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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지지간(彈指之間)
손가락을 튕길 사이라는 뜻으로, 아주 짧은 동안을 말하며, 세월이 빠름을 이르는 말이다.
彈 : 탄알 탄(弓/12)
指 : 가리킬 지(扌/6)
之 : 갈 지(丿/3)
間 : 사이 간(門/4)
(유의어)
탄지경(彈指頃)
출전 : 증도가(證道歌)
당(唐)나라 영가현각(永嘉玄覺)이 선(禪)의 핵심을 운문으로 읊었다는 증도가(證道歌)의 구절에서 연유한다.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君不見。
그대여 보지 못하였는가.
絕學無為閑道人, 不除妄想不求真。
배움이 끊어진 할 일 없는 한가한 도인은, 없앨 헛된 상도 없고, 구할 참다움도 없다네.
無明實性即佛性, 幻化空身即法身。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이로다.
法身覺了無一物, 本源自性天真佛。
법신을 깨달아 마침에 한 물건도 없으니, 근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라.
一月普現一切水, 一切水月一月攝。
한 달이 일체의 물에 널리 나타나니 일체 물의 달을 한 달이 거두었도다.
諸佛法身入我性, 我性同共如來合。
모든 부처님의 법신이 내 성품에 들었고, 내 성품 다시 한 가지로 여래에 합하도다.
一地具足一切地, 非色非心非行業。
한 자리에 일체 자리가 구족하니, 색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행업도 아니로다.
彈指圓成八萬門, 剎那滅卻三祇劫。
손가락 튀기는 사이 팔만문을 두렷이 이루고, 찰나에 삼지겁을 없애 버리도다.
一切數句非數句, 與吾靈覺何交涉。
일체의 여러 말 구절이 여러 말 구절 아니거니, 내 신령한 깨침과 더불어 무슨 상관있을 건가.
不可毀, 不可讚, 體若虛空勿涯岸。
훼방도 할 수 없고 칭찬도 할 수 없으니, 그 체가 허공과 같아서 끝이 없도다.
⏹ 다음은 안병화의 손가락을 튕길 사이로, 아주 짧은 동안이라는 彈指之間의 글이다.
세월이 빨리 지나간다는 비유로 쓰이는 말은 많다. 흔히 세월이 유수(流水)같다는 말은 흐르는 물같이 빠르다고 광음사서수(光陰似逝水)로 표현한다. 물이 쉼 없이 흐르지만 그렇게 빠르다는 느낌이 없을 때는 쏜살같다면서 쏜 화살에 비유했다.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 행복한 나날을 영위하는 사람에겐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새 후딱 지난 세월에 깜짝 놀라는 경우에 적합한 말이다.
유사한 말 중에서도 장자(莊子)에 나오는 백구과극(白駒過隙)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문틈으로 보이는 흰 망아지가 빨리 지나가는 모습에 인생이나 세월의 덧없음, 무상함을 느끼니 차원이 높다.
손가락을 튕기는(彈指) 사이를 나타내는 이 성어도 아주 짧은 시간, 또는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표현한다. 탄알 탄(彈)은 쏘다, 튕기다란 뜻도 있다.
의미를 나타내는 활 궁(弓)과 수렵시대 돌 구슬을 가리켰던 홑 단(單)이 합쳐져 탄환(彈丸)이란 뜻도 지녔고 튕기다란 의미로 넓혀지게 됐다고 한다.
당(唐)나라 영가현각(永嘉玄覺)이 선(禪)의 핵심을 운문으로 읊었다는 증도가(證道歌)의 구절이 당연히 뜻이 깊다. 부분은 이렇다.
彈指圓成八萬門, 刹那滅却三祗劫.
손가락 튕기는 사이에 팔만 법문 원만히 이루고, 생각이 스치는 짧은 사이에 삼지겁을 없애 버리도다.
인간의 번뇌에 응하는 팔만법문을 짧은 시간에 행하면 엄청나게 오랜 기간 삼지겁(三祗劫)도 없어져 시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해설에도 아리송하기만 하다.
