)입니다. 우리는 사위, 딸 그리고 손자, 손녀들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으며, 예약한 Airbnb는 베이 브리지를 지나 오션시티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메릴랜드 케임브리지(Cambridge)에 있었습니다. 체서피크 베이 동부 해안으로 들어서면 만나는 조용한 도시로, 강과 마리나가 어우러진 풍경이 매우 인상적인 곳입니다.
케임브리지로 이동하는 길에 메릴랜드의 주도이며 미국 해군사관학교(Annapolis)가 있는 애나폴리스 부근에 있는 센디 포인트 주립공원 (Sandy Point State Park)에 잠시 들렀습니다. 이곳은 체서피크 베이로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한 넓고 아름다운 주립공원으로,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게를 잡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생각보다 즐거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속에는 게가 많아 보였지만, 막상 잡히는 게 대부분 암컷이어서 주 정부 규정에 따라 다시 방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규정에 맞는 수컷을 잡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 게잡이가 보기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메릴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블루크랩은 Callinectes sapidus라는 학명을 가진 종으로, 라틴어로 “아름답고 맛있는 수영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등딱지는 푸른빛에서 올리브색을 띠며, 수컷의 집게발은 선명한 파란색, 암컷은 집게발 끝이 붉은색으로 구분됩니다. 성체는 갑각 너비가 최대 9인치(약 23cm)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메릴랜드 주민들은 수컷과 암컷을 구분할 때 배딱지(apron)의 모양을 가장 먼저 봅니다. 수컷(Jimmy)은 워싱턴 기념탑처럼 길고 좁은 배딱지를 가지고 있고, 암컷(Sook)은 미국 국회의사당 돔처럼 둥글고 넓은 배딱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Sandy Point에서 본 것처럼, 특정 시기에는 암컷이 많이 잡히는 때가 있어 레크리에이션 크랩버들은 주 정부 규정에 따라 다시 방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속에는 게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규정에 맞는 수컷을 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블루크랩은 체서피크 베이 생태계의 핵심 종으로, 먹이사슬의 중간 역할을 하며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서식 범위는 북쪽의 노바스코샤에서 남쪽 멕시코만과 남미 일부 지역까지 넓게 퍼져 있으며,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 지역을 특히 선호합니다. 수명은 보통 3~4년이며, 조개, 작은 어류, 다른 갑각류, 심지어 동족까지 먹는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andy Point 주립공원에서 잠시 머문 후, 저희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케임브리지(Cambridge)로 향해 출발했습니다. 메릴랜드 주의 대도시인 볼티모어까지 연결되어 있는 체서피크 베이는 미국 동부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만으로, 그 길이와 넓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이 광대한 만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가 두 개 있는데, 그중 하나인 키 브리지(Key Bridge)는 2024년 무역선 충돌 사고로 파손된 이후 현재 새로운 다리를 건설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건너게 되는 체서피크 베이 브리지(Chesapeake Bay Bridge)는 키 브리지보다 훨씬 길고(7 Km) 웅장한 다리로, 동부 해안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가장 상징적인 구조물 중 하나입니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체서피크 베이는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져, 메릴랜드 특유의 해안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체서피크 베이는 미국에서 가장 큰 기수 하구로, 길이만 약 320km에 이르고 최대 폭은 48km에 달하는 거대한 만입니다.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 워싱턴 D.C.까지 연결되는 이 만은 해운·수산·관광 산업의 중심으로, 동부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건너는 체서피크 베이 브리지는 이 광대한 만을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다리로, 2024년 사고로 파손된 키 브리지보다 훨씬 길고 웅장한 구조물입니다.
글 / 사진 손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