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사랑꾼과 함께 떠나는 인천 섬 여행
⑦ 저어새의 생태 섬 '볼음도'
인천에는 168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습니다. 섬이 좋아서 섬을 찾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촬영하고 기록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섬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불편하기에 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섬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가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대로 오고 갈 수 없는 섬, 하늘과 바람이 길을 내어 주어야만 갈 수 있는 곳 , 그 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둑을 쌓아 만든 볼음도 저수지
볼음도(乶音島)는 보름달의 발음을 빌려 졌다는 설이 전해져온다. 조선 인조 때 명나라로 가던 임경업 장군이 풍랑을 만나 이곳에 머물던 중 보름달을 보았고 만월도(滿月島)라 부르다가 보름이 ‘볼음’이 되었다고 한다.
볼음도는 강화에서 서쪽으로 7㎞ 떨어져 있고, 황해도 연백군과는 5.5㎞ 거리에 위치해 있는 민통선 지역이다.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승선신고서를 작성, 신분증과 함께 ‘얼굴을 들이밀어야만’ 섬으로 가는 표를 구입 할 수 있다.
배를 타기 전, 군인들이 다시 신분 확인을 하는 등 방문 절차가 조금 까다로운 편이여서 아직도 쉽게 갈 수 없는 민통선 지역임을 출발시작 전부터 느껴진다.
강화 외포리항(경우에 따라서 선수항에서 출발하기도함,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출발지점을 확인해야함)을 출발한 배는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을 지나치며 물결을 가르고 달려 나간다.
한 40여분을 달렸을까?
여기에서도 내리자마자 군인들이 하선하는 방문객들을 일일이 확인한다.

▲볼음도마을 입구. 백남준의 미디어아트를 생칵케한다.

▲오래된 여인숙 간판
인천의 섬 관광 개발 정책으로 볼음도 역시 트레킹코스 및 나들길이 곳곳에 잘 조성되어 있다. 섬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충분히 다닐 수 있지만 ‘산책’보다는 ‘트레킹’이라는 표현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섬 중심에서 가장 먼 은행나무까지 4.3㎞ 거리다. 볼음도는 강화나들길 13코스에 해당하는데 선착장~물엄곶~조개골 해수욕장~영뜰 해수욕장~요옥산~은행나무~밭바위뜰~당아래마을~선착장까지 총 13.6㎞, 소요시간은 약 3시간 30분이여서 하절기엔 하루 일정으로도 다녀 갈 수 있는 곳이다.
‘영뜰해변’에선 트렉터를 타고 나가 ‘조개 캐기체험’도 해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잡히는 조개는 ‘상합’으로 조개 중의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식사를 예약하면 어느 곳에서든 볼음도 조개 맛을 볼 수 있다.
볼음도는 섬 전체가 논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논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그래서 인지 새들에게는 낙원 같은 곳이다. 계절따라 군무를 이루며 찾아오는 철새들을 만날 수 있고 저수지 주변에선 저어새, 백로, 등을 관찰할 수 있어서 가족나들이에 좋은 곳이다.
수확 시기에 따라 고구마케기 체험도 할 수 있고 섬의 농수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트렉터를 타고 갯벌로 나가고 있다.

▲체험하는 사람들

▲볼음도의 상합은 어른주먹만하다.
눈앞에서 닿을 듯 보이는 북쪽 땅!
인천섬에는 어느 섬을 가든 아픔이 있다. 특히 강화지역 민통선 안에 있는 섬들은 더욱 그렇다. 볼음 저수지 해변에 서면 저 멀리 북쪽땅이 손에 잡힐 듯 나타난다. 날씨가 맑은 날엔 주체탑이 보일 정도이니 가까운 거리다.
예전엔 물때에 바닷일을 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않은 경계선을 넘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민통선 지역의 섬엔 유난히 간첩단 관련 사건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해변을 걷다 보면 곳곳에 지뢰함에 대한 경고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어 살짝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위치적 환경이 다양한 생물들과 새들의 안식처로 생태의 섬으로 거듭 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눈앞에 보이는 ‘말도’ 그러나 맘대로 갈 수 없는 섬
말도는 바로 코앞에 있지만 갈 수 없는 섬이다.
섬에 가기 위해서는 군부대와 관계기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갈 수 있는 섬이다.
현재 5섯가구의 주민이 살고 있고 일주일에 세 번 행정선이 왕래하고 있다.
그 너머로 아스라이 ‘함박도’ 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인공기 문제로 언론의 중심에 섰던 섬이다. 그만큼 북쪽땅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우리 땅 인천 섬 어디든 맘 놓고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말도
이산의 아픔 간직한 볼음도 은행나무
볼음도에는 800년 전 수해가 심할 때 북쪽에서 떠내려온 것을 심었다는 천연기념물 제304호 은행나무, 1903년에 설립된 100년 역사의 볼음교회가 있다. 볼음도 은행나무와 부부인 나무가 북쪽에도 있다고 한다. 분단국가에서는 나무들조차도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는 것 같아 은행나무를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마을 중심에 있는 서도초등학교 및 중학교 볼음분교다. 초등학교는 이미 폐교상태이고 중학교는 휴교 상태이다. 섬에서 젊은층이나 학생, 어린이를 볼 수 없게 된 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계속되는 섬의 문제에 대한 국가적인 대책이 있지 않으면 현재 섬의 상황이 유인도에서 무인도와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
볼음도는 하루 두 번 배가 닿는데 섬 주민의 편의에 맞춰져 있어 당일로 둘러보기에는 촉박한 감이 있지만 요즘은 관광객의 수요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 슈퍼라곤 오랜 간판 옆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
▲볼음도 밥상
비수기에는 식당 간판을 내건 음식점도 문을 열지 않지만 방문 전 홈페이지나 마을 이장님을 통하여 얼마든지 사전예약하여 갈 수 있는 섬이다.
섬은 자주 다니다 보니 어떤 때가 가장 좋으냐고 질문을 한다.
가장 좋은 계절은 없다.
다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섬을 가느냐에 따라 사계절이 아름답게 다가올 수도 있고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 볼음도 여행 안내
• 체험프로그램 : 백합캐기체험,그물후리질체험, 트랙터·경운기 마차체험, 망둥어낚시체험. 희망풍등날리기
• 주 소 : (23010)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 595-1
• 홈페이지 : http://spoonbillnest.modoo.at
• 문 의 : 032-932-4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