불교에서 말하는 짧은 시간 탄지(彈指)가 찰나(刹那)와 함께 아주 작은 수의 단위로도 사용된다.
할(割) 아래 소수점 이하의 작은 단위로 푼리모사(分厘毛絲)까지는 타율 계산 때 더러 쓰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작은 수로 탄지는 순식(瞬息)의 10분의 1인 10-17승을, 찰나는 탄지의 10분의 1인 10-18승을 나타낸다고 한다.
탄지가 짧은 시간을 말하건, 작은 수를 가리키건 간에 세월은 지나 어느 새 올해도 절반을 흘려보냈다. 지난 6개월을 무사태평하거나 어떤 일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던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갈수록 대내외 경제사정이 나빠진다는 소식만 들려오고, 어려운 나날을 보내는 민초들을 다독여주는 정치권은 여전히 다투기만 하고, 하루하루가 힘든 사람들은 늘기만 하는 느낌이다. 하반기엔 희망이 있을까.
🔘 영가현각(永嘉玄覺, 665~713)
영가현각(永嘉玄覺) 선사는 절강성(浙江省) 온주부(溫州府) 영가현(永嘉縣) 사람으로 속성은 대(戴)씨였다. 어려서 출가하여 삼장(三藏)을 두루 섭렵하였다.
일찍이 천태종 계통의 사찰인 온주의 개원사(開元寺)에 있으면서 천태지관(天台止觀)을 익혀 높은 경지에 이르렀지만, 무엇인가 만족하지 못하던 중, 책(策)이라는 한 선사가 남방에 혜능대사라는 큰 스승이 계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는 31세의 나이에 떠났다.
스님이 조계산에 이르자 마침 혜능스님은 상당하여 설법 중에 있었다. 이것을 본 스님은 예도 표하지 않고 석장을 그냥 들고 선상(禪床)을 세 번 친 뒤 혜능스님 앞에 우뚝 섰다.
그러자 혜능스님께서 물으셨다. “대덕(大德)은 어디서 왔기에 이렇게 도도하게 아만을 부리는가?”
“나고 죽는 일이 크고 무상(無常)이 너무나 빠릅니다.”
“그렇다면 남(生)이 없음을 체험해서 빠름이 없는 도리를 요달하지 못하는가?”
“본체는 곧 남이 없고 터득하면 본래 빠름이 없습니다.”
그러자 혜능스님은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그대는 생멸이 없는 뜻을 매우 잘 알았구나.”
“남이 없음에 어찌 뜻이 있겠습니까.”
“뜻이 없다면 누가 분별하는가?”
“분별하는 것 역시 뜻이 아닙니다.”
혜능스님은 스님의 이 대답을 듣자말자 1천 여명의 대중 앞에서, “그렇다. 네 말이 옳다.”라고 인가를 하여, 모여 있던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제서야 스님은 석장을 내려놓고 위의를 갖추어 상당으로 올라가 정중히 혜능스님에게 예배하였다.
그런 다음 바로 혜능스님에게 하직 인사를 고하자, 혜능스님께서 섭섭해 하시며 말씀하셨다. “왜 그리 빨리 돌아가려고 하느냐?”
“본래 스스로 움직이지 않거니 어찌 빠름이 있겠습니까?”
“누가 움직이지 않는 줄 아느냐?”
“스님께서 스스로 분별을 내십니다.”
“네가 참으로 남이 없는 도리를 알았구나.”
“남이 없음이 어찌 뜻이 있겠습니까?”
“뜻이 없다면 누가 분별하느냐?”
“분별하는 것도 뜻이 아닙니다.”
스님의 대답을 들은 혜능스님은 선상에서 내려오셔서 등을 어루만지며 말씀하셨다. “장하다. 옳은 말이다. 손에 창과 방패를 들었구나. 섭섭하니 하룻밤만 묵고 가거라.”
