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코로나!
늦은 봄에 겨울 날씨처럼
갑자기 영하에 가까운 아침 기온으로 변했다.
시베리아에서 영하 50도의 찬 기운이
한반도를 따라 강하한단다.
새벽기도 나오면서 만난 유재환 목사님에게
요즈음 무슨 일을 하시냐고 물으니
코로나로 다른 일이 없으니
교회에 나와서 잔디밭의 풀을 뽑는 일로 소일하신다고 하신다.
큰 충격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아니더라도
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은퇴하여 편히 쉬실 유목사님은
말없이 코로나19의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을 하셨다는 데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둘 째 은실이가 사위와 함께
1년간 휴직하고 유럽에 가려다가
코로나 때문에 발이 묶여 계약금만 물고 가지 못했다.
비행기와 그곳 나라들이
우리나라 여행객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였다.
생각하다가 제주도에 집을 얻어 찬이와 같이 떠났다.
진표와 막내 초롱이가 은실이의 손짓으로
제주도에 간다고 연가를 냈다.
비행기표 예약을 하였다.
아내는 두 딸을 위하여 밑반찬을 만들었다.
오이도 사고 청태도 사고
콩조리 멸치조리도 한다.
새우젓도 먹고 싶다고 하니
젓갈도 두 병이나 샀다.
출발 하루 전에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비행기로 제주도에 다녀오면
진표를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단다.
초롱이가 비행기표를 무르고
제주도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
덕분에 맛있는 반찬 우리가 먹게 생겼다.
코로나로 인한 후폭풍이 대단하다.
사람이 거리에 나가지 않고
대중 교통수단도 이용하지 않는다.
공장이 가동을 멈추니 유류 사용량이 줄어들었다.
공항은 비행기 저장 창고로 변해버렸다.
석유 비축할 저장고가 없어서 난리가 났단다.
미국에서는 기름을 돈을 받고 파는 것이 아니라
사가는 사람에게 베럴당 37달러를 주고 가져가라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뒷 감당도 대단하다.
원자폭탄의 직접 피해보다
원폭 후폭풍이 더 무서운 것과 같단다.
경제적으로 복귀하는 일이 무척 힘들단다.
정부에서는 피해 입은 국민들에게
국채를 발행하여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실업자가 늘어나니 실업 보상금도 준다고 한다.
배금처럼 주는 보상금의 종류가 다양하여
내 머리로는 계산하기 어려웠다.
3월 개학의 학사 일정이 5월로 미루어졌다.
우리 건이 대학교 입학하고
한 번도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못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교회가 마스크 쓰고 2미터 거리 유지하고
온라인을 예배를 본다.
시 공무원이 매주 교회에 와서 상태를 점검하고 보고한단다.
웃지못할 일이다.
우리 교회에 전도사 사택에
인도네시아의 박필현 선교사 가정이
2주간 자가 격리기간에 머물게 된다.
주님의 숲에는 캐나다 선교를 갔던
목사님의 둘째가 와서 2주간
부모와 얼굴도 마주하지 못하고 지낸다.
인천공항에 내리면 논산시에서
버스를 대기하여 데려 온 뒤에
자가 격리에 들어가게 한단다.
조선시대 염병이 창궐하여
조그만 구멍으로 음식만 넣어주던
연속극의 일이 머리에 떠오른다.
참으로 다행스런 것은
우리나라가 중국 다음에 코로나 확진자가 많더니
어제는 24위로 물러나고 안심국가가 되었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 의료진을 콜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예방법이 세계의 으뜸이라고 한다.
얼마나 노력하였는지 박수를 치고 싶다.
보복 소비라는 말이 생겼다.
중국에서는 코로나로 급감했던 부동산 거래가 재개되면서
기록적인 판매 실적이 쏟아졌단다.
광둥성에서 분양한 아파트 288채가
7분 만에 다 팔렸다고 한다.
73억원짜리 초고가 주택 14채는
8초 만에 완판됐단.
장쑤성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2000억원에 상당하는 1개 동 전체가 분양
1분 만에 거래를 마쳤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멈췄던 소비가
갑자기 폭발한 현상을 두고
중국에서는 '보복성 소비'라고 부른단다.
원래 보복 소비는
배우자에게 과소비로 보복하기 위해
사치품 등을 흥청망청 사들이는 걸 뜻한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외식도, 쇼핑도, 여행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콕 박혀 있느라 힘들었기 때문에
일종의 보상 소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에 보복하듯
미뤄 둔 소비를 한꺼번에 한다는 뜻이란다.
보복 소비든, 보상 소비든 뭐든
더 활성화되어서 자영업자나 기업의 매출이 회복되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는 양심도 필요하다.
필요 없는 아파트 몇 채를 몰래 구입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숨기고,
우롱하고 탈세하는 국회의원은 자격이 없다.
차라리 땅을 깊게 파고 그 속에 살게 해야 한다.
버티자.
정상을 회복할 때까지
자영업자나 기업들이 살아남아야 한다.
사업가와 노동자의 고통도 참아야 한다.
살아남으면 기회가 온다.
어제 열흘 전에 심은 메마른 밭에
흙을 불쑥 밀로 올라오는 땅콩 싹을 보았다.
땅콩의 새싹이 놀랍고 신기하다.
저 흙덩이를 밀고 올라오는 싹은
불툭 튀어나온 이두박근 근육과 같았다.
연약한 싹이 아니다.
그 힘이 우리를 코로나로부터 이기게 하였다.
힘든 역경을 국민 모두가 참아내었다.
정말 대단한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위기는 위장된 기회라 하지 않는가.
이겨내고 쾌재를 부르자.
힘껏 외쳐본다.
이기자,
코로나, 코로나!
첫댓글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내려 가뭄으로 목말라하는 농작물들이 잘 자라겠군요. 멋진 삶을 사는 작은 딸 가족이 부럽습니다. 젊었을 때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지만 아직도 용기가 부족한 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군요. 올 한해도 대풍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