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시계는 6시 30분에 맞추어 놓고 자다가 알람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아이쿠, 깜깜해, 눈도 뜨기 싫네, 하지만 나 자신과 약속했는데.'
어제 입었던 쿨맥스 유니폼을 입고, 부산대학교로.
7시 5분전에 운동장에 도착하니, 우리의 성실한 일달지기 조일환 동기가
우리 플랭카드를 걸고 있데요.
내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입고 있는 우리 유니폼 'CoolMax'의 뜻을 피부 깊숙히 느꼈습니다. '엄청 춥다'
잠결에 어제 낮에 입었던 대로 입고 나왔던 것을 후회.
한분씩 우리 선수들이 도착하는 중에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몇시간 전까지 같이 술을 마셨던, 구용운 선배, 그리고 박미영도 오네요.
"와! 대단한 선배와 후배... 일찍 온 나는 더 대견하고..."
어제 김문겸 교수님께서 이런 감정을 'narcissism'이라 했는데, 하여튼 뿌듯함과 반가움.
달리면서 일달지기는 오늘 처음오신 74학번 선배를 상냥하게 챙기고,
앞장 서서 달리는 최미영은 가쁜 숨을 몰아 내쉬면서 열심히 달리고,
7시 40분에 대운동장에 도착하니 드디어 떠오르는 눈부시고 커다란 해를 안고 가슴에 품고 푹신한 트랙을 달리니 '나는 신선이다'
천천히 걸어서 삼밭골 약수터에 올라가니 "아이고 추워라"
어제 김문겸 교수님으로부터 전해들은 말씀이 생각나네요.
"산악인은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정복하는 것이다"
그래도 다음에는 꼭 든든하게 입고 와야지.
그래도 아침먹고 아들과 허심청 온탕에 앉으니 부러울 것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