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씨는 입사 후 단 한 번도 '피카타임'을 가져 본 적이 없다. 피카타임이라는 이름의 별도 휴식 시간이 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노동자들에게는 4시간 일하면 30분, 8시간 일하면 1시간 주어지는 법정 휴게시간이 전부였다. 일부 노동자들이 용기 내어 회사에 유급 휴게 시간을 달라고 건의했지만 '법정 휴게시간 내에서 쓰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30분짜리 법정 휴게시간 내에서 피카타임을 갖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고 있던 업무를 정리하고 밥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모든 과정을 30분 내에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이씨는 휴게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썼다. 장갑과 위생복을 벗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데 3분, 배식에 5분, 식사에 15분, 퇴식에 1분, 화장실에 5분, 다시 업무 선상으로 복귀하는 데 1분을 쓴다고 했다.
"밥은 거의 마셔요. 칼 같이 30분 휴게 시간을 지켜야 하거든요. 운 좋으면 5분 만에 배식을 받는데 사람이 몰릴 때면 배식에만 10분 이상이 걸려요. 그런 날은 밥을 패스해요. 주변에는 쉴 시간이 없다고 아예 식사를 안 하는 분들도 꽤 있어요. 이케아에서 일하는 9시간 중, 법정휴게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단 1분도 앉아 있을 수 없다고 보시면 돼요."
또다른 지점 푸드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지환(40대, 가명)씨도 마찬가지다.
"일이 워낙 힘들다보니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밥은 늘 15분 내로 먹어요. 그래서 위장약 들고 다니는 분들도 많고요. 약을 안 먹으면 바로 체기가 올라오거든요."
짧게 쪼개진 업무 스케줄도 부담이다. 이케아 노동자들의 업무는 효율을 위해 15분 단위로 쪼개져 있다. 업무도 이에 맞춰 바뀐다. 15분 동안 뜨거운 스프를 만들다 1시간을 레스토랑 입구에서 방문객 QR코드를 체크하고 다시 45분 동안 음식 창고에서 재료를 나르는 식이다. 쉴 새 없이 업무가 뒤바뀌다보니 한 명이 하루 동안 5가지 이상의 업무를 맡는 경우도 있다. 노동자들은 복잡한 스케줄을 깜빡하지 않기 위해 손등에 스케줄표를 적어두거나 핸드폰으로 알람을 설정해 둔다.
(중략)
이처럼 높은 노동 강도에도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급여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 '업계 최저' 수준이다. 각종 언론이 이케아의 시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치켜세우고 있는 것과 현실이 크게 다르다.
물론 이케아가 높은 시급을 주는 건 사실이다. 지난해 이케아는 경기도 기흥에 새 지점을 낼 당시 노동자들을 채용하면서 9200원의 시급을 주겠다고 밝혔다. 모든 시간제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시급은 1만1040원선으로 올라선다. 지난해 최저임금이었던 8350원에 비하면 2690원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이케아는 시급과 주휴수당을 제외한 별도 보너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명절과 연말에 상여금과 성과급을 주는 국내 대형마트에 비해 연봉이 오히려 더 낮다.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풀 타임(Full-time) 노동자의 월급을 시급 1만1040원으로 계산하면 230만7360원(209시간 기준)으로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2760만원 정도다.
물론 이케아에 성과급 제도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각 지점별로 본사가 정해준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에만 성과급을 지급한다. 다행히 올해는 매출 목표치를 120% 달성해 성과급을 받았지만 그 전까지는 성과급 받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주 40시간을 일하는 풀 타임 근무자들도 많지 않다. 노조측에 따르면, 풀 타임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노동자 10명 중 3명꼴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케아는 더이상 '꿈의 기업'이 아닌 '당장 그만두고 싶은 기업'이 됐다. 노동자들은 이케아가 어떨 땐 글로벌 기준을, 어떨 땐 국내 동종업계 기준을 들고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며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씨는 말한다.
"제가 30대여서 다른 데로 이직할 수 있는 나이였다면 그만뒀을 것 같아요. 정말 너무 힘들어요. 이 돈 받고 할 일이 아니에요. 남아 있는 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아 취직이 어렵고, 애들 학원비라도 아쉬우니까 버티는 거지. 이케아는 우리가 나이도 많고 갈 데도 없다는 걸 잘 알아요. 한 번은 같은 팀 동료가 '이렇게 일 못 하겠다'고 매니저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매니저가 '그럼 다른 일자리 알아보셔야겠네요'라고 말했대요. 노동자들은 꼭 소모품처럼 부리다 버려지는 기분이에요."
첫댓글 미친놈들이네 한국 패치됐나
한국패치 시발...^^
어서와한국 거기서 이케아 디자이너 나와서 피카타임하는거나왔는데..지들만 하고있던거네;,
우리나라 노동법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듯.. 노동법 개혁 시급해 ㅡㅡ
안그래도 이 기사 읽고 왔는데, 진짜 한국만 오면 왜 다 이렇게 되는겨? 관둬도 충원안해주고 ㅁㅊ
외국기업도 한국패치가 되면 자연스레.... 당연한듯이.. 이랜드나 이케아나 코스트코나 다 양아치됨짓함. 이쯤되면 우리나라 노동법이 조오오혼나 이상한거라 생각이 안됨?
미친
저기 존나 유명..ㅎ 직원 거의 다 파트타이머임. 벌이가 안되서 투잡뛰는 사람들도 많대. 백오피스는 다르려나
존나 더심한거같네
우리나라 노동법 개선해야돼 외국계 기업들이 다 저러는 이유가 있어....
어서와에도 나오지 않았어 이케아외국인? 이케아 되게 가증스럽다
헐 유니폼 예뻐서 일해보고싶었는데 존나 안일한생각이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