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뭐 그릴까요?
오늘은 소헌이와 짝꿍활동 하는 날입니다.
소헌이와 며칠 전부터 틈틈이 짝꿍활동 계획을 짰습니다.
이것저것 추가하고 수정하며 열심히 활동 준비했습니다.
원래 오후 2시가 짝꿍활동 시작 시간이었지만, 소헌이와 제가 모두 도서관에 있었기 때문에 1시 정도에 시작했습니다.
둘다 오늘을 굉장히 기다려왔기에 빨리 만나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첫 번째 활동은 그림 그리기입니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책 주인공인 두더지를 눈 감고 그렸습니다.
생각보다 잘 그려진 두더지에 서로가 놀랐습니다.
서로의 얼굴도 그려줬습니다.
마주보고 하하호호 웃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저와 소헌이의 그림체가 너무 달라 신기했습니다.
30초, 1분 등 시간을 맞추고 그 안에 그림을 그리는 놀이도 했습니다.
호랑이, 강현 오빠, 성 그리기 등
갈수록 촉박하게 시간을 설정하고, 복잡한 주제를 골랐습니다.
그린 그림은 예쁘게 잘라 소중하게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강현 오빠 그림은 모아서 오빠에게 전달해주기로 했습니다.
공기를 잡았어요~
다음 활동은 보드게임입니다.
공기 놀이, 할리갈리를 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드게임에 집중했습니다.
공기 놀이를 하던 중, 공깃돌을 잡지 못한 소헌이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저 돌은 못잡았지만, 공기 잡았어요~~”
무슨 뜻일까 궁리했습니다.
알고 보니 공깃돌은 못 잡았지만, 허공에 떠다니는 공기를 잡았다는 의미였습니다.
맞는 말이라며 맞장구치고, 또 웃었습니다.
소헌이가 저보고 공기 놀이를 잘한다며, 제 팔에 로봇팔을 단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공기 놀이 잘한다고 말해주는 소헌이 고맙습니다.
새로운 일정이 추가됐어요!
신나게 보드게임 하던 중, 승민이가 새로운 제안을 해줬습니다.
쿡쿡방에서 승민이와 태인 오빠도 짝꿍활동 중이었습니다.
핫케이크와 브라우니를 만드는 활동이었는데, 반죽이 남아서 체험해볼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러 내려왔다고 합니다.
소헌이와 제가 손을 번쩍 들고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승민이와 태인 오빠의 초대를 받고 쿡쿡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쿡쿡방으로 올라가는 동안 소헌이가 말했습니다.
“짝꿍활동 때는 역시 변화가 있어야 재미있죠~”
핫케이크 반죽에 계란과 우유를 넣고 섞은 후, 프라이팬에 구웠습니다.
브라우니 반죽은 승민이가 이미 만들어둔 상태였습니다.
요리 활동할 수 있게 초대와 준비해준 승민이 고맙습니다.
소헌이는 ‘사랑은 간식을 타고’ 선택활동에서 핫케이크를 만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하나도 타지 않고 동그란 모양의 핫케이크가 완성됐습니다.
브라우니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습니다.
이때 소헌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브라우니만 먹으면 퍽퍽하니 빵에 우유를 조금 부어보자고 했습니다.
완성된 핫케이크 위에 촉촉해진 브라우니를 얹었습니다.
“우와~ 맛있겠다! 제가 얼른 다른 친구랑 선생님들 불러올게요!”
소헌이는 음식 나눠먹고 싶다며 임미라 선생님, 강돈호 선생님, 김동찬 선생님, 은지 언니, 하영 언니, 보아, 예헌이 초대했습니다.
함께 나눠먹고 싶어하는 소헌이의 마음이 참 예쁩니다.
김동찬 선생님 근처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께도 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서 핫케이크 참 맛있었다고, 고맙다고 소헌이에게 전화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소헌이의 얼굴이 내내 밝았습니다.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짝꿍활동에서 가장 기다리던 시루봉 산행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소헌이는 오랜만에 시루봉 산행을 해본다며 너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익숙하고 쉬운 길로 가기보다는, 새롭고 복잡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저 재미있고 새롭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많이 가본 적 없지만, 용기내어 시도하고 성공하는 경험이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열심히 산행을 하던 중, 소헌이는 저 멀리 있는 정상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기로 가면 우리 철암 세상이 다 보여요!”
시루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철암 세상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어서 철암 세상을 한 눈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소헌아, 시루봉은 왜 시루봉일까?”
“음... 이 산을 발견한 사람 이름이 시루였을까요?”
“아니면 시루떡을 좋아하던 사람이 지은 걸까?”
시루봉 이름을 추측하며 산을 올랐습니다.
그때 소헌이가 말했습니다.
“우리도 산 이름 하나 지어요~ 어진 소헌이니까 어소봉 어때요?”
“어소봉이라니! 왠지 입에 착착 달라 붙는다~”
저희가 가진 궁금증은 산 정상 근처에서 해소됐습니다.
시루봉 이름에 대한 유래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곳의 지형이 시루처럼 생겨서 시루봉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후련한 마음으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우리 끝까지 가봐요!
시루봉 제일 높은 곳까지 가려면 밧줄을 잡고 절벽을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올라갈 생각만 해도 무서웠지만, 옆에서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소헌이 덕분에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한발한발 차근차근 발을 디뎠습니다.
휴~ 무사히 정상에 올랐습니다.
빨간 글씨로 시루봉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옆쪽에 길이 더 있었는데, 그 길도 가보자고 소헌이가 제안해줬습니다.
두렵기도 하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역시 소헌이가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끝까지 가서 “야호~” 외치기도 하고, 기념으로 동영상도 찍었습니다.
소헌이 덕분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난 참 복도 많다.
시루봉 산행을 마친 후, 다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차가워진 몸을 조금 녹이고 소헌이 집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보아와 하영이가 짝꿍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쿡쿡방에서 월남쌈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소헌이와 저에게도 한 입씩 먹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떡볶이를 먹고 힘을 내 소헌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소헌이가 집으로 가는 길에 말했습니다.
“저는 참 복도 많아요. 떡볶이도 먹고!”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소헌이와 함께 짝꿍활동 할 수 있어서, 행복한 경험할 수 있어서 그러합니다.
소헌이와 집 가는 길에 플로깅 활동했습니다.
담배꽁초, 박스, 비닐 등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가 참 많았습니다.
소헌이 집에 도착할 때쯤 보니, 준비한 쓰레기 봉투가 가득 찼습니다.
소헌이 집에서 함께 김치볶음밥 만들기로 했습니다.
임미라 선생님께서 김치, 밥, 햄, 치즈 등 필요한 준비물 미리 준비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소헌이는 햄을 자르고, 저는 김치를 썰었습니다.
저는 요리를 잘 하지 못해 김치 써는 게 서툴렀습니다.
임미라 선생님께서 김치 잘 썰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셨습니다.
덕분에 소헌이와 함께 맛있는 김치볶음밥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예헌이와 은지 언니도 짝꿍활동이 끝나고 김치볶음밥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함께 요리하고, 나눠 먹으니 맛이 배가 됩니다.
식사를 마친 후, 임미라 선생님께서 샐러드, 요거트, 블루베리잼, 딸기잼 준비해주셨습니다.
블루베리잼은 태헌이가 유치원에서 직접 만든 잼입니다.
태헌이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잼 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짝꿍활동이라, 소헌이와 함께라 많이 배우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하루를 함께해준 소헌이에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