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유난히 밤새 눈이 많이 내려 미끄러운 길을 엉금엉금 출근했습니다.
마침 오늘 점심시간에 교수님과 간호사님들과의 중보기도 모임이 있기에 간식거리를 챙겨오느라
조금 늦게 사무실에 출근하게 되었지요.
외투를 벗어려는 순간, 누군가 문을 노크했습니다. 옷도 채 바꾸어 입기 전에
문을 여니, 오랜만에 만나뵙는 박수녕선생님이었습니다.
오랜 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우리 원목실이 신축기간동안 이리저리 이사를 많이 다녔거든요.
그래서 오실 때마다 구석진 곳에 임시거처로 있었던 지라 찾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박수녕선생님이 궁금하였던 차였지요
박수녕선생님은 부산에 사시는 중학교 미술선생님이십니다.
6년전 말기 대장암환우로 사경을 헤매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신 분입니다.
믿지 않던 가정에서 살아오셨고, 예수님에 대해서도 잘 모르신 분이셨습니다.
그저 중학교 미술선생님으로, 착실하고 성실하게 살아오셨습니다만, 예의치 않게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고, 수술하시고 오랜기간동안 항암을 해 오셨습니다. 공무원인 아내도 1년간 남편의 병간호를 위해 휴직을 하셨습니다. 치열한 암과의 싸움에서 수술이후 장폐쇄까지 다다르자, 모든 것을 제쳐놓고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그 당시 1층 교직원식당옆에 임시로 마련된 병원예배실을 찾으셔서 수요예배에 참석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바짝 마른 분이 설교하는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 눈망울을 잊지 못합니다. 호기심과 기대심리(?)라고 할까요? 무언가 알지 못하는 갈망의 눈초리로 말씀을 선포하는 저를 바라볼 때, 저의 얼굴이 따끈할 정도였습니다. 수요예배는 20명 미만의 환우들이 참여하기때문에, 끝나고 난뒤에는 반드시 안수기도를 해 드렸습니다.
(그 안수기도가 마치 목사님 자신의 병이 낫기를 기도하는 것처럼 간절하게 목사님이 기도해 주셨다고 오늘 아침에 오셔서 고백하시네요----오늘 아침에 눈이 쌓인 길을 뚫고 부산에서 외래로 일찍오셨다고 합니다. 6개월의 외래로 채혈과 CT촬영을 위해 체크하시는 것이지요.)
그 당시는 88병동에 기도방이 있어서 매일같이 환우들과 매일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우리 선생님도 꼭 참석하시고 말씀을 듣고 병실로 돌아가서는 하나님께서 말씀 들을 때에 보여주셨던 환상을 스케치북에다 꼭 스케치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스케치 했던 모든 그림이 '빛'으로 표현하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완치 판정이 난 후에, 복직을 하셨고 계속해서 빛으로 표현되는 하나님의 형상을 그림 그리기 시작하여
2년전에는 마침내 그림전을 열기도 하셨습니다.
부산의 대연동 교육회관에서 작품전 하신다고 카탈로그도 보내오셨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했지만,
하나님의 사랑의 빛이 박수녕선생님과 그 가족들에게 임한 것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기적으로 살아나신 박수녕선생님을 향후에도 오랫동안 뵙기를 소망합니다.
행복하세요 선생님과 아내되시는 이은정 집사님!!!~~
두분이 올해 집사 직분 받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첫댓글 박수녕 선생님, 이은정 선생님이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된 것을 기뻐합니다. 집사님 되셨다니 더 감동적입니다. 더군다나 따님이 서울에 대학에 합격하셔서 더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잘 살아가시는 가정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