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잔고를 탈탈 털어서 서울을 다녀왔고 어머니 마사지 60분 해드리고 새벽녘에 인
안성을 했어요. 새벽길 운전은 국도든 고속도로든 1차선이 좋은 것 같아요. 가끔
상향등 켜는 놈들이랑 예기치 않은 신경전을 하긴 하지만 동요하지 말고 그냥 가면
됩니다. 응원군으로 온 희 변에게 생각을 들킨 것 때문에 얼쯤 한 것 빼고 달라진
-
것은 없는데 전체적으로 기분이 가라앉고 까닭모를 존재의 가벼움이 옥죄어왔어요.
이럴 땐 펀치 볼을 때려면 좋으련만 예담이가 지 애비 것이라면서 필사적으로 반대
해서 못 가져왔어요. 중2예담 이는 롱 다리 전 지현하고 안젤리나졸리 입술을
가졌어요. 전체적으로 보이시 하긴 해도 흰 피부 때문에 걸크러쉬(girl crush)한
-
분분이 분명히 있는데 선머슴아 로 매도된 점이 아쉽습니다. 이 아이 때문에 온
집안이 비상이 걸렸습니다. 제가 보기에 예담은 문제가 없는데 할머니나 엄마가
대안이 없어서 불안해하는 것 같았어요. 고모가 응원을 왔으니 달라지길 기대해봅니다만
무엇보다 엄마와 딸의 친밀감이 절실합니다. 꼭 뭐가 되어야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
것은 생을 사랑하고 즐기려는 마인드가 필요해보입니다. 엄마도 행복하고 딸도 행복한
그런 길을 찾아보기를 삼촌이 권합니다. 중2때 에스더는 일진이랑 모교에 가서 맞짱을
뜨는 일이 있었고, 술 먹고 거리를 활보하기도 했으며, 남자 놈에게 C8년 이란 소리를
아빠가 직접 휴대폰에서 확인한 적도 있어요. 제 성질에 난리쳤을 것 같지만 안 그랬어요.
-
호위무사처럼 에스더 주위를 서성거리는 것밖에 하지 않았어요. 왕 따 나 친구들과의
갈등, 이 모든 것은‘성장 통‘이라고 봅니다. 예담 엄마는 먼저 예담 이와 둘만의 시간을
무조건 가지세요. 사랑이랑 단체로 랜드에 가는 것보다 바다가 같은 데를 기차나 버스를
타고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아요. 대화도 타이르는 형식을 취하지 말고 엄마 중2때나
-
여자로서 꿈같은 거 이야기 하면 어떨까요? 삼촌이 볼 때는 그곳에 예담이보다 머리가
더 좋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중2마칠 때까지 예담이가 뭘 하고 싶은지만 찾아도
큰 성과에요. 삼촌은 전에 말했듯이 예담이가 경찰대를 가면 딱 인데 지금은 자존감이
바닥이니 예담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도록 하는 것이 옳아요. 80k정도 되는 길 중
-
30k정도 되는 국도를 달리는데 가끔 고라니가 들이 대서 새벽 드라이빙은 주의가 필요
합니다. 차가 없을 땐 1차선 주행, 상향등을 켜고 가는 것이 돌발 사태에 좋을 것입니다.
한 번은 글쎄 까마귀란 놈이 고라니 사체를 먹는 것을 보았어요. 달리는 차의 제동거리를
계산하서 사체를 먹는 까마귀 머리는 상당할 것입니다. 그나저나 우리 예주공주는 여행을
-
잘 다녀왔나 모르겠네요. 낮선 곳에서 잘 못자는 아인데 1박을 어데서 했는지, 호텔에서
잤다면 지금 쯤 체크아웃을 하고 인 서울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이 궁금하지만 컨셉이
‘혼자 가는 여행’이니 잠자코 있을 밖에요.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세상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그 자식을 놓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
2.
'나랏말싸미'를 보았어요. 조 철현 감독이 나이는 많아도(60세) 충무로에 그 닥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역사 왜곡문제로 잡음이 있는 모양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시리오작가라서 그런지 구성이 탄탄했고 출연진들의 연기도 훌륭했다고 봅니다.
왜곡문제와 관련해 조감독은 1443년 조선왕조실록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었다는
-
구문 이전의 한글 창제과정이 역사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역사적 공백"이라며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신미‘를 끌어 들였다는 것 같습니다. 글에서 유추해보면
그가 신미라는 인물에 주목한 이유는 실제 신미가 세종대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한글 창제 이후 이를 정착하고 보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랍니다.
