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10월 7일 월요일 (연중 27주간)
제 이 권
시편 제60편
('수산 에둣' 가락에 맞추어 지휘자를 따라 부르는 다윗의 믹담, 다윗이 아람나하라임과 아람소바의 연합군과 싸울 당시, 요압이 돌아오다가 소금골짜기에서 에돔 군 만 이천 명을 죽였을 때에 부른 노래)
1 하느님, 주께서 우리를 버리시고 부수셨사오나, 이제 노여우신 마음을 돌이키소서.
2 땅이 갈라지도록 흔드셨사오나 이제 흔들리다 터진 틈을 메워주소서.
3 주께서 당신의 백성을 곤경에 빠뜨리시고 술을 먹여 쓰러뜨리셨습니다.
4 그러나,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화살 피해 도망치도록 깃발을 올려주소서. (셀라)
5 주께서 사랑하시는 자들을 구하소서. 오른손을 뻗쳐 건져주소서, 응답하소서.
6 하느님께서는 당신 성소에서 말씀하셨사옵니다.
"나 이제 흔연히 일어나, 세겜을 차지하고 수꼿 골짜기를 측량하리라.
7 길르앗도 나의 것, 므나쎄도 나의 것, 에브라임은 나의 투구, 유다는 나의 지휘봉이다.
8 모압은 발 씻을 대야로 삼고 에돔은 신 벗어둘 신장으로 삼으리라.
불레셋을 쳐부수고 승전가를 부르리라.
9 누가 나를 에돔까지 모실 것인가? 누가 나를 그 견고한 성으로 인도할 것인가?"
10 하느님, 이렇게 말씀하신 당신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버리십니까?
어찌하여 우리의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십니까?
11 어서 이 곤경에서 우리를 도와주소서. 사람의 도움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12 하느님과 함께라면 우리는 용맹하리니 하느님이 원수들을 짓밟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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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에 상세하게 오늘 시편의 배경을 설명합니다만, 모두가 낯설기만 합니다. 역사적인 사건이 모두 들어맞는 것은 아니기에, 시(詩)는 그냥 시로 읽고 묵상하는 것이 옳은 듯 합니다.
시편 60편은 공동 탄원 시편입니다. 전쟁에서 패배한 백성이 겪는 고통 가운데 하느님께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인지 전쟁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시편 전체의 분위기는 매우 어둡습니다. 전쟁에서 패배한 절망감이 그대로 녹아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느님께서 자신들의 편이 되어주시어 다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마무리합니다. 이는 탄원 시편의 전형적인 구조인데요. 하느님께 부르짖고,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며,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도와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하신 일들을 떠올리고, 그분에 대한 깊은 신뢰를 고백합니다. 오늘 시편은 이러한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패배한 후의 상실감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해 주시지 않음에 대한 원망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시인의 노래에 나오는 백성들의 마음가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이 고통도 결국 하느님께서 더 나은 길로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시편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이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신다는 절망과 상실감은 있을지언정 더 나아가 하느님을 원망하기까지 할지언정, 마침내 얻을 승리와 기쁨의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서 이 곤경에서 우리를 도와주소서. 사람의 도움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11절)
사람에게서 얻는 도움이 당장은 이로울지 모르나, 결국 우리를 구원하실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깊이 헤아리고, 굳세게 믿는 마음 자세를 묵상합니다.
고통 가운데서 특별히 낭패와 실망감이 깊은 처지에서도 하느님은 꼭 다시 우리를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첫댓글 아멘. 당신의 깊은 뜻을 믿고 기다리게 하소서. 반드시 도움을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