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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그제 새벽에 일어나 6시에 학교에서 만나 공항으로 어스름한 새벽길을 달렸다. 공항에서 티켓15장을 끊고 총무가 준비해온 간식을 먹고 기다리다 저가항공 진에어 작은 비행기에 탑승 제주에 내리니 8시 반 제주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12인승 스타렉스 두 대를 렌트하여 예약해놓은 물항식당에서 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로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교장이 나를 부장 연수단장으로 임명을 하믄서 모든 일정을 내 맘대로 추진하라며 힘을 실어주었다. 우리는 어리목을 지나 영실기암을 향해 눈이 엄청 쌓인 고바이길을 한참 올라갔다. 매표소부터는 눈때문에 차량통제가 되어 우린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많은 눈을 길 옆으로 포크레인이 치우고 있는데, 마치 시골동네 눈쌓인 울타리 사이를 걷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휴계소에 도착 각각 아이젠과 스틱을 준비, 우비를 입은채 윗새오름을 목표로 눈밭을 오르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에 설악산 갔을때도 눈속이었는데.. 그때 내가 구두신고 권금성엘 올라갔었고, 가을 설악 개방산도 구두를 신었기에 우리 교장이 등산화 두켤레를 주었었다. 이번에는 쌓인눈이 장난이 아니다. 난 아이젠 없이 올라갔는데... 도저히 미끄럽고 안개가 갑자기 산을 애워싸니 금방 사방이 한나도 안보여.. 올라갈때는 괞찮았는데 내려오려고 뒤 돌아보니 경사가 절벽같고 현기증이 날 정도겁이나 중간에서 포기하는 팀과 함께 비내리는 눈밭 소나무숲을 헤치고 하산을 했다. 우린 휴계소에서 조껍데기동동주에다 도루묵으로 입주를하고 젖은 옷들을 말리면서 제1팀을 기다렸다합류 내려오니 오후 세시. 예약해놓은 서귀포 진주식당으로 향했다. 전복해물뚝배기를 맛있게 먹고 정방폭포 산책로를 걷다가 남원읍쪽으로 가면서 대낭에게 전화를 했다. 저녁은 예약을 안해놓았기에 혹시 아는데 있는지해서. 그랬더니 장수명작가를 알려줬고, 난 수명님 김풍창화백과 통화하니.. 그곳 잘아는 어촌계바닷가식당을 알려줬다. 우린 그곳에 예약을 해놓고 영화박물관을 보고 해안절경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숙소에 짐을 풀고 식당에 가니 8시. 막 자리에 앉는데 수명님과 풍창화백이 귤상자를 들고 인사를 왔다. 두 내외 착한 마음이 넘넘 고마웠다. 우린 옥돔과 뱅어돔을 시켜 아조 푸짐하고 맛나게 저녁을 했는데... 서빙아줌에게 교장이 2만원 나랑 친목회장이 만원씩을 주어서그런지, 풍창이 부탁을 해주고가서 그런지 스키다시를 엄청 가져다준다. 소주를 거의 스무병을 마시고 대리운전으로 금성콘도에 와 노래방에서 한시간, 다시 숙소로 와서 맥주캔 열댓개를 까면서 얘기를나누다 세벽 세시쯤 곱게 잠들었다..
