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한기총'이다.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의 약자다.
그야말로 교계의 리더들이 모여서 신앙과 선교 그리고 나눔과 봉사를 위해 토의하고 기도하는 모임이다.
덕망 있고 존경 받는 분들의 집합체인데 최근에 냄새나는 추태가 계속 불거지고 있어 안타깝다.
전임 회장이었던 '이광선 목사' 측은 현 회장인 '길자연 목사' 측을 상대로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고,
길 목사 측은 전임 회장 측 26명을 '10년간 회원자격 박탈'이란 중징계로 상호간에 살벌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회장선거에서 돈을 살포했고 권모술수를 자행했으며 상대방을 중상모략 했다는 것이 서로의 주장이다.
교계의 높은 분들이 이게 무슨 행동인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주일마다 예배당 강단에서 거룩함, 순종, 헌신을 설파하는 분들이 어째서 서로를 고발하고 상대에게 화살을 겨누는 것인지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좌절과 슬픔을 달래기 힘들다.
한심하고 서글프다.
'한기총'은 한국 기독교 66개 교단과 19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는 개신교의 최대단체다.
정기적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 재계, 문화계, 언론계 인사들과 회동을 하며 한국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숙고, 심의, 의결하는 중요한 모임이다.
회장직은 힘과 권위가 있는 자리다.
그러니 서로가 차지하려고 안달이다.
그 과정에서 정도를 벗어난 음해와 투서가 난무했다.
삼류 정치판보다 더 썩어 문드러진 내부를 마치 간증이라도 하듯이 스스로 까발리며 치부를 드러냈다.
부끄럽다.
많은 분들이 한국 교회의 타락과 퇴보에 대해 개탄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하다.
선량한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허탈감과 자괴감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평소에 강단에서 섬김과 헌신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선 계율과 신의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고 있다.
볼썽사납고 눈 앞이 캄캄할 따름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교계의 성직자들이 이러할진대, 우리 사회가 언제쯤 맑은 계곡물처럼 청량하고 싱그럽게 정화되어 흐를 수 있을까?
안타까움과 슬픔이 내 가슴팍을 쥐어뜯는 밤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바로 알고, 기도한 바를 그대로 행동으로 옮겼으면 좋겠다.
오랜 세월 동안 소망하고 간구했던 대로 사는 것이 기적이 아님을 자신의 삶 속에서 증명해 주기를 기도할 뿐이다.
세속에 물든 성직자들의 부패는 위정자들의 실정이나 폭정보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주여, 저들의 교만과 타락에 채찍을 드시고 수많은 교인들의 영혼을 위로하소서"
2011년 3월 9일.
심야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