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참치에서 일어나 마지막으로 주인과 객이 푸짐한 인사를 나눈 연후에
우리는 그곳 먹자골목을 나섰다.
강남에서만 놀던 촌사람들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강북 도심에
데려다 놓으니 모든 것이 새롭고 산뜻하게 느껴졌다.
골목길은 오밀조밀 아지자기했고 , 어느 집으로 들어가도 사람사는 인정이
넘칠 것같은 분위기였다.
됐다. 이젠 뒤로돌아 앞으로 갓!
하는 구령소리에 맞춰 발걸음만 옮기면 될터였다.
"우리, 청계천에 가자!" 갑자기 예정에 없던 계획을 아마 천사가 제안했지 싶다.
퇴근시간 빡빡해도 그뒤 밤시간은 모두 나의 것! 침발라 놓았다고 그랬던가?
때는 어느덧 6월 하순 여름밤, 흐르는 물과 그윽한 조명, 20대 청춘데이트족 사이를
헤쳐가며 앞으로 앞으로 한걸음씩 밀려가다보니 우리들 마음도 어느덧 청춘이었다.
"여기있는 사람들 자세히 살펴봐! 우리 또랜 아무도 없지? 그러니까 우리도 20대라구!"
찬규가 말했다. 아직도 영향을 발휘하는 홍주탓인것 같긴했으나 이쯤 되면 억지가
너무 지나친게 아닐까? 수많은 수박속에 호박 한덩이 있으면 그거 수박일까 호박일까?
ㅋㅋ 그래도 우리는 아군 기를 죽일수 없어 "고럼, 고거야 맞아!"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좋은 시간 좋은 모임에 함께하지 못한 경향각지 친구들 이름을 마음속으로
각기 목놓아 불러 보았다.
정희야, 유선아, 춘순아, 향순아,종상아,야니야, 또 아무개야,야,야야......
마냥 걷다가는 통금이고 뭐고 없이 (요즘 통금있어? 하기야 엄처시하 가정은 있겟지비)
곧장 서울의 숲까지 갈것만 같았다.
그 기분으로 밤새도록 걸을 수도 있었겠지만 꾹 참고 적당한 곳에서 청계천을 빠져나왔다.
다음에 더 좋은 날을 기약하며 우리는 을지로 3가 전철역으로 향했다.
전철역부근 지하상가에서 거의 파장에 가까운 빵집을 하나 찾아내어 팥빙수
한그릇씩을 방장에게 바가지 씌웠다.
나는 집에 돌아가서 일기장에 썼다.
[ 나는 오늘 친구들이랑 함께 놀았다. 참 재미있었다]
첫댓글 참으로 죄송하오이다. 톡 쏘는 사이다를 한잔 대접하고 싶었는데 저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뜨뜻미지근한 맹물한잔이 되고 말았스무니다.ㅠㅠ...
윗글에서 사실과 다른 것은???정답;방장에게 바가지씌웠다가 아니고..그날의 총잡이 남수에게 몽땅 바가지 씌웠다...강작의 글솜씨야 이미널리높게 평가되는거지만 이번은 더 물흐르듯 더 맛깔스럽지 않은지...맹물이 아니라 은근한숭늉인데..때론 슬쩍톡쏘는 맛까지....귀한시간내어 좋은 기록 남기며 좋은후기 엮어주셔서 감사감사!!
내일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