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8. 경남 의령군.
앞에 아무 것도 안 붙는 걍 무당벌레입니다. 흔히 황갈색 바탕(또는 붉은 바탕)에 10개가 넘는 검은 점무늬가 있거나, 검정색 바탕에 붉은 점무늬, 황색 바탕에 점이 없는 경우 등 다양한 무늬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녀석은 평소 잘 안 보이는 특이한 경우인데 딱지날개에 점이 열 개가 안 되게 띄엄띄엄 있는 녀석과 붉은 바탕에 테두리가 검은 녀석입니다. 진딧물을 먹고 사는 습성상 진딧물이 들끓는 찔레에 먹이사냥 나왔다가 찍혀버렸지요.
꽃가루를 먹는 하늘소와 달리 이 녀석은 육식성이라 꽃술을 피해 달아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찔레 꽃술이 마치 SF영화에서 촉수 괴물이 먹잇감을 잡으려고 촉수를 뻗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이리 와, 무당벌레. 넌 내 밥이야~~~!'
'싫어, 날 놔 줘. 난 더 살고 싶단 말이야.'
앗싸아, 탈출 성공!
촉수괴물에게서 빠려나와 한시름 돌린 무당벌레가 이제는 진딧물을 찾아 촉각을 더듬거립니다.
먹이를 찾아 찔레잎을 어슬렁거리는 한 마리 무당벌레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 다니는 산 기슭에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무당벌레이고 싶다.
산장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보다
단물 퐁퐁 즙도 풍부한 진딧물을 먹고 사는 한 마리 무당벌레이고 싶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진딧물 내 밥아 어딨니? 이리 와라. 한입에 먹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