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지고 있는 이상기후로 올해 농작물은 이미 피해가 심각하다. 더울 때 바짝 더워야 농산물들이 제대로 영그는데 7월 초부터 50여 일간 가뭄이 이어지더니 8월 중순에 잠깐 비가 내렸다. 그 정도론 이미 말라비틀어진 농작물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그다음 일어날 일은 뻔하다. 채소류, 과일값 폭등이다. 아니나 다를까 추석을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서 벌써 채소 과일값이 들썩이고 있다. 이런 상태면 다음 달 추석 대목에 닿아 채소ㆍ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게 틀림없다. 벌써 그런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배추 한 포기 값이 A 재래시장에선 6천 원인데 B 시장에선 4천500원이다. 양쪽 차이가 30% 가깝다. 한쪽에서 상추 한 단이 2천원인데 다른 재래시장에서 3천원이다. 시장에 나온 주부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유통과정에서 형성되는 불합리성이 문제다. 한 쪽에서 가뭄 폭염 핑계를 대며 물량이 부족한 채소에다 비싼 값을 매기면 다른 쪽에서 다시 마진을 붙여 더 비싼 값을 부르니 배추 한 포기 값이 시장에 따라 천차만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 차례 정비ㆍ정화를 거듭했지만 물류시장 유통과정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곳에 따라 가격이 100원, 200원 차이가 나는 게 아니다. 2천원, 3천 원씩 격차가 벌어지는 게 예사다. 백화점에선 가격표가 붙은 대로 팔고 재래시장에선 상인들이 부르는 게 값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가격 형성과정과 판매가를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 생산지 값이 얼마이고 유통과정 마진은 얼마나 되며 최종 판매처들의 소매 가격이 어떤지 알 수 있으면 이런 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구매자들이 판매처마다의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면 싼 곳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바가지요금을 뒤집어쓰는 부당함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겠나.
비정상적 가격이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거의 모든 장바구니 물가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어 상인들이 임의로 가격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값이 싼 쪽으로 소비자가 몰려 가격 경쟁력이 형성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평균 가격도 나타난다. 때문에 채소ㆍ과일ㆍ생선 가격을 시장별로 비교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한때 부산시가 명절 대목에 이 제도를 적용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돼지고기 값이 소고기 값에 버금갈 때 시장별 비교 가격을 고시해 가격 균형에 큰 효과를 봤다. 울산도 이번 추석 명절에 앞서 농수축산물 전반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