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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습서] 채팅 전과 大발행(1) 교육인적자원부 도대체
자, 위의 시를 읽고나서 분명 오른손을 번쩍 들며 "재청합니다!"를 외쳐 버린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잠깐 등 좀 내밀어봐라. 토닥토닥~~ 웁... 누가 토하라고 했느냐! TㅇT 솔로를 탈출하고저 하는 너거뜰의 몸부림은 결연함을 넘어 때로는 암담함을 앵겨줄만큼 처절하다. 마음이야 보따리 하나 들고 거리로 나가 보쌈이라도 하고싶겠지만 자칫 붙들려간 구치소 안에서 임자를 만날 수도 있겠다.
무작정 미팅을 하자니 폭탄이 나올 위험 부담이 넘 크고, 헌팅을 하자니 용기가 없고, 결혼 정보 업소에 가입을 하자니 돈이 없는 수많은 중생들. 너희들을 위해 딴지에서 덩아전과와 포준전과에 이은 전과의 명작, <딴지 채팅 전과>를 발행하였으니. 먼저 이번 호 입문편에서 <대화명 작명법>에 관해 배우기로 하자. 뭐? 넌 이미 실력자인 관계루 입문편이 필요엄따구? 어허.. 기본기를 다지는 거슨 아무리 반복해도 과도하지 않은 것. 구석에서 얼차례하며 진도를 따라오기 바란다. 대화명 대화명 작명은 곧 채팅의 시작이요 시작은 반이다. 표현이 매우 진부하지만 전과가 별 수 있냐? 어쨌든, 타자 연습을 할 목적이거나 심심해서 시간이나 때우려고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작명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대화명인 경우 귓속말을 걸었다가 이름 때문에 바로 퇴짜를 맞을 수도 있는 법. 원대한 뜻을 채 펼쳐보지도 못 한 채 뿌리쳐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기본기에 충실한 작명이 필요하다. 비싼 돈 들여 철학관 갈 필요 엄따. 전과로 공부하자. 그럼 채팅방에 넘쳐나는 실례들을 함께 보며 작명 방법을 연구하자.
채팅을 하며 자신을 알리려기 보다 대화명에서부터 PR을 하고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 경우 잘하면 대화방에 들어가면서부터 또는 1:1 대화 신청을 하는 순간부터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자칫하다간 왕자공주병 내지 뻥쟁으로 몰려 따가 될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의 예에 보이는 '新귀족' '神들의 두목' 처럼 한자를 적절히 섞어 해박함을 자랑하는 방법도 있다. 단, 醴, 瀕 등 남들이 잘 모르는 한자를 사용할 경우엔 오히려 역효과가 있음을 명심하자. 근데 저게 무슨 한자냐구? 딴소리 그만 하고 언능 진도나 따라와라. '연봉 1억2천 노가다'나 '돈굴리는 사나이' 등은 재력을 과시하는 데 부족함이 없으나, 자칫 스크루지나 전두환, 노태우로 오인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 '세수하면 김민종' '하얀 메딕' '유치원때 1진' 은 나름대로 귀여운 이미지를 풍기는데 성공한 케이스이다. ※point: 자기 PR법의 핵심은 폼나면서도 오버하지 않는 것!
그에 비해 자기를 비하하며 들어가는 법도 있다. 이는 대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신을 굽히는 방법이라 하겠다. 서로가 킹퀸이라 우기며 온갖 구라킹퀸이 판을 치는 대화방의 세태에선 오히려 겸손한 게 빛나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노리는 작명이다. 서로 잘났다고 과시하며 온갖 구라가 난무하는 채팅방에서 이러한 대화명은 동정심이나 솔직담백함을 앞세워 의외의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의외로 너무 킹퀸인 사람에게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게 심할 경우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 대화방의 유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니 적절한 수위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수위를 가늠할 수 있는 훈련이 요구되는 형태이다.
