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들지마. "
처음부터 난 사업목적용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모님' 그러니까 나의 아버지 청일기업 사장 아내님이 납시셨다고 알리는 가정부.
보나마나 사업에 관한 이야기겠지.
싸늘하게 대꾸하는 나를 보며, 가정부도 잠시 움찔하더니-
나에게 한번이라도 다시 한번 말을 걸어보기라도 하면, 해고라도 된다는 듯한 생각이 들은듯,
소름이 돋듯 순간 움찔 하더니, 간단하게
" 알겠습니다. "
이말 한마디를 남기고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 찰칵- '
문이 닫히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그러나-. 나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을 뿐이다.
말라버린 입술에서는 피가 흘러나올듯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나는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내 나이 열여덟.
아직 꽃다운 나이인데-.
사업상의 문제로 결혼하다니.
아니, 팔려간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잘나신 어머니께서 사업상의 문제라며 나에게 그 말을 하셨을때-.
나는 듣기 싫다며 그 자리에서 뛰쳐나왔었어야 했다.
" 멍청이. "
눈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맺혔다.
떨어질듯 떨어지지 않을듯 아슬아슬 하게 매달려있던 그것이
이내 또르르 굴러떨어진다.
볼을 타고 내려오는 축축한 무언가의 느낌.
" 청승맞게 눈물은 또 왜흘러-. "
멈추지도 않고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이-
이때만큼은 너무나도 싫었다.
내가 너무나 나약해 보여서.
내몸 하나도 지키지 못하는-. 도구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 찰칵- '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벅벅 문질러 닦고 있을때쯤,
문소리가 들려왔다.
쇳소리가 고요하기만 한 방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문 사이로 쥐잡아 먹은듯 빨간 립스특이 눈에 띄었다.
이어서 들어나는 매서운 눈매.
" ...................... "
드디어 올것이 왔다고 생각한 난,
청일기업 아내님이 도착하셨는데도 모른척 하고 입술만 깨물어댔다.
이어서 볼에 얼얼한 느낌이 퍼지면서
귀따가운 마찰음이 퍼지겠지.
' 쨕- ' 하고.
" 어머-. 얘좀봐. 얼마나 기쁘길래 눈물까지 흘리니? "
간드러지듯 울리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눈치챘다.
' 그사람 ' 그러니까 나의 남편님이 오셨다고.
" 뭐야. 내 아내가 될사람이 너냐? "
약간은 높은듯 울리는 목소리가 왠지 싫었다.
실망한듯 들려오는 목소리도 싫었다.
그사람의 모든게 다 싫었다.
" ............나가.. "
입에서 흘러나온 소곤거림 같은 말 하나.
잘 알아듣지 못한건지-. 아니면 알아들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서 그런건지.
" 뭐? "
그가 다시 물어왔다.
다시 물어오는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짜증스러움이 섞여있었다.
그가 다시 묻는 순간,
악에 받친 듣한, ' 하라면 할것이지. 제대로 못하는 년. ' 이라는 뜻을 품고 있는것 같은
그런 눈초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런 눈초리를 그도 눈치 챘는듯 침대에 죽은듯 가만히 앉아있는-
나의 손을 힘차게 잡아 끌었다.
덕분에, 나는 침대에서 떨어질수 밖에 없었다.
' 쿵! '
듣기만 해도 눈살을 찌푸릴만큼,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신경을 쓰지 않는듯 나의 손을 잡아 끌고는 현관으로 대려갔다.
그러고는, 나의 발에 신발을 신겨주기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가져온 400만원짜리 구두.
" 아..씨..당신뭐야? "
나의 짜증스런 물음에-, 그가 쓰고 있던 썬글라스를 벗으면서 입을 열었다.
" 나? Max. 인기가수, Ma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