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펩시코(PepsiCo)는 5년 전부터 을 스타트업 기업 블랙스완(Black Swan)과 마케팅 분석을 하고 있다. 블랙 스완에서는 온라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재료가 소비자들의 입천장을 즐겁게 자극하는지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중이다.
펩시코의 제임스 하워드(James Howarth) 마케팅 전략 책임자는 “소비자들마다 매우 독특한 자극을 지닌 보다 개인적이고 특징적인 콜라를 원하고 있어, 이런 욕구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 개발에서부터 업무, 영업, 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해내는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의 위력을 말해주고 있다.
인터넷등을 통해 수집한 소비자 정보를 분석해 판매에 활용하면서 마케팅 판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다양한 이점과 함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edx.org
패션, 가전, 자동차 등 데이터 분석 통해 신제품 개발
스타트업인 블랙스완은 기후서부터 다양한 연구 활동에 이르기까지 정밀한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기업, 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중이다.
17일 마케팅 전문매체 ‘더드럼(THEDRUM)’에 따르면 블랙스완이 적용하고 있는 기술은 트렌드스코프(Trendscope)라는 툴을 사용하고 있다. 이 앱을 통해 소비자들과 수시로 대화가 가능하고, 또한 세계 수십억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보수적이었던 펩시코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전의 관행에 비추어 새로운 입맛으로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1위 업체 코카콜라를 뒤따라야 했던 2위 전략보다 1위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
콜라와 함께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스낵 제품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소비자 입맛 분석을 통해 토마토 크리스프(tomato crisp), 바질(basil), 솔티드 라이스(salted rice)와 같은스낵이 인기를 끌면서 제품 개발 속도를 절반으로 단축시켰다.
펩시코에서 볼 수 있는 사례는 최근 데이터 사이언스가 산업, 마케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식품업체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 의류 등 다른 기업들 역시 서둘러 데이터 사이언스를 도입하고 있다.
마케팅 분석지 ‘RT 인사이트’에 따르면 주요 의류업체들이 모바일 앱과 센서를 활용해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즐리 미슈카 (badgley mischka)의 경우 SAP의 데이터 사이언스 트랙을 이용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베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삭스 피프스 애버뉴(Saks Fifth Avenue), 해러즈(Harrods), 그리고 하비 니콜스(Harvey Nichols)와 같은 의류 소매업체들도 소비자 동향 분석을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툴을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데이터 오용 심각, 사회 윤리적 논의 시작해야
패션업계 전반에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흐름이 패션의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옷에 대한 소비자 정서가 사전에 파악되면서 생산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의류 생산현장은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곳이었다. 갖가지 패션 의류가 생산돼 패션 산업을 살찌웠다. 그러나 데이터 사이언스가 도입되면서 일부 인기 있는 패션의류들을 제외한 대다수 의류제품들이 외면 받을 수 있다.
다양성이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의류 브랜드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우려는 지난달 폭로된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인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중이다.
페이스북이 설치한 앱 ‘디즈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ife)’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알렉산더 코건(alexander kogan) 교수가 개발한 앱이다.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통해 개인정보와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었다.
문제는 코건 교수가 이 앱으로부터 모은 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고 그 데이터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에 판매했기 때문.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던 이 기업은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에서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었다.
코건 교수는 앱을 통해 8700만 개 계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판매했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이 정보를 활용, 유권자 정치 성향을 세밀하게 분석해 선거 캠페인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누구든지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에 ‘Like(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이 정보를 토대로 네티즌의 개인정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대량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갖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대학원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행렬이 폭주하고 있다. 17일 ‘파이낸셜 타임즈’는 MBA 과정에 있는 많은 대학원생들이 데이터 사이언스서부터 경영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학생들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자가 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미국에서 MBA를 수학하고 있는 대학원생 중에 74%가 데이터 사이언스 코스를 밟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계자들은 데이터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사이언스 도입이 필연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의 정상적인 관리를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윤리(Data Science Ethics)’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