스님은 그날 밤 스승과 함께 지내고 다음날 하직을 고했다. 이에 혜능스님은 몸소 대중을 거느리고 스님을 전송하였는데, 스님은 열 걸음쯤 걸어나와 석장을 세 차례 구르고 말했다. “조계를 한 차례 만난 뒤로는 나고 죽음과 상관이 없음을 분명히 알았노라.”
스님이 고향으로 돌아오니, 소문이 먼저 와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스님을 가리켜 부사의(不思議)한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고, 조계산에서 하룻밤만 자고 갔다 하여 일숙각(一宿覺)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스님은 혜능스님을 찾아가서 확철히 깨치고, 그 경지에 의지해서 증도가(證道歌)를 지었다.
스님은 말한다. “나는 일찍이 강과 바다에 노닐며 산을 넘고 시내를 건너 스승을 찾고 도를 알고자 공부했다. 그러나 몸소 조계의 길을 인득(認得)한 후에야 비로소 생사에 걸리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스님이 여기에서 말하는 조계의 길이란 혜능스님에 의해 인가된 경지를 말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증도가에서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이로다.’ 라고 표방하는 그 경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는 교학의 점차로 닦아 성불하는 점수적 방법에 의해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선문의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즉 한 생각 뛰어넘어서 그대로 여래지로 들어가는 돈오적 방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님의 증도가는 옛날부터 천하의 총림에서 반드시 일과적으로 외우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블교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서, 고려시대부터 널리 유포되어 왔다.
특히 보조국사 지눌(知訥) 스님은 그의 저서 원돈성불론(圓頓成佛論)에서 증도가의 구절을 인용하였으며, 성철(性澈) 스님은 선문의 돈오사상을 천명하기 위해 친히 증도가를 강설하고, 그것을 책으로 묶어내기도 하였다.
▶️ 彈(탄알 탄)은 ❶형성문자로 弾(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활 궁(弓; 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둥근 알을 나타내기 위한 單(단)으로 이루어졌다. 알을 쏘는 활, 튀기는 활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彈자는 ‘탄알’이나 ‘탄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彈자는 弓(활 궁)자와 單(홀 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彈자를 보면 단순히 弓자에 점이 찍혀 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쇠 구슬이나 돌멩이를 날리던 화살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弓자와 單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면서 지금의 彈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여기서 單자는 ‘단→탄’으로의 발음역할과 함께 이것이 무기와 관련된 글자임을 전달하고 있다. 彈자는 이렇게 ‘탄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탄알이 상대에게 타격을 준다는 의미에서 ‘탄핵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彈(탄)은 탄알, 포탄, 폭탄(爆彈) 등의 두루 일컬음으로 ①탄알 ②탄알을 쏘는 활 ③과실(果實) ④열매 ⑤튀기다 ⑥두드리다 ⑦힐책(詰責)하다 ⑧탄핵하다 ⑨바루다 ⑩타다(악기의 줄을 퉁기거나 건반을 눌러 소리를 내다) ⑪연주하다 ⑫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죄상을 조사하여 꾸짖음을 탄핵(彈劾), 함부로 을러대고 억누름을 탄압(彈壓), 탄성체가 그것에 가하여 지는 외력에 대해 반발하는 힘을 탄력(彈力), 죄상을 들어 논하고 책망하거나 규탄함을 탄박(彈駁), 탄환이나 처란의 껍질을 탄피(彈皮), 튀는 듯이 움직임을 탄동(彈動), 탄환과 그것을 발사하기 위한 화약의 총칭을 탄약(彈藥), 총이나 포를 쏘아서 낀 연기를 탄연(彈煙), 빗발같이 쏟아지는 총알을 탄우(彈雨), 손톱이나 손가락을 튀김을 탄지(彈指), 관의 먼지를 떤다는 뜻으로 관리가 될 준비를 하는 일을 탄관(彈冠), 잘못이나 허물을 잡아 내어 따지고 나무람을 규탄(糾彈), 잘못을 꼬집어 나무람이나 지목하여 비방함을 지탄(指彈), 탄알을 막음을 방탄(防彈), 총을 쏘았을 때에 총구멍에서 나와 목표물을 맞추는 물건을 총탄(銃彈), 잘못을 꼬집어 말함을 규탄(叫彈), 실제로 쏘아서 실효를 나타내는 탄알을 실탄(實彈), 본디 가락을 변주시켜 타는 가락을 해탄(解彈), 공경하고 두려워함을 경탄(硬彈), 피아노나 풍금 따위 악기를 손수 탐을 자탄(自彈), 사방이 적국에 포위되어 공격의 대상이 되는 아주 좁은 땅을 이르는 말을 탄환지지(彈丸之地), 손가락을 튀길 사이로 아주 세월이 빠름을 이르는 말을 탄지지간(彈指之間), 바퀴도 되고 탄환도 된다는 뜻으로 하늘의 뜻대로 맡겨 둠을 이르는 말을 위륜위탄(爲輪爲彈), 수후의 구슬로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주탄작(隨珠彈雀) 등에 쓰인다.