예제를 보자. 스스로를 '시다바리
인생' '빈곤한 이정재' '떵자루'라며 비하하고
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토닥여주고 감싸주고 싶은 맘이 들게 만들
수 있는 대화명들이다. 뭐샤? 진짜 착한 사람이 아니고선 저런
대화명에 관심을 갖겠냐구? 어허.. 바로 그걸 노리는 게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는 한 방법이란 소리다. 보다 더 많은 사람의 보호심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마지막의 예처럼
'난 못생겼지만 미남이 좋은걸...' 식으로
살짝 아양을 떨며 이해를 구하는 방식이 있다. ※point: 자기
비하형엔 적절한 수위 조절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상황을 묘사하며 난 이런 사람인데 얘기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고 알리는 형태. 완전히 새 되고 학고를 당했으니 얼마나 꿀꿀하겠냐, 누가 나 위로좀 해다고.. 이런 메시지를 슬쩍 내비치는 작명법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동병상련을 느껴 쉽게 접근, 금방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이 팬티가 없는 사람은 벙개를 때려 의류상가에 쇼핑하러 가면 되고, '연:고대 목표'인 사람덜끼린 오손도손 모여 스터디를 하덩가 학교 견학을 가덩가 하면 된다. 물론 그 다음의 연애 공략은 입문편에선 다루지 않는다.
'넘 기뻐!' '추카해주세여' 처럼 즐거운 심정을 묘사하는 방식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축하한다거나 이유가 뭐냐는 핑계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단, '웅..똥매려' 같은 경우엔 도대체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지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함을 금치 못하게 하는 좋지 않은 예가 되겠다. 똥이 마려워 채팅을 금방 끝내야 한다는 건지, 똥 마려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건지 의중을 읽어내기 힘든 대화명이다. 이런 애매모호한 작명은 되도록 피한다. ※point: 상황 묘사는 애매모호하지 않게!
호소법은 말 그대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애끓는 호소로 상대방을 찾는 방법이다. 대화명을 본 순간 호소를 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알아서 연락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의 '돈꿔주랑' 같은 경우 어느 방에 있나 위치 파악을 하니 방제가 '돈10만원만 꿔주라'인 곳의 방장이었다. 대화명과 방제가 일치하면 시너지가 발현, 효과는 레벨업된다. '이띠~돈 좀 줘봐!' '15$급구' 처럼 단순히 대화명만 만들어 놓은 채 무심히 말을 걸 상대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목적에 부합되는 상대방을 만날 수 있다는 적중률면에선 우수할지 모르나, 우연히 스치듯 만날 수 있을 운명을 놓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름다운 초보'의 경우 '초보임 봐줘' '초보입니다'같은 경우보다 훨씬 진한 호소력을 가지며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좋은 작명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전설로 남고싶다' '세상을 지배하고파' 등은 누구에게 호소하는 건지 대상이 정확하지 않은 좋지 못한 작명이다. 전설로 남고싶으니 작가 지망생이 와서 설화를 써달라는 건지, 세상을 지배하고 싶으니까 내 밑에 들어올 사람만 모이라는 건가. 이런 실수는 하지 않도록 한다. ※point: 호소법을 사용할 땐 대상을 정확히 규정하기!
마주친 사람으로 하여금 황당함을 유발, 머릿속에 각인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즉시 반응하여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황당 유발법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 한참 대화방을 뒤져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을 때 아까 마주쳤던 황당한 대화명을 검색, 찾아내어 말을 걸어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주목하라. 황당 유발법은 스스로 충격적인 대화명을 연구개발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며, 감각을 익히기 시작하면 그때부턴 청산유수로 다양한 대화명을 이끌어낼 수 있다. 자기 머리론 정 생각이 안 날 경우엔 다른 이의 대화명에 힌트를 얻어 살짝 패러디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위의 '마약엔 말이 들어가냥- 사약엔 뱀이 들어가남?', '수녀님 꼬신 스님- 스님 꼬신 수녀님' 등이 이러한 경우. 단, 띄어쓰기가 너무 많거나 맞춤법이 심하게 틀렸을 경우 상대방의 기억에 남아도 검색하지 못하는 아픔이 따를 수 있으니 이 점 주의하라. ※point: 황당
유발법은 패러디가 가능!
