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2147744_thumb.jpg)
제주에 봄이 왔다. 따사로운 기온이 온전히 감싸는 그런 봄이. 그와 동시에 제주엔 다양한 꽃들이 핀다. 유채꽃과 벚꽃, 그리고 곳곳에 피어나는 갯무꽃과 같은. 곧 두피디아에 벚꽃 명소들을 소개할 테지만, 봄의 제주는 그리 낭만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아니 지난 일주일 동안은 낭만이 없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계절 내내 한라산 위로 형성되는 구름들은 비를 내리고, 특히, 그 비는 봄과 여름 어마어마한 양으로 쏟아진다. 이번 일주일은 그랬다. 한 번도 맑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그저 흐린 하늘의 모습으로 비를 내렸다. 그렇기에 나는 떠났다. 흐린 날과 어울리는 장소를. 사계절 내내 흐린 날이면 떠나볼 법한 '천미천'을.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3043645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3049907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3054108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3100588_thumb.jpg)
천미천을 향하는 길목 그 위에서 만난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종종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66 1층
천미천으로 향하는 길. 문득 친한 동생이 '종종제주'에서만 파는 굿즈 하나를 사 와달라는 말이 생각났다. 동생의 생일도 다가오는데 그 굿즈를 선물로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는 잠시 걸음을 돌려 종종제주로 향했다. 그녀가 원했던 굿즈는 세라믹 아트팀 '토인즈'가 만든 명물 굿즈 '척'이라는 캐릭터였다. 사실 굿즈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나는 토인즈도 척도 생소했지만, 굿즈를 사랑하는 마니아층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유명한 네임들이었다.
종종제주는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굿즈샵이었다. 귀여운 오리 캐릭터가 맞이하는 종종제주. 굿즈를 잘 모르는 나지만, 귀엽고, 힙한 게 무엇인지는 알기에 왠지 모를 두근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치 새로운 레고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부푼 마음으로 들어선 굿즈샵. 그 안에는 다양한 캐릭터 굿즈들이 즐비해 있었다. 유명한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작품들로 가득해 힙한 느낌과 특별한 느낌마저 주는 종종제주. 이곳은 분명 조천읍에서 가장 핫한 굿즈샵임에 분명했다.
척은 인기 상품이라 많은 제품들이 품절된 상태였다. 몇 개 남지 않은 캐릭터 중 하나를 집어 선물하기 위해 포장한 나는 동생에게 보여주며 구매 인증을 남긴 뒤 기뻐하는 동생의 이모티콘에 힘입어 원래의 목적지인 천미천으로 걸음을 옮겼다.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034869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041244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145520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149379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206601_thumb.jpg)
내가 사랑한 반영
천미천
천미천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라산 동쪽 흙붉은오름과 성널오름 사이 협곡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흐르다 구좌읍 송당리에서 남동쪽으로 흘러 성불오름 부근에서 표선면 성읍리를 고리모양으로 흐르는 2개의 물길을 형성한다. 각자 흐르던 하천은 다시 합쳐진 후 남동쪽으로 흘러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에서 해안으로 합류한다. 천미천은 제주도권역의 지방하천으로 하천의 수계는 본류인 천미천과 지류인 진평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천연장은 25㎞, 유로연장 25.7㎞, 유역면적 126.14㎢이다.
유역 중부를 제외한 하천 유역의 모양은 가늘고 긴, 나뭇가지 형태의 수지상(手指狀)을 나타낸다. 하천변으로 중·소규모의 농경지 및 과수원이 형성되어 있으며, 유역 대부분은 목장지로 이루어져 있다. 하상경사는 상류부 약1/60, 하류부 약 1/120 정도로 나타났다. 유역 내 관광지로는 상류부에 산굼부리, 중류부에 성읍민속마을 등이 위치하고 있다.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527960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533525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15540185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0014322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0023116_thumb.jpg)
내가 사랑하는 것이 모인
천미천을 알게 된 건 작년이었다. SNS에 보이는 너무나도 매혹적인 풍경. 그 모습에 반한 나는 주소도, 장소에 대한 힌트도 없었지만, 찾고 찾고 찾아 이곳이 천미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틈만 나면 찾아갔다. 사랑스럽고도 아름다운 천미천을. 하지만, 지금 천미천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나만 알고 싶은 장소라는 게 없는 나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뿌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랑받아 마땅한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612175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536134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536062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1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632121_thumb.jpg)
천미천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한 장소였다. 천이라고 하지만, 강수가 풍부하지 않다면, 물이 흐르지 않는 천을 가지고 있다. 제주의 대부분 천은 '건천'이라고 해서 구멍이 송송 난 지반 아래로 스며들어 강수가 풍부한 여름이 아니면 잘 흐르지 않는다. 나는 이런 고여있는 천을 대개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반영 때문이다. 풍경이 잔잔하게 고여있는 물 아래 고스란히 비쳐 마치 유화 물감처럼 아스라이 빛나는 게 좋다. 그런데 여기 천미천은 멋들어진 나무들이 우뚝 서서 반영으로 비친다. 그 모습만으로도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천미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뒤쪽 너른 초원이 존재한다. 대부분 천과 함께 사진을 남기고 떠나지만 나는 이 뒷 배경의 초원을 사랑해 오랫동안 머문다.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2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617489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2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617435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2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652343_thumb.jpg)
![흐린날이면 생각나는 [천미천, 블루보틀]2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3%2F26%2F20230326121639851_thumb.jpg)
천미천과 함께 가기 좋은
블루보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번영로 2133-30
천미천 바로 옆 블루보틀이 생겼다. 사실 천미천이 함께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블루보틀이다. 블루보틀이 생기며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걸음을 향했고, 그 옆에 있는 천미천까지 관심이 쏠렸다. 나는 천미천을 여행하며 블루보틀은 가보지 않았는데, 이번엔 어떤 연유인지 블루보틀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회색빛 건물에 하늘색 유리병이 눈에 띄는 블루보틀. 브랜드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로고의 중요성을 깨달은 나는 내부에 손님으로 가득한 블루보틀을 만날 수 있었다. 커피를 마시려면 웨이팅이 필요한 상황에 아이러니했던 나는 테이크아웃을 했고, 잠시 블루보틀을 구경한 뒤 빠져나올 수 있었다. 미국에서 블루보틀 커피를 마시고 그리 맛있다는 생각을 못ㅍ했던 나기에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커피는 훌륭했다. 입맛에 딱 맞는 적당한 바디감이 있는 커피였다. 손에 쥐어진 하늘색 로고. 나는 이 커피와 함께 흐린 날의 여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