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장, 대선후 野가 맡기로
박병석(가운데)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의장실에서 여러차례 회동을 갖고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했다. /이덕훈 기자
여야(與野)가 23일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에 합의하면서 21대 국회 출범 후 갈등을 빚어온 원(院) 구성 문제가 1년여 만에 정상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작년 총선 압승 후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민주당은 제1 야당이 관례로 맡았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도 차지해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해왔다. 그러나 이날 합의로 국민의힘이 18개 상임위 가운데 7곳의 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했다. 다만 법사위원장은 내년 대선 이후 국민의힘이 맡되 그 기능을 축소하기로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선으로 만나 상임위원장을 여야 의석수를 반영해 11(민주당) 대 7(국민의힘)로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18개 상임위 중 정무위, 교육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 예산결산특위 등 7개 상임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다. 여야는 다음 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새 상임위원장과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에 반발해 자기 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을 거부해 왔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법사위원장 자리는 내년 대선 이후인 21대 국회 후반기(내년 6월)부터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했다. 대신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上院)’ 역할을 한다고 민주당이 문제 삼았던 ‘체계·자구 심사권’은 축소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게 되면, 체계·자구 심사권을 확대 적용해 법안 처리를 지연하는 데 악용할 것이라고 해왔다. 그러나 이날 두 당 합의안에 따르면 법사위 기능을 법률안 체계·자구 심사로 한정하고, 법사위 심사 기간을 초과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기한이 120일에서 60일로 단축된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입법 독주란 부담을 덜고,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확보함으로써 대여(對與) 원 구성 협상에서 실리를 얻는 차원에서 협상 타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