▶️ 指(가리킬 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旨(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旨(지; 신이 사람에게 주는 계시(啓示; 가리키는 일)와 손가락(手)으로 가리킨다는 뜻이 합(合)하여 '가리키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指자는 ‘손가락’이나 '가리키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指자는 手자와 旨(맛있을 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旨자는 수저를 입에 가져다 대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指자는 본래 '손가락'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하지만 후에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고 지시를 내린다는 뜻이 확대되어 '가리키다'나 '지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指(지)는 손가락을 뜻하는 말로 한자(漢字)의 수사 밑에 쓰여 ①가리키다, 손가락질하다 ②지시(指示)하다, 가리켜 보이다 ③곤두서다, 곧추 서다 ④아름답다, 곱다 ⑤손가락 ⑥발가락 ⑦마음, 뜻,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꼭 집어서 가리킴 또는 잘못을 들추어 냄을 지적(指摘), 어떤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하여 단체의 행동을 통솔하는 것을 지휘(指揮), 분명히 그렇게 가리켜 정하는 것을 지정(指定), 어떤 대상을 가리켜 보이는 것을 지시(指示), 어떤 목적이나 방향에 따라 가르쳐 이끎을 지도(指導),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를 지표(指標), 어떤 수 또는 문자의 오른쪽 위에 부기해 그 승멱을 표시하는 문자 또는 숫자를 지수(指數), 사람이나 사물이 어떠하다고 가리키어 정함을 지목(指目), 지정해 그 쪽으로 향하게 함 또는 그 방향을 지향(指向), 잘못을 꼬집어 나무람 또는 지목하여 비방함을 지탄(指彈), 사람이나 원숭이의 손가락 끝 안쪽에 이루어진 살갗의 무늬 또는 그것을 찍은 흔적을 지문(指紋), 어떤 대상의 사람을 이름을 누구라고 말하여 지적하거나 가리키는 것을 지명(指名), 어떤 대상을 가리켜 부르는 것 또는 그 이름을 지칭(指稱), 달래고 꾀어서 무엇을 하도록 부추김을 지주(指嗾), 말이나 글의 대강의 요지를 대지(大指), 몹시 성낸 모양을 발지(髮指), 손가락을 꼽아 헤아림을 굴지(屈指), 가운데 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사이의 손가락을 약지(藥指), 가운데 손가락을 중지(中指), 엄지 손가락을 무지(拇指), 가운데 손가락이나 엄지 발가락을 장지(長指), 집게 손가락을 두지(頭指), 엄지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의 사이에 있는 손가락으로 집게 손가락을 염지(鹽指),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맞추어 잡은 상태를 각지(角指), 새끼손가락이나 새끼 발가락을 계지(季指),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으로 인정하게 됨을 일컫는 말을 지록위마(指鹿爲馬),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일컫는 말을 지호지간(指呼之間), 동쪽을 가리켰다가 또 서쪽을 가리킨다는 뜻으로 말하는 요지도 모르고 엉뚱한 소리를 함을 일컫는 말을 지동지서(指東指西), 하늘을 보고 물고기를 쏜다는 뜻으로 사물을 구하는 방법의 그릇됨을 이르는 말을 지천사어(指天射魚), 고기를 잡으려고 하늘을 향해 쏜다는 뜻으로 고기는 물에서 구해야 하는데 하늘에서 구함 곧 불가능한 일을 하려 함을 이르는 말을 사어지천(射魚指天), 손가락을 가지고 바다의 깊이를 잰다는 뜻으로 양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이지측해(以指測海), 팔과 손가락을 쓴다는 뜻으로 지시나 명령 등을 뜻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사비사지(使臂使指)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間(사이 간)은 ❶회의문자로 簡(간)과 통자(通字), 閒(간)은 본자(本字)이고, 间(간)은 간자(簡字)이다. 옛날엔 門(문)속에 月(월; 달)을 쓰거나 또는 門(문)속에 外(외)를 쓰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집의 대문이나 방문을 모두 門(문)이라 한다. 