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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 양장 ]
안도현 글/이동근 그림 | 상상 | 2023년 06월 07일
책소개
시 같은 동시, 동시 같은 시
서로 손을 잡는 세상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는 서정적 시선을 통해 사회의 아픔을 감싸 주는 작품들로 유명한 안도현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이다. 시와 동시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안도현 시인의 능력이 이번 동시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좋은 주제와 재미있는 장면과 함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를 훌륭한 동시집으로 만드는 것은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이다. “물에 빠진 연꽃은 왜 내게 향기를 보내는 걸까”(「궁리」), “장미는 자기가 꽃인 줄 모르고 빨갛게 피잖아”처럼(「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서정적 분위기가 물씬 피어나는 문장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 동시집은 쉽게 읽히는 표현과 감각적인 언어 구사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에게도 시적 표현의 재미와 감동을 준다.
안도현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눈썰매 타는 임금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백석평전』,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그림 이동근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1982년부터 2020년까지 15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해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목정문화상, 전북예술상 등을 받았다.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 교수를 지냈다.
안도현 네 번째 동시집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을 수상한 안도현 시인이 네 번째 동시집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상상)를 펴냈다.
동시는 시인들에게 '동심'과 같다. 냉혹한 현실과 피로한 사회에서 벗어나 가장 깨끗한 마음으로 물, 꽃, 풀 등을 바라보며 아이들을 위해 쓴 시는 그만큼 순수함이 묻어있다는 의미다.
동시집에는 오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예천에 내려간 안 시인이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 담겼다. 고향에서 생활하며 아이들의 눈높이로 본 예천은 날아가는 벚꽃잎에서 돼지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거나('돼지가 날아가네') 소금이 바다에 있는 맷돌에서 나오는 줄 알았다는('염전에서') 유쾌한 상상으로 채워진다.
안도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의 모습과 함께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시를 통해 그린다. 살아 있는 자연을 대하는 서로 다른 두 모습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시에서 그치지 않고 환경 파괴에 대해 가져야 할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기도 한다.
신재우 기자(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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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 네 번째 동시집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펴내 (jjan.kr)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시적 표현의 재미와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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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과 이동근 화가 콜라보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 전북도민일보 (domin.co.kr)
김제곤 아동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시인만큼 철저한 관찰자가 없고, 이 세상 만물에 눈과 귀를 열고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면서 “그는 자연에 대해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경이와 사랑의 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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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풀잎 하나 / 안도현
초록 풀잎 하나가
옆에 있는 풀잎에게 말을 건다
뭐라 뭐라 말을 거니까
그 옆에 선 풀잎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풀잎이
또 앞에 선 풀잎의 몸을 건드리니까
또 그 앞에 선 풀잎의 몸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들끼리
한꺼번에 흔들린다
초록 풀잎 하나가
뭐라 뭐라 말 한 번 했을 뿐인데
한꺼번에 말이 번진다
들판의 풀잎들에게 말이 번져
들판은 모두
초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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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한 마리가 뛰어가면 / 안도현
고라니 한 마리가 뛰어가면고라니 발바닥만큼 발딱 낙엽들이 일어나고고라니 주둥이 같은 돌멩이들이 비탈로 굴러가고비탈 아래 구지뽕나무가 날름 잎을 내밀고고라니는 뽕잎을 뜯어 먹다가 이마로 나무를 들이받고그러면 가지 끝에 앉았던 어치가 건너편 콩밭으로 날아가고고라니는 어치 울음소리 따라 냅다 달리고콩밭 콩잎들 살갗에 솜털이 송송 돋고고라니 앞다리의 털이 더 붉어지고송곳니는 길쭉해지고 엉덩이는 동그래지고그때 목이 마른 고라니가 골짜기 쪽을 바라보면산속에 혼자 사는 웅덩이가 고라니더러 물을 먹으라고밤새 수면에 깔려 있던 어둠을 걷어 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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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 안도현
땅속의 실을 뿌리로 뽑아 올려서 가지 끝에 감아 두었다가 햇볕에 말려서 늦은 봄에 노란 꽃으로 수를 놓아서 실타래에 감긴 실이 너무 바삭해지면 장마철에 분무기로 비를 뿜었다가 다시 꺼내 말려서 동그란 초록 열매들이 까매질 때까지 옷감을 짠 다음에 개켜서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겉으로 삐죽 나온 가지는 다리미로 다려서 구겨진 잎사귀는 반듯하게 인두로 다려
팽나무는오백 년 동안 일해서 만든 그늘을 펼쳐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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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있다 / 안도현
바람을 붙잡아야 한다아주 멀리까지 가서 살아야 한다꽃대 끝에 맺힌 꽃씨를 최대한 위로 밀어 올리면서납작하게 땅에 엎드린 민들레그 하얗고 작은 꽃씨에게도엄마가 있다
나는 괜찮다 어서 먹거라새끼들 불러 먼저 밥 먹이면서배가 고프면 하품 몇 번 하고가만히 앉아 새끼들 바라보는 고양이제일 나중에야 남은 먹이 가까이 다가가는엄마가 있다
앓다가 축 늘어진 새끼를 등에 업고보름 넘게 등에 업고 수면 위로 떠받쳐 올ㄹ는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우는 돌고래의 엄마가 있다
북극에 사는 부리가 큰 펠리컨부리 밑 주머니에 먹이를 저장했다가추운 겨울에 새끼들에게 먹이는 펠리컨봄이 오기 전에 먹이가 떨어지면자기 가슴살을 찢어 새끼들에게 먹인다는 펠리컨병에 걸려 죽어 가는 새끼를 살리기 위해핏줄을 터뜨려 핏물을 입에 넣어 준다는엄마가 있다
외할머니 돌아가신 뒤에그동안 뭘 그리 잘못했는지내가 잘못했다고 엄마 용서해 달라고장례식장에서 애처럼 펑펑 울던 엄마에게도엄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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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 / 안도현
트럭 짐칸에 앉아 달리면
나도 풍경을 뒤로 밀어낼 수 있을까?