-
그가 이런 가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문학자인 정광 고려대 명예교수가 그의 저서
'한글의 발명'에서 '한글이 고대 산스크리트어나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의 명으로 창안한
'파스파 문자'의 체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미가
훈민정음 창제 후반 과정에 참여해 모음 11자를 만드는 데 공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알듯이세종대왕이 한글을 홀로 창제했다고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실록의 다른 기록을 보면 임금이 대표자로서 무엇인가를 만들었을 때는 '어제'
라는 표현을 쓰지만 훈민정음에 대해서는 특별히 '친제'라는 표현을 썼고 이 때문에 세종
대왕이 단독으로 한글을 창제한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나랏말싸미'의
-
논란이 지속되자 “나랏말싸미'는 한글 창제의 주역을 신미대사로 그리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창작의 자유와는 결이 다르고 위험하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창작물에는 상상력이
허용되지만 역사적 사실이라고 인정되는 부분까지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역사 왜곡'을
주장하는 쪽의 입장인가 봅니다. 이 때문에 한글문화연대는 "역사의 줄기마저 허구로 지어
-
내는 순간 우리는 그러한 창작이 심각한 역사 왜곡을 저지를 수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제 개인적 입장은 귀신 쉰 나락 까먹는 소리 같네요. 학자가 아닌
작가가, 학자들이 정리해놓은 역사를 고증을 근거로 세종대왕의 용비어천가를 만드는데
뭐가 문제입니까?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영화를 플롯 전개하는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면서
어떻게 영화를 만들 수 있냐고요? 훈민정음은 한문으로 나온 해례본이 원본입니다.
-
최근 개인 소장품을 국가가 환수과정에서 잡음이 있긴 하겠으나 1000억을 주더라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해례본'을 보존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훈민정음 '언해'본이 출간되었고 그 언해본은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나랏
말씀이 쯍국에 달해‘가 표기된 내용으로 압니다. 그런데 이 언해본에는 창제원리가 표기
-
되어 있지 않고 해례본에' 창제 원리'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높은 것입니다.
학창시절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고 배웠습니다.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세종대왕이 만들었고 소리글 28자 중 4자가 소멸되고 24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없어진 글자 4개가 아마도 아래 아(.), 옛 이응(0), 여린히읗(ㅎ), 반치음(), 일 것입니다.
-
박해일, 송 강호, 전미선 모두 ‘살인의 추억‘을 찍었던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어요.
박해일이 신미 역할을 엘설런트하게 해내었어요. 표정연기에서 나오는 결기가 압권입니다.
학조(탕준상)와 궁중 라인 진아(금새록)의 러브라인이 맛보기 정도의 방송분량만 나와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습니다. 억불숭유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장센이 역대 급이었어요.
-
다음 주에는 추가 가을 채집으로 해인사를 다녀올 생각입니다. 일본 중들이 팔만대장경을
달라고 때를 쓰는 장면이나, 훈민정음에 팔만대장경이 녹아져 있다는 말은 저도 모르고
있던 내용이에요. 우리시대 국어학자는 이 희승(1896)이나 00같은 양반들이라서 친일
쪽의 영향을 받았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중국의 각종 언어학 서적을 섭렵했음에도 새 문자의
-
실마리를 잡지 못해 괴로워하던 세종임금. 단서는 엉뚱하게도 조선이 억압했던 불교의
유산인 ‘팔만대장경’ 안에 있었어요. 세종은 신미를 통해, 불경을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리글자인 산스크리트어를 접하고 ‘소리글자’로 방향을 잡지만, 먹고 살기도 벅찬 백성이
배워서 쓰려면 무조건 쉽고 간단해야 한다는 새 문자의 원칙 앞에서 쉽게 길을 찾지 못해요.
-
발성기관의 모양을 따 어금니 소리 ‘ㄱ’ 혓소리 ‘ㄴ’ 입술소리 ‘ㅁ’ 잇소리 ‘ㅅ’ 목소리 ‘ㅇ’
으로 기본자가 만들어지고, 이후 소리를 채집하고 분류하기까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을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이들은 집현전 학자들 말고도 세종과 관련된 대군, 중전,
스님 등 신분도 종교의 차이도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왜곡을 주장하는
-
분들에게 왜, 독창적인 한글이 산스크리트어나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 못 마땅한지가
궁금합니다. 당시의 상황이 억불숭유의 시대이고, 그 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은 당연합니다.
미국의 국가 '성조가'(The Star-Spangled Banner, 별이 빛나는 깃발)는 영국에서 술을
마실 때 부르는 '천국의 아나크레온에게'(To Anacreon in Heaven)라는 노래를 사용하는
-
것으로 압니다. “공자가 부처를 만났대도 이러진 않았을 것”, “나는 부처의 말도 진리라
생각한다. 세상이 진리 때문에 망하지는 않는다. 서로를 이단이라 삿대질하며 제 밥그릇만
챙기다 망하는 것이다”, “너나 나나 백성들이 지어준 밥을 빌어먹고 살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세종의 대사들은 세종을 가장 세종답게 표현한 대사가 아닙니까?
2019.11.9.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