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가까이 걸려서 저녁에 방콕에 도착하였다. 택시로 타고 목사님이 소개해준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호텔로 갔다. 기사가 호텔을 잘 찾지 못해 헤맸다. 택시요금 100바트 지불하였다. 호텔은 큰 방만 있단다. 아주 넓은 방으로 960바트, 비싸다고 하니 800바트까지 할인해주겠다고 한다. 다른 집을 알아보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지만, 우선 지도상에서 지금 있는 이 곳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카오산으로 가보기로 했다.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중국 음식점 앞 불빛에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중국 음식점에서 한 아가씨가 나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묻는다. 카오산에 있는 <뉴 씨엠 2> 호텔로 가려고 한다 하니, 택시까지 잡아서 기사에게 설명을 해준다. 택시 기사는 아무 말 없이 시내로 향한다. 교통체증이 심하다. 금요일 저녁이라서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로 차이나타운에서 카오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걸어서 갈 만한 곳인데, 택시는 웬일인지 자꾸 엉뚱한 길을 헤맨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터 요금이 160바트 넘어선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차를 세우고 내렸다. 내가 직접 찾는 것이 낫겠다. 우리가 내린 곳은 바로 로얄 호텔 근처였다. 카오산을 두고 자꾸만 뺑뺑 돈 것이다.
길을 건너 카오산 쪽을 찾아간다. 이스라엘계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한 한국 남자를 만났다. 그가 친절하게 <뉴시엠 2>까지 우리를 안내한다. 길로 가면 돌아서 가야한다며 이스라엘 게스트하우스 안을 가로 질러 건너편 블록으로 갔다. 겨울철마다 방콕에 온다는 그 사람을 따라 들어간 <뉴시엠 2>에는 방이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에 묶는다. 하루 저녁 400바트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하므로 시설에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짐을 풀어놓고 홍익인간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삼겹살(140바트), 생선정식(120바트), 된장찌개(100바트)에 창(Chang) 맥주(50바트)와 콜라(30바트)를 시켰다.
밥을 다 먹을 무렵, 캄보디아 시엠립 장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두 여대생을 만났다. 그들은 장원게스트하우스에서 예약한 버스를 타고 왔는데, 근 12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 것이다. 홍익인간 게시판에는 아란까지 가는 미니버스(06:30 출발) 요금 250바트, VIP 버스(07:30 출발)는 300바트라고 되어 있다. 또 한 명의 혼자 여행하는 아가씨가 도착하였다. 홍익인간에는 방이 없어, 그들은 다른 숙소를 찾으러 함께 나간다.
카오산 거리를 구경하며 몇 가지 물건을 산다. 옷은 두벌에 180바트, 장난감 50바트. 카오산에는 자유로움이 넘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