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야유회

[道如 채기병]

오늘은 마지막 무더위를 식힐 겸 기분 전환도 할 겸 야외에서 합평회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자연도 감상하면서 여유있는 시간을 갖기로 한 날이다.

아침에 간식 거리를 준비하고 차로 출발하여 서현역에서 김유미샘과 최영희샘을 태우고 가천대로 향했다. 최영희샘의 입담은 여전하시다. 가천대 정문에 20분전에 도착하니 벌써 김영주샘과 박경자샘이 와 계셨다. 허복례샘이 차를 가져 오셨고, 조형자샘은 지하철로 오셨다. 마지막으로 김종근샘이 오셔서 우리는 바로 2대의 차로 나눠타고 여주의 주록리계곡으로 향했다. 허복례샘 차에 김영주샘 박경자샘, 조형자샘이 타시고, 내차에는 김유미샘, 최영희샘, 김종근샘이 타셨다. 최영희샘 덕분에 40여분의 이동 시간이 재미있게 지나갔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일반 국도로 들어서니 대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지만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 보였다. 낮은 산과 계곡이 어루러진 구불구불한 산길은 연인과 드라이브하게에 참 좋은 코스였다. 카레이서 같은 허복례샘의 차를 간신히 따라 붙으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지난주에 답사를 왔었지만 다시 보아도 멋진 곳이다. 비가 약간씩 내리면서 더위도 물러가고 계곡을 막은 골짜기의 맑은 물이 녹슨 눈을 씻어주었다.

천막에 자리를 잡고 바리바리 싸온 음식을 내 놓으니 일류 호텔 부페가 부럽지 않았다. 

각종 과일(포도, 복숭아, 참외, 천도 북숭아, 귤 등), 찰밥, 과자, 육포, 오이, 당근, 감자, 삶은 계란 등,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합평회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우리는 허복례샘이 타주시는 커피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기에 바빴다. 여러샘들이 충분히 싸오셨기 때문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다. 여기에 8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한마디씩 하다보면 음식잔치, 사람 잔치에 이야기 꽃과 웃음꽃이 계속 피어났다. 서로 얘기하려는 박경자샘과 최영희샘의 선두 다툼에 허복례샘의 조용한 얘기가 스며들고, 김유미샘, 김영주샘, 조형자샘과 김종근샘이 적절한 추임새를 넣으면 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배가 불러오니 이제 빗소리도 들리고, 자연도 더 잘 보인다. 하나 둘씩 계곡으로 내려가 물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아직 배가 고픈 김종근샘은 물수제비를 뜨기도 하고, 나와 허복례샘은 물총 싸움질로 철없는 놀이를 하며 50여년 전으로 되돌아 갔다. 그 와중에 조형자샘은 예쁜 옷을 입고 예쁜 표정으로 물속에서 나온 인어공주인양 사진을 찍으셨다. 혼자 서성이시는 최영희샘을 허복례샘이 팔짱을 끼고 가서 멋진 포즈의 사진을 찍으니 포토제닉상이 따로 없다. 

 입과 코, 눈과 귀가 어느 정도 만족을 하자 비로소 우리 본연의 일로 돌아갔다. 

오늘 합평회를 한다고 사전 공고를 했기 때문인지 5분이 시를 써오셨다. 

지난주 사전 답사를 하고 나서 허복례샘과 나를 생각하며 시를 쓰셨다는 김유미샘의 '드라이브 하며'를 시작으로 조형자샘의 '공작 선인장(2)', 채기병의 '나무가 지키는 마을', 김영주 샘의 신앙시인 ''거룩한 독서'와 '존재', 끝으로 우리의 모델이신 박경자샘의 '우체통 옆에서'를 빗소리를 반주삼아 낭송하며 서로의 느낀 점을 이야기 하였다. 끝으로 시를 써오시지는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에 반하신 최영희샘이 정호승 시인의'수선화에게'를 스마트폰 음악에 맞춰 멋있게 낭송하셨다. 

 배는 여전히 부르지만 합평회를 하느라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마지막 만찬으로 라면을 끓였다. 허복례샘이 떡까지 준비해주셔서 떡라면에 계란을 넣어 끓인 따끈따끈한 라면의 맛을 일품이다. 몸이 가볍고 부지런한 김종근샘이 한 사람 한 사람 떠서 주시니 더 맛이 좋았다. 박경자샘은 이렇게 맛있는 라면은 생전 처음 먹어본다고 하셨다.  음식이 맛있으면 산부인과를 가 봐야 한다는 최영희샘의 농담에 웃음 폭탄이 터져 지랄탄처럼 퍼저나갔다. 

앞으로는 오늘처럼 밖으로 나오는 시간을 자주 각자는 허복례샘의 제안에 다들 좋아하셨다. 장소는 허샘이 다 알아보신다니 2학기에는 새로운 곳을 많이 가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종일 있고 싶은 곳이지만 낙엽이 질 때쯤 다시 오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던저 놓고 차는 온 길을 되돌아 사라져갔다.

[녹야]

와~멋과 낭만이 있는 풍경,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들의 모습~멋지십니다.가천시창작반 파이팅!!^^

[道如 채기병]

감사합니다.^^
같이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복례 허]

여주 주록계곡끝자락에 비에적셔놓고온 가천의하루추억은 매일 흐르는 물결들의 오랜 이야깃거리가 되어있을 듯 합니다
오랜만에 몽땅 웃어본 하루 짱이었습니다~!!

[道如 채기병]

다시 가봐야겠네요. 그 때까지 이야기 하고 있나 보려면. ㅎ

[초우 문복희]

주록리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가천시창작반의 멋진 하루였네요.
중국 출장으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道如 채기병]

중국 잘 다녀오셨다니 기쁩니다. 좋은 성과가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김영주]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회장님과 총무님 수고가 더욱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자상한 배려와 시창작반을 사랑하는 마음 존경합니다~♡

[道如 채기병]

감사합니다. 다들 함께 하니 가능한 일입니다. 영주샘의 맛있는 과일은 우리를 달콤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