閒(한)은 방문으로 달빛이 비치다에서 틈을 말하고, 후에 間(간)자가 생겨 間(간)은 사이, 閒(한; 閑(한)은 '여가' 또는 '조용함'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❷회의문자로 間자는 '사이'나 '틈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間자는 門(문 문)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과 소전에서는 月(달 월)자가 들어간 閒(틈 한)자가 '틈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閒자는 어두운 밤 문틈으로 달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두운 밤에야 달빛을 통해 문틈이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閒자가 '틈새'라는 뜻을 더 잘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에 閒자가 시간에 틈이 있다는 의미에서 '한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해서에서는 間자가 만들어지면서 '틈새'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間(간)은 (1)집 간살의 수효(數爻)를 세는 말 (2)집 간살의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보통 일곱 자(210cm) 평방 또는 여덟 자(240cm)나 아홉 자(270cm) 평방을 이름 (3)여섯 자 곧 180cm를 단위로 하여 거리를 세는 이름 (4)성(姓)의 하나 (5)둘의 사이 (6)주로 간에로 쓰이어 어느 경우든지 가릴 것 없이의 뜻을 나타내는 말 (7)무엇이 존재하거나 또는 무엇으로 사용되는 곳이라는 등의 뜻으로 ①사이 ②때 ③동안 ④차별(差別) ⑤틈, 틈새 ⑥간첩(間諜) ⑦혐의 ⑧사사로이 ⑨몰래, 비밀히 ⑩간혹 ⑪사이에 두다, 끼이다 ⑫섞이다 ⑬이간하다(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헐뜯다 ⑭간소하다 ⑮검열하다 ⑯엿보다 ⑰살피다 ⑱틈을 타다 ⑲섞이다 ⑳참여하다 ㉑범하다 ㉒차도(差度)가 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이 뜰 격(隔), 틈 극(隙), 한가할 한(閑)이다. 용례로는 한 작물 사이에 딴 작물을 심어 가꿈을 간작(間作), 어떤 한 곡 도중에 삽입하여 연주하는 것을 간주(間奏), 물건과 물건과의 거리를 간격(間隔), 군음식을 먹음을 간식(間食), 주기적으로 그쳤다 일어났다 함을 간헐(間歇), 어쩌다가나 가끔을 간혹(間或), 잠깐 끊임이나 쉴 사이를 간단(間斷), 군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간식(間食), 사물 사이의 틈을 간극(間隙), 하루 또는 며칠씩 거름을 간일(間日),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간(瞬間), 어느 일정한 시기에서 어떤 다른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를 기간(期間),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의 동안을 저간(這間), 일정한 지점 간의 사이를 구간(區間),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여러 세대를 통하여 드물게 나는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간세지재(間世之材),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세상에 드문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간기인물(間氣人物),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을 순식간(瞬息間),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복수 강가의 뽕나무 숲 사이라는 뜻으로 음란한 음악 또는 망국의 음악을 일컫는 말을 상간복상(桑間濮上),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일컫는 말을 지호지간(指呼之間), 서로의 차이가 썩 심함 또는 썩 심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천양지간(天壤之間),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풀 사이로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