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주간 토요일. 친구가 점심 초대를 하길래 따라나섰더니
한숨에 진해 장복터널을 지나 진동면 태봉입구 '소고기 보신탕' 식당 앞에
차를 세웠다. 이름은 소고기보신탕인데 맛은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과 흡사하였다.
그 날이 그 친구의 생일이었던 모양이다. 해마다 얻어 먹는 생일 점심인데도
나는 그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른 점심을 먹고 진해로 돌아오지 않고 진동방면으로 차를 몰았다.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고성 옥천사로 바람 쐬러가자고 한다.
고성 배둔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옥천사로 가는 도로가 나온다.
여름엔 도로 양편에 여러가지 색깔의 배롱나무 가로수가 유명한 도로이다.
거기서 옥천사까지의 도로가 그 친구가 좋아하는 드라이브 코스라고 한다.
들도 있고 고개도 있고 고개를 넘어 좁은 계곡옆 도로를 지나면 옥천사로 가는
진입도로가 나온다. 거기서부터 옥천사까지의 길은 한적한 숲속길이다.
옥천사 玉泉寺는 신라 문무왕 10년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절로 대웅전 뒤에서
맑은 샘물이 흘러나온다고 하여 옥천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고즈넉한 절로 이름이 있으나 오늘은 토요일이라 자동차를 주차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았고, 무슨 큰 공사를 하느라고 부산하였다.
옥천사 있는 지역의 연화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선유봉, 옥녀봉, 탐금봉 등
10여개의 산붕우리가 심산유곡의 형상을 이루고, 숲이 우거지고 계곡에는 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혹시 옥천사를 찾으려거든 주말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작년 11월 중순경에 왔을 때에는 단풍이 퍽 아름다웠으나 오늘은 단풍 구경하기에는
.조금 이른 편이다. 단풍이 들 때에 와서 절 경내를 돌아보고 절 아레 저수지 옆 숲으로
가면 조용한 숲 속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서 친구끼리 연인끼리 정담을 나누기가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