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체험형 청년인턴에 합격하여 부산울산본부 울산지사 내에서 요금관리부에 배정받아 일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한전은 주식회사로서 이윤 창출을 해야 함과 동시에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공기업이다.
그런데 울산지사 요금관리부로 체험형 청년인턴을 들어와. 근무하면서 실제로 한전이 항상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첫째로 전기요금과 관련하여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전기요금은 가스, 통신, 수도 요금 등과 비교하여 다양하고 세분화된 계약이 많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시설, 교육용, 농업용과 같이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전기에는 원가 이하의 저렴한 전기요금을 책정하여 국가 기반 산업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전기요금은 가계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택용 고객의 부담을 낮추고자 일시적으로 여름철 누진 구간을 완화하고 복지할인금액을 늘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알리고 접근성을 높이고자 행정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홍보와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둘째로 한전이 가진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고객만족서비스륵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매달 발급되는 전기요금의 경우 지난달 전기요금과 비교하여 많이 차이가 나게 되면 한전 전산에서 일차적으로 그 사실이 포착된다. 그러면 직원들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고 사용자의 전기 실제 사용 여부를 확인한다.
그리고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용자에게 계량기나 전기 사용지점을 점검할 것을 권유한다. 실제로 가정에서 수도관 누수로 보일러나 양수기 펌프가 오작동해 전기 요금이 의외로 책정된 경우를 찾아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전에서 느낀 건 이 보다 좀더 차원의 것이다. 이번 체험형 인턴 과정을 밟기 전 한전이라면 으레 여유로운 공기업의 이미지를 연상하곤 했었다.
하지만, 직접 들어와 보니 생각과 전혀 딴판이었다. 그야 말로 `쉴 새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기업이니 놀고먹는 곳 일 거란 생각을 아예 버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큰 수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요금관리부에는 전기 사용계약의 위약 관련하여, 그리고 요금 정산이나 할인 적용 여부 등을 이유로 하여 많은 고객과 다양한 접점에서 만나게 된다. 물론 상당수 고객들은 부당함과 불편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과 주장을 일단 수용해 상황마다 차분하게 응대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에서 터득해야 할 본보기가 되었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매번 관련 규정과 세칙을 공부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맡은바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는 직원의 자세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인턴을 시작할 때 `전기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사무 업무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바쁜 와중에도 내가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업무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왜 이러한 계약 종별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공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부분도 상세히 알려주었다. 인턴 직원이니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의 업무가 주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조직 문화의 융합과 포용성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덕분에 자리에 빠르게 적응하고 배울 수 있었다. 체험형 청년인턴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전은 매년 대규모 체험형 청년인턴을 채용하기에 고민이 많은 취업준비생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