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질서
“ 노래를 정말 못 부르면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하루종일 흥얼이고 그걸로 가지고 시끄럽다고 소리 지르는 둘째 때문에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어요. 솔직히 너무 시끄러워 네 방에 가서 혼자 부르라고 하고 싶은데, 자기 방이 거실이니 맞지 않은 성격으로 매일 전쟁이에요. 방학이니 아이들은 더 싸우고 그걸 남편에게 말하면 남편은 남편대로 나 몰라라 하고 서로 합이 없네요. 지치고 힘들고 예민해지니 의욕도 없어져요.”
위의 사례처럼 부부 사이에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아이들 문제가 끼게 되면 문제는 날개를 단다. 잡히지 않으면서도 주변에서 맴맴 이는 모기와 같이 생각을 떨치기가 힘들다.
인간은 하루에 500가지 이상의 결정을 내리며 산다. 이러한 결정은 큰 문제와 소소한 문제로 구분되어 어렵거나 진중한 결정이 필요하면 시간을 들여 결정 내려야 하고 소소한 작은 일은 습관처럼 기존에 학습된( 익숙한) 방식으로 결정하려 한다. 그런데 가만히 점검해 보면 이러한 결정에서 시간을 많이 내어 진중해야 하는 것에는 즉흥적으로 판단하면서 오히려 작은 결정에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지 않은가? 예를 들어 아이들의 다툼은 아이들에게 가족관계로 인해 미치는 영향이 이후까지도 오래 이어지고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거나 그냥 아이들 신경질적 다툼으로 반복되는 갈등이 무시되다 보면 이는 시간이 지난 후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한편 세탁기를 어떤 것을 살까? 내가 원하는 물건을 좀 더 싸게 사기 위해 언제 백화점 세일이 들어가지 신경 쓰는 일은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해마다 정기적인 세일을 하고 있고 새로운 물건은 늘 출시됨에도 물건 구매를 위해 들이는 시간이 너무 많다.
우리는 한정된 시간에 살고 있다.
그래서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의 효과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의 인생에서 주로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내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은둔형 외톨이, 즉 관계의 스토리가 없는 사람은 이야기 꺼리도 없음으로 남의 이야기로 관심을 채운다. 남의 SNS에 올라와 있는 타인의 삶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행복의 기준을 삼기도 한다. 허무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 드라마에서의 스토리라도 없으면 인생은 더 건조해지고 인간 내면의 에너지는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원망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분노의 화살이 되어 사회로 쏘아지게 될 수도 있다. 처음에 화살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한다. 하지만 견디기 힘들어지면 화살의 시위는 밖을 향하게 되고 타인과 비교하며 열등감을 강화 시키고만다. 남은 남이고 나는 나인데 이러한 주체와 객체를 구분하기 힘들어지면 자신도 모르는 순간 혼돈의 세계로 들어가 버린다.
최근 읽은 책 혼돈의 해독제라는 부재를 가진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쓴 조던.B 피터슨의 책에 ‘나뭇잎을 보고 있으면 나무가 보이지 않고 나무를 보고있으면 숲이 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라는 글이 반짝거리며 눈으로 들어온다. 인간의 제한된 상황, 즉 시간과 공간에서 인간이 가장 편안하기 원하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혼돈과 질서의 균형은 필수적이다.
몸과 마음의 혼돈에서의 균형 잡기, 물질적인 풍요에서 버리는 것을 통한 물질로부터의 자유, 애착으로 인한 애정 갈등에서의 거리를 통한 불안정 애착 치유. 이런 모든 현상은 헤겔이 말한 일원론적 사고 안에서 보면 서로 연결되어 움직이고 우리는 몸이 좌·우로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신체 측만이 생기지 않도록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고 건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