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찾아서] 태고의 생명의 살아 숨쉬는 우포 늪 답사에 초대합니다
삼월 들어 두 번째 띄우는 《나무편지》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그 동안 예고해드렸던 것처럼 일본 도쿄 트레킹에 떠납니다. 함께 하실 분들, 더불어 만나게 될 나무들.... 설렘으로 시작하는 한 주의 아침입니다. 일본의 식물원 두 곳을 비롯해 몇 그루의 노거수를 만나게 될 일정에 적잖은 기대로 한 주일을 엽니다. 아마도 나흘의 시간이 짧아 아쉬움 크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나무에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아직 알 수 없는 그곳의 나무 이야기는 다녀와 천천히 전해드리겠습니다.
○ 솔숲의 〈봄 나무 답사〉. 우포 늪으로 모시겠습니다 ○
일본 도쿄 트레킹에 이어 찔레꽃 피는 오월에는 나무편지 독자들을 모시고 《나무 답사》에 오르겠습니다. 지난 해의 ‘울진 금강소나무 숲’ ‘예천의 특별한 나무’ 답사에 이은 《봄 나무 답사》입니다. 이번 답사는 예고해 드렸던 것처럼 우리나라 최고의 습지인 경남 창녕 우포늪으로 갑니다. 이동 거리가 길어서, 5월18,19일(토,일요일) 일박이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우포 늪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잘 아실 겁니다. 우리가 찾아갈 오월 그때에는 아마 우포늪 주변의 찔레꽃이 활짝 피어나리라 짐작합니다.
참가자는 선착순 30명으로 제한합니다. 출발은 (1)오전7시 서울시청, (2) 오전8시 부천 상동도서관으로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시간표는 나중에 참가자들께 개별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박이일 참가비는 19만원입니다. 신청은 이번 답사 여행을 진행하실 JT투어에서 전화와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담당자 김정희 대리(전화 010-8974-9339 메일 tour@trekjapan.co.kr)에게 하시면 됩니다. 여행보험에 가입하시기를 희망하시는 분은 주민번호를 알려주셔야 한답니다. 저는 참가신청을 받을 수 없음을 덧붙여 알려드립니다. 많은 참여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 부천 상동도서관의 《나무강좌》도 잊지 마세요 ○
《나무강좌》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내일 모레 수요일은 삼월의 둘째 수요일입니다. 어김없이 부천 상동도서관에서 《나무강좌》를 이어가겠습니다. 삼월 강좌에서는 지난 이월 강좌에 이어, 우리가 기억해 둘 만한 아름다운 곰솔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이 봄에 그냥 넘어가기에는 안타까운 나무, 매화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서, 앞 부분에서 이 봄에 꼭 찾아가 볼 만한 매화와 매화를 만나는 옛 사람들의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늘 그러셨듯이, 삼월의 《나무강좌》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알려드리는 내용’이 길었습니다. 기왕에 알려드리는 내용이 길었던 김에 우포 늪 이야기를 조금 더 보태겠습니다. 우포 늪 답사를 오월 찔레꽃 필 무렵으로 잡은 건, 순전히 제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우포 늪은 어느 계절에라도 태곳적 생명의 풍요를 느낄 수 있는 신비의 습지입니다. 그런데 기왕이면, 주변 풍광이 더 아름다울 때에 찾아가려 한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우포 늪에서 만나는 찔레꽃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찔레꽃’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하거든요. 우포의 찔레꽃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게 있겠습니까만, 광활한 늪 주변의 오솔길에서 만나는 찔레꽃의 정취가 좋았던 때문입니다.
○ 찔레꽃 필 무렵이면 왕버들에서 날리는 버들솜도… ○
그 즈음에 우포 늪 주변을 걸을라치면 무성하게 날아다니는 버들솜을 만나게 됩니다. 물가에서 잘 자라는 우리나라 토종의 버드나무인 왕버들에서 피어난 꽃에서 나온 버들솜입니다. 우포늪에 가장 크고 돋보이는 나무는 아무래도 왕버들입니다. 습지 주변을 걷다보면, 무수하게 날아다니는 버들솜을 저절로 부닥치게 됩니다. 때로는 성가실 정도입니다만, 공중에 떠다니는 버들솜을 좇아 우포늪 가장자리를 천천히 걷다보면 이 땅의 봄, 그리고 태곳적 생명의 터전에서 울려나오는 봄의 교향악에 저절로 취하게 됩니다.
큰 나무를 찾아가는 길이 언제나 설렘이 동반됩니다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우포 늪의 생명을 하나하나 톺아보는 일은 더 그렇습니다. 몇 백 년 혹은 천 년을 살아가는 위대한 생명을 만나는 일이 그렇지 않을 수 없는데, 일만 년 역사를 가진 우포 늪 답사는 한 그루의 큰 나무를 찾아가는 답사와는 또다른 깊이와 느낌이 있습니다. 여러 차례 찾아보았던 그 동안 매양 그랬습니다. 다녀온 뒤에는 필경 생명의 터전에 대해서 더 깊이 오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산다는 것의 신비를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는 겁니다.
○ 더 건강하고 알찬 새 봄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
며칠 동안 숨 쉬기조차 힘들게 했던 먼지가 걷히고, 하늘이 파랗게 드러났습니다. 늘 보던 우리의 파란 하늘이건만 얼마나 반갑던지요. 하지만 파란 하늘이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우리의 봄 날씨는 맑은 날보다는 희끄무레한 날씨들이 더 많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지금처럼 숨쉬기 어려운 날씨는 아니었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이 계절, 다시 나무를 바라보게 됩니다. 다른 건 다 젖혀놓고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만으로라도 나무 한 그루를 더 심어, 이 땅이 더 건강한 땅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 파랗게 드러날 봄 하늘을 하냥 기다리며 3월 11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