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대간 팀 산행하는데 참여한다고 토요일에 광주로 간다.
늦으막이 나서 화순에서 다슬기 수제비를 먹는다.
바보가 미용실에 있는 동안 차를 끌고 큰재로 올라간다.
그는 오감길이나 만연사를 돌거나 집에 차 두고ㅗ 너릿재를 걸으라 하지만 난
만연산 전망대에 그가 미용실 일을 마치는 동안에 다녀 올 생각이다.
샌들에 우산을 들고 계단을 오른다.
두번째 계단을 오르는데 나뭇잎에 소리가 난다ㅏ.
세번째 계단에서 굵은 비가 쏟아진다.
한 사나이가 계단 끝에 멈춘다.
난 오기로 우산을 들고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젖은 바지가랑이를 걷고 다리를 건넌다.
더 이상 갈 자신은 없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저 아래 수만리와 건너편의 무등을 짐작한다.
1년간 만연에 근무하면서 혼자도 오르고ㅗ 친구와도 오르고
아이들도 많이 데리고 왓었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지내고 있을까?
화순에 와 그들의 안부만 생각하는 건 좋은 선생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는 길을 난 그냥 비겁하게 멀리서 응원할 뿐이다.
그것도 아주 게으르게.
차로 돌아오니 빗줄기는 폭우가 되어 산길을 물길로 만들고 있다.
두 시간 정도가 지나려면 아직 여유가 있다.
만연사가 있는 동구리로 다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