강둑을 따라 강물과 나란히 가는 기차는
분명 고분고분하고 착한 뱀이겠지?
옆에 선 나무의 손을 잡지 않았는데
왜 나무와 나무는 친한 사이처럼 보이는지
맨발로 거리를 혼자 걸어가면
누가 내게 맨 처음 말을 걸까
교실 유리창에 붙은 어떤 손바닥 자국
이 손바닥의 주인은 지금도 손을 흔들고 있을까
우는 걸 잊어버린 풍금에게
아기가 손을 갖다 대면 풍금이 울 것 같고
나비가 바위 속에서 태어났다는 건
아무도 모르고
알아도 말하지 않는 것 같고
물에 빠진 연꽃은 왜 내게 향기를 보내는 걸까
갑자기 연잎을 밟고 연못을 건너는
소나기의 속도
조팝나무 가지 맨 끝에 앉아 흔들리는
딱새의 몸무게
딱새의 나이
좋아하는 감정은 심장처럼 숨겨 두고 있어야 하는 걸까
입술 밖으로 꺼내서 내밀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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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 안도현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자기가 물인 줄 모르는 빗방울이
골짜기를 만들었고
강을 만들었다는 건 알지만
자기가 별인 줄 모르는 북두칠성이
천체 망원경을 만들었다는 건 알지만
자기가 공인 줄 모르는 야구공이
글러브를 만들었다는 건 알지만
자기가 방귀인 줄 모르는 냄새가
찡그린 얼굴을 만들었다가
민망한 표정을 만들었다가
까르륵 웃음을 만들었다는 건 알지만
등 뒤에서 두 손으로 네 눈을 가렸을 때
너 누구야! 하고 네가 깜짝 놀라 소리 지를 때
내가 누구라는 걸 어떻게 말하겠어
장미는 자기가 꽃인 줄 모르고 빨갛게 피잖아
도마뱀은 자기가 파충류인 줄 모르고 연못가에 살잖아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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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즐겁고 친근한 세상을 만드는 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에는 고정된 틀 없이 세상을 자유롭게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잘 담겨 있다. 날아가는 벚꽃잎에서 돼지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거나(「돼지가 날아가네」), 소금이 바다에 있는 맷돌에서 나오는 줄 알았다는(「염전에서」) 아이들의 세상은 그 자체로 유쾌하게 느껴진다. 천진난만하게 보이는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이 동시집을 읽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아이들의 시선은 즐거움과 함께 중요한 것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동시집 속 아이는 둥지에서 입을 벌리고 어미를 찾는 딱새를 따라 함께 입을 벌려 본다(「딱새」). 아이가 아무런 편견 없이 딱새와 자신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아이들의 넘치는 상상력은 다른 존재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를 읽은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유연한 생각과 상상력이 세상을 더 평화롭고 친근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하는 방법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속에서 자연은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시의 힘을 빌려 살아 움직인다. 풀잎이 서로 말을 걸며 들판을 푸르게 물들이기도 하고(「초록 풀잎 하나가」), 나무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그늘을 직접 펼쳐 주기도 한다(「팽나무」). 혼자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자연의 구성원들은 서로 손을 잡고 커다란 전체를 이루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처럼 그려진다.
자연이 살아 있다는 것은 곧 자연이 사람과 동등하며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동시집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의 모습과 함께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그려진다. 독자들은 살아 있는 자연을 대하는 서로 다른 두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환경 파괴가 심각한 문제로 이야기되고 있는 지금 꼭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 같은 동시, 동시 같은 시
시와 동시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안도현 시인의 능력이 이번 동시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좋은 주제와 재미있는 장면과 함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를 훌륭한 동시집으로 만드는 것은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이다. “물에 빠진 연꽃은 왜 내게 향기를 보내는 걸까”(「궁리」), “장미는 자기가 꽃인 줄 모르고 빨갛게 피잖아”처럼(「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서정적 분위기가 물씬 피어나는 문장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언어를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특성 때문에 시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는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는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동시의 표현을 유지하면서 시적인 문장들을 구사한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색다르고 감각적인 표현을 구사하기 때문에, 이 동시집은 아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시적 표현의 재미와 감동을 준다.
첫댓글 참 궁금합니다.
동시의 독자는 누구인지.
'아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시적인 표현의 재미와 감동을'줘야 하는지.
과연 이 시들을 읽은 아이들이 재미와 감동을 받을 것인지....
참 궁금하긴 합니다.
아,
시인으로 명성을 떨구신 분들이, 왜 동시를 쓰시는 것인지,
그것도 참 궁금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