둘째날 해물뚝배기 잘 한다는 맛집을 찾아 다시 서귀포로 가서 고등어조림을 곁들여 아침을 먹고 잠수함을 타러 성산 우도를 향해 해안도로를 질주했다. 높은 파도로 표효하다 바윗돌에 부서지는 물방울이 굵어진 빗발과 합쳐 유리창을 마구 때렸다. 우린 길가 작은 간이 휴계소에 내려서 갓잡아다 놓은 멍개,해삼,소라,전복을 시켜 먹는데 소주가 물처럼 느껴진다. 성산일출봉을 거쳐 선창가에서 잠수함을 타러 우도에가는 배를 탔는데. 파도가 높고 풍랑이 심하여 배가 몹시 출렁거려 여자들은 멀미를 하고 얼굴들이 핼쓱하다. 난 우리 여교감 입에 봉지를 대주며 등도 뚜들겨주고 배도 문질러주는디 가만히 있는다. 남의 살이라 그런지 비록 나이든 살결이지만 통통하고 보들보들한것이 나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우린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 물괴기와 산호들을 한 시간쯤 구경하고 다시 요동치는 배를 타고 성산으로 나왔다. 한라산쪽으로 달려오다가 비가 그쳐 승마장에 들러 말을탔다.(잠수함과 승마요금이 두당 6만원3천원인데 내가 깍기도하고 할인도 받아서 4만원에 쇼부를 봤음) 첨에는 뇨자들이 비와서 땅도 질척대고 냄새난다고 안탈려고 했지만 내가 막 타라고 강제해서 타고 내리더니만 잠수함때매 안좋았던 속이 쑥 내려갔다고 활짝들 웃으면서 나한테 다들 타게해줘서 고맙댄다. 산굼부리에 있는 유명한 백숙집으로 달려가니 4시. 닭전문 요리집인데 샤브샤브에 그 집 명물인 합환주를 시켜먹고 닭괴기를 뜯었다. 마지막코스 녹두로 만든 닭죽은 첨 먹어보는 별미였다. 우린 한림공원옆 바닷가 일성비치콘도를 향해가다가 성박물관 제주러브랜드에 들렀다. 각종 성인물건들과 기구들이 조각, 전시되어있고 물건들도 팔았다. 다들 나이가 들었기에 별로 넘새스럽진않았으나, 후배위 엉덩이 모조 인형들앞에서는 앞쪽 거시기가 묵직해지는걸 느꼈다. 숙소에가서 짐을 풀어놓고 똥돼지집으로 안내받아서 갔다. 그 집은 백년도 더 되었다는 오래된 건물과 정원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승만, 박정희대통령이 제주도 휴양오면 머물렀다는 별장도 그대로 있고, 오래된 간지람밤나무(배롱나무, 나무백일홍), 수석과 커다란 정원수들이 우리들을 압도하는것 같았다. 우린 한라산순한소주와 제주오겹살 선인장냉면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에 와서 세벽 두 시까지 맥주파티를 열었다.
셋째날 기상하여보니 하늘은 화창하고 잔잔하게 가라앉은 짓푸른 바다로부터 상큼한 봄내음이 몰려온다. 콘도 식당에서 갈치와 고등어조림 그리고 우거지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다마파크'라고 최근 개장한 야외승마 공연장에 갔다. 축구장만한 공연장 스탠드에 앉아 "징기스칸의 검은 깃발"이라는 공연을 한 시간 관람했는데... 와우. 다음에 제주도가면 꼭 한번씩 들러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곳이여. 말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정말 살아있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전쟁장면들과 마장기술들, 말과 사람이 함께 쓰러지는 장면, 달리면서 화살을 명중시키는 묘기, 징기스칸이 드넓은 벌판을 통일해가는 과정을 실제로 몽고인들 50여명이 말과 함께 연출한 스팩다클 대드라마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우린 이번여행 마지막 식사인 점심을 먹으려 예약해놓은 보들결한우집으로 향했다. 그 집에서 최고로 비싼 꽃등심과 한라산소주로, 여행을 아조 즐겁게 이끌었다는 노고에 대한 교장의 치하와 총평을 곁들여 건배를 몇 번이나 했다. 우린 공항에서 조선후기 제주모습 사진전을 보다가 탑승, 김포에 오니 5시 반. 저녁은 배가 안꺼져 생략하자하기에 집에 와 한수저 떠먹고 바로 잠에 떨어졌다가 아까 일어났어. 이번 여행은 맛 기행에다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즐거운 여행이었다. 특히 두 대의 학교무전기를 가져가서 우스게 야한야그를 해가면서 돌아다녔기에 (마치 제작년 우리들 중국 장가게때처럼...) 지루하지도 않았고, 서로 뜻이 비슷하고 성질사나운 부장이 하나도 없기에 더욱 즐거웠던것 같았다. 또한 이번 여행을 순조롭게 이끌어간 나에게 다들 부장들이 고마워하기에 신경썼던 일들과 피로가 다 풀리고 나도 기분이 참 좋았다. 우리 마로니에 칭구덜 다음에 제주도 여행가면 내가 안내하께여~~~ |
첫댓글 참 잼있게 잘 다녀 왔네 그랴
그려 단장 노릇하느라 애썼네. 근디 여자들은 말타면 좋아하나벼~ 거시기가 말 잔등에 받쳐질 때 좋은가벼~
ㅎㅎㅎ 맞어. 그날은 손님이 별로 없어 한참 타게 해주드라고. 속 안좋을때 소화시키는덴 제일 좋은거 같아. 첨엔 엉덩이가 아프더니만 좀 지나 요령이 생기니 재미있더라고.
아따~ 재밌었겠네! 나는 이번 방학을 아무 구경도 못한 채 보내고 말았네.
통영 간 일은 어쩌구~
그렇구나! 통영 구경은 했네 그랴. ㅎㅎ
훌륭한 기행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