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翁에게 띄우는 서중문안(暑中問安) 편지
궁금한 사연을 몇 자 올리오니 소생(小生)에게도 대로(大怒)하지 마시길 앙망합니다.
광복회 회장, 이종찬 옹(翁). 유난히도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 폭염과 열대야에 노구(老軀)를 주체하시기가 힘드시지요? 그래도 언론을 통해 들려 오는 소식은 '독립기념관장' 자리 다툼에 열성이라시니 감투쟁취에 열성이 충만한 듯 느껴져서 정신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듯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李 翁께서 추천한 후보가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선임되지 않은 것에 대해 격분하시고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하는 소식은 의외여서 暑中問安겸 궁금한 사연을 몇 자 올리오니 소생(小生)에게도 대로(大怒)하지 마시길 앙망합니다.
이 옹(李翁)과 윤석열 대통령과는 각별한 사이로 윤 대통령께서 이종찬 翁을 '아버지'라고 존칭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인지요? 이 옹의 子弟인 연세대학교의 이철우 교수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동기로 알려진 절친이란 것도 사실이겠지요? 또 이 옹의 子婦인 지영미 박사가 윤석열 정부의 질병관리청장(차관급)이란 것도 틀림이 없지요? 이런 인간관계라면 이 옹(翁)께서 독립기념관 관장자리 하나 가지고 79회 광복절 행사를 두 동강내고 기념식도 정부행사와 별도로 백범기념관에 치를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드는데 특별한 사유라도 있으셨나요?
백범 기념관에서 치러진 행사에는 민주당의 말 많은 국회의원들과 정치꾼 패거리들을 비롯, 각급 단체회원들도 참석했다더군요. 그 자리는 순수한 광복절 경축행사가 아니고 "윤석열 정권 타도"의 정치적 구호까지 등장했다는 보도가 심히 걱정스럽게 와 닿았습니다. 마치 죽은 전 광복회장 김원웅이 살아나와 독설과 폭언을 내뱉었던 그 날의 기억을 다시 불러오는 듯도 했습니다. 광복회장 이종찬 옹은 공금으로 옷 사입은 김원웅하고는 뭐가 달라도 다른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요? 김원웅과 동급이 돼서는 안되시지요?
이종찬 옹과 백범 후손들은 조상 잘 만나서 번영된 대한민국에서 양지(陽地)에서 대우받으면서 살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李 翁은 경기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육군 장교로 있다가 박정희 정권에서는 국가정보를 다루는 안기부에서 공직생활도 했지요? 뿐만 아니라 전두환 정권의 5공시절엔 집권여당인 민주정의당 당료로 국회의원과 원내대표 등 정치인으로 이름을 날린 바도 있지요? 6공 노태우 정권 말기 YS와 대통령 후보 문제를 두고 생각이 달라 당시 민자당을 탈당하여 DJ의 품안으로 귀순(歸順)한 바도 있지요? 이 옹의 이같은 정치행보는 변절(變節)입니까? 아니면 충절(忠節)이었습니까? DJ정권에서 국정원장도 하면서 승승장구했지요?
각설(却說)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李 翁께서는 독립기념관 관장 후보 공모에 백범의 손자인 김진 광복회 부회장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김정명을 추천한 바 있지요? 모두 10명이 응모하였는데 서류심사를 거쳐 5명을 뽑아서 면접을 거쳐 현 김형석 관장을 선임했지요? 7인의 심사위원 가운데 李 翁도 추천인이면서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한 사실이 있지요? 심사결과 李 翁이 추천한 두 명은 낙방했지요?
추천인이면서도 심사에 참여한 것은 제척(除斥) 사유란 사실은 모르고 있었나요? 제척 대상인 이 옹이 심사에 참여한 것은 불공정 사례입니다. 李 翁 자신이 두 명을 추천하고 직접 심사를 했음에도 모두 낙방하자 기분이 대단히 나빴겠지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그래서 당선자 김형석에 대한 부적격 사유를 문제삼아 광복절 행사를 두동강 내고 급기야는 '윤석열 정권 타도'의 정치 집회장으로 만든 데 앞장선 꼴이 됐지요?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요? 李 翁은 자체 경축식장에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 없다"면서 건국절을 만들면 "얻을 것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워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요?
동참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정신적 내선일체' '윤 정권의 역사 쿠데타' '광복절을 친일부활절로 만들었다'고 헛소리를 했지요? 신임 독립기념관장 김형석은 친일 성향의 '뉴라이트' 계열로 상해 임시정부의 역사를 무시하고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건국의 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도 했지요. 친일 매국 세력과 결탁해서 김구(金九)를 테러리스트로 만들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만들려는 거대한 음모가 지하에서 계획되고 있다고도 주장했지요.
李 翁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산 국제신문의 사설은 이렇게 반론했습니다.
"김 관장의 전공분야나 연구결과물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뉴라이트'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중론(衆論)이다. 친일학자로 규정할 근거도 미약하다. 그럼에도 그의 임명을 놓고 '용산밀정' '건국절 제정 수순' '김구 테러리스트' 주장을 펴는 이종찬 회장이나 광복회에 적잖은 국민이 의아해 한다."
한국경제신문도 사설에서 "작은 꼬투리를 과장하고 없는 논란을 만들어 친일, 반일 프레임으로 몰아간 광복회와 독립운동 일부 단체들의 행보가 실망할 만하다."고 했습니다.
이종찬과 광복회의 앞뒤 안 맞는 주장에 대해 영남대학교 김영수 교수는 '제헌국회는 왜 헌법에 臨政을 명기하지 않았나"라는 '조선칼럼'에서 "분수령은 1948년 5·10 총선거였다. 김구가 소련 지지로 돌아서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임정은 몰락했다"고 지적했고 "한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오류는 독립과 건국 사이의 단절에 있고 자유와 민주의 기치로 거듭날 때 대한민국은 문명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종찬 翁, 서중문안 편지가 좀 길어졌습니다. 일제 35년 수개월 동안 독립을 위해 피흘리고 고초를 겪은 것도 잊어서는 안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을 위해 헌신한 위대한 지도자와 국민들의 공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에 목숨바친 유공자 모두를 기리기리 추모하고 편가르지 말고 모두 함께 숭앙해야 합니다.
餘不備禮. 안녕.
대한민국 만세!
2024-08-17
문무대왕 언론인
댓글
白丁*****
미국에 의한 일본 항복으로 해방되고 70년인데, 대체 광복회가 왜 있어야 하나? 광복절이야 그대로 국경일로 경축한다 하더라도 광복회 이런거 없애버려라. 광복군이 일본과 싸워 쟁취한 해방도 아니고 미국 덕에 거저 굴러온 해방 아닌가. 김원웅,이종찬 같은 게 나와 나라 분란이나 일으키고...70년 예우 했으면 됐다. 정확히 70년 되는 내년에 없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