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들 추석 연휴기간에도 쉬지도 못하고 학원 다녔습니다. 덩달아 우리 식구도 서울에 붙잡혀 있었죠. 연휴 마지막 날마저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상암동 하늘공원을 노렸으나 고3 절대우선법칙에 따라 목줄 묶인 강아지 마냥 학원 주위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기아오토큐 옥수점에 예비타이어 손보러 갔다가 학원 가는 길에 도산공원에 들렀습니다. 도심 속 아담한 쉼터 그 자체네요.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기온이 체온을 확 빼앗아 갑니다. 가을볕이 지면에 닿기 힘들 정도로 우거진 다양한 나무들에 둘러쌓인 곳입니다. 느티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무궁화 등등 조그만 공원에 이런저런 나무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데 묘하게 정감이 갑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연인들, 결혼사진 찍는 커플들, 아이들과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 ... 근데 매미소리가 하나도 없는 게 모두 서쪽하늘로 갔나 봅니다. 여름철 더위와 짜증에 한 몫 단단히 하는 넘들인데, 없으니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한 두 마리 정도는 울어도 들어줄만 할텐데요.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들 뒤로 이런 숨구멍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힘들고 지치세요? 차 한 잔 들고 도심 속 녹색 숨구멍에 가보세요.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터로 가는 길이죠? 연휴 후유증을 털어내고 힘내서 남은 이틀 화이팅입니다. ~^.^~
♥그냥 의사니까 하는 일이다♥
두 살 때 안구암에 걸려 오른쪽 눈을 다 들어낸 미혼 여성, 한 쪽 귀가 없는 아이, 입천장이 뚫리고 한 쪽 눈마저 없어 물을 마시면 눈으로 나오는 남성... 선천적인 장애, 불의의 사고로 고통 당하는 안면장애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괴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바깥 출입은 엄두도 못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들의 존재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희망을 나눠주는 이가 있었습니다. 단돈 1만원에 안면장애 수술을 해 주는 한성익 의사! 그는 어려운 형편의 환자들에게 막대한 수술비를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기고 1만원을 받고 수술을 해줍니다. 환자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 그들이 미안해 할까봐 1만원을 받는 것입니다. 왜 그가 이런 수술을 해주는 걸까요? 그는 자신 역시 부정맥으로 오랫동안 고생해왔습니다. 심장수술을 받으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터라, 환자들의 고통을 보며 자신을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말합니다. "의사는 장사꾼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의사가 되는 건 잘못된 것이다. 왜냐면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고, 돈과 생명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첫댓글 세상에 저런분이 더 많아진다면 이세상은 좀더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이 되겠지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런 분들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아마 그래서 세상이 지탱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런분을 보면 참 훈훈함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