상대방의 감성에 호소하는 작명법도 있다. 첫예제인 '너 어느 별에서 왔니?' '방금 헹구어낸 햇살' 은 깜찍하며 순수해보이는 우수한 대화명이다.
예제를 쭈욱 살펴보면 알겠지만 노래 가사나 시의 일부분, 드라마 제목, CF카피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시간과 노력이 절약되는, 비교적 창작의 고통이 덜한 작명법이다. 대신 평소에 각종 매체에서 감성적인 문구를 채집, 자신만의 노트나 수첩에 스크랩해놓는 정도의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 감성 호소법의 경우 어차피 닭살로 밀고 나가자고 결심한 터라면 그 정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려도 무방하다. 오버란 걸 알면서도 가슴 한 켠에 은근히 파고드는 것이 인간의 감성인저. 망설이지 말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라. 단, 공략하고자 하는 연령층을 감안해서 시도해야 한다. 20대 초반을 염두에 두고선 자기가 30대라고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같은 작명을 저지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을 빚을 수 있다. 주의하라. ※point: 감성 호소는 무한대로! 그 대신 공략 연령층을 감안해서!
본 방법은 사실 '법 '이라고 부르기에도 난감한 작명법이다. 이름이 괜히 무뇌법이 아니다. 뇌가 없는 것처럼 작명한다는 뜻에서 이름지어진 방식. '12345' 'ㅁㄴㅇㅀ' 처럼 키보드 자판 배열 순서대로 성의없이 대충 입력하거나 기분 나쁜 듯 마구 친 느낌이 나는 '!@#@*%^*##%^&' 등이 케이스. 특히 후자의 경우 자기 소개를 할 때 "네! 저는 ㅇㅇㅇ입니다!" 라는 명료하고 깔끔한 필이 들지 않고 "네! 저는 !@#@*%^*##%^&입니다!" 와 같이 정신없고 어수선하며 씩씩하지 못한 느낌을 주는 매우 좋지 않은 예이다. 무뇌법의 경우 대부분의 대화명이 노력없이 이루어졌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잠깐 들러 혼잣말이나 하고 가야겠다 내지 공략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확신하는 사람만 이용할 것을 권한다. '一心' '좌약' 등도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대화명이며, 마지막에 끼워넣은 'good mooning' 의 경우 morning의 오타로 '엉덩이를 까보인다' 뜻의 mooning을 기재, 무성의함이 미치는 폐단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예제에 삽입하였다. ※point: 무뇌법은 되도록 자제를! 성의없는 작명은 이제 그만!
지금 이 항목을 보고 있는 이들은 큰 소리로 복창한다, 실시! "악법은 법이 아니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부터 최악법은 법이 아니다. 최악의 대화명을 사용하는 것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공략에의 의욕은 넘치지만 실력이 없어 잘못 작명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난 아예 의지조차 없는 경우인 것. 누군가 본기자에게 다정히 1:1 대화를 건넸는데 본기자, 그만 화들짝 놀라 바로 거절한 적이 있었다. 그의 대화명이 위의 '활기찬 점심'. 무슨 새마을 운동하다가 새참 먹으러 가는 필의 상당히 70년대스런 대화명 되겠다. 본기자 그가 박통이나 김우중이 아닐까 의심했었다. 나스닥의 경우엔 너무 딱 딱한 이미지를 풍기며, '12.12사태, 5.16'등은 도무지 정이 안 가는 대화명이다. 특히 '피묻은 연장, 신촌사시미' 등은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도대체 왜 대화방에 입장하는지 난감하게 만드는 대표작이다. 반드시 피하라. 자기가 채팅 사이트 직원인데 경쟁사의 물을 흐려놓고 싶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 금물이다. 오늘 입문편에서 학습한 다른 것을 모조리 까먹는다 해도 이것만은 암기해야 한다. ※point: 악법은
법이 아니다!
그럼 다음 이 시간에 만나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