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서 15년 동안 곶감을 만들고 있는 권모(66)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예년 이맘때면 감의 절반가량이 말라야 하지만 연일 계속된 궂은 날씨로 인해 감이 모두 물러 터졌기 때문이다.
매년 5만 개 정도의 곶감을 생산하는 권씨는 올해 같은 우기는 처음 겪어 보는 상황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더욱 난감하다. 권씨는 “올해처럼 날씨가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감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에서 5년째 곶감을 만들고 있는 김모(65)씨도 올해 곶감 10만 개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지만 워낙 날씨가 좋지 않은 탓에 이미 5만 개를 전량 폐기했다. 김씨는 “빨리 날씨가 좋아져야지 남은 감이라도 곶감으로 만들 수 있을 텐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동지역에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9일 연속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가 계속되자 곶감 농가에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강릉시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현재 71.9%로 평년 수준인 79.3% 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내년 농사 때 농수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어촌공사 강릉지사 관계자는 “내년 농사에 대비해 그동안 평소에 물 관리를 잘해왔고 계속된 비 덕분에 저수율도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저수지 물 관리를 철저히 해 내년 물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