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흙 담을 등에 보이게 나와 내 옆에 한 사람이 흙 바닥에 앉아 있다. 옆사람이 여자인데 누군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갑자기 굵고 커다란 흰 색 뱀이 흙 담 반대편에서 넘어 온다. 나와 옆사람 머리 위에서 뱀 머리가 흔들거리며 돈다.(며칠전 다음 인터넷에서 보던 크고 굵은 흰 뱀과 비슷하다.) 우리 왼쪽에 경숙씨 남편이 있다.(나와 동갑인 경숙씨는 우리 옆동에 산다. 그의 남편은 대학 교수이고 환경에도 관심이 많아 활동하는 점잖은 분이다. 한번도 제대로 보진 못했다)
큰소리로 강단에 서서 얘기를 하는데 화가 난듯한 느낌이다. 윗옷을 다 벗는다. 바지를 내린다. 예전 모 가수가 억울하다고 옷을 벗는 제스쳐를 한게 생각난다. 퉁퉁한 그의 알몸이 드러나고 사각 팬티만 남았다. 제발 다 벗지는 말기를 두 손모아 빌었다. 다행히 거기 까지만이었다.
그가 어느새 우리 왼쪽에 서 있고 뱀이 지나가게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냥 지나갈거라고. 계속 우리 머리 위에서 얼씬거리니까 그가 뱀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 안는다. 머리를 돌려 흙담 밖에 꼬리 있는 쪽으로 놓는 순간 그의 손이 물렸다. 비명을 지른다. 그의 몸이 퉁퉁 붓고 붉은색이 되었다. 다행히 죽지 않고 나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