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Keita
문장 뒤에 -[ ] 붙은 건 단편집에 실린 작품명을 표기한거야
밝은 밤 - 최은영
증조모는 그 아이 같은 얼굴을 오래 보고 있기가 어려웠다. 증조모의 마음이 새비 아주머니에게로 기울어서, 그곳으로 기쁨도 슬픔도 안타까움도 모두 흘러갈 듯한 기분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기운 마음으로 뒤뚱거리며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너에게는 체로 거르듯이 거르고 걸러서 가장 고운 말들만 하고 싶었는데.
우리는 더이상 끝까지 싸울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정말 끝이 날까봐 끝까지 싸울 수 없는 사이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 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사고는 한순간이다. 잠시 눈을 뗀 사이, 잠시 방심한 사이, 잠시 안심하는 사이. 하지만 그것은 사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다. 사고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며 점층적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모든 상황들은 무수히 많은 확률을 좁혀가며 그 순간을 향해 뻗어 나간다. 사고 지점에 충돌하기 전까지, 그 일을 막을 수 있는 무수한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감지하지 못한다. 사고는 아주 긴 시간 동안 차분히 그 지점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천선란
누군가 살라고 말했다. 죽을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천선란
가까이 보면 안 되는 얼굴들이 있다. 개인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삶의 의지를 빼앗길 수도 있다. 그래서 살고 싶어 군집 속으로 얼굴을 지우고 들어가는 삶이 있다. -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천선란
미래 - 미나토 가나에
미래나 어른이라는 도착점은 한없이 멀게 느껴져서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지만, 즐거운 일을 조금 앞에 두고 거기를 향해 똑바로 선을 긋듯이 나아가면 의외로 금방일지도 몰라.
꽃 사슬 - 미나토 가나에
뭘 그렸는지 모를 정도로 왜곡해야만 진실로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상대의 고통을 같이 나눠 질 수 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 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 것이 나았다. -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일들을 없었던 것처럼 쉽게 쉽게 묻어버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건지. 그래서 그 앞에는 뭐가 있는 건지. 그 앞에 뭐가 있기에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른 것들을 없었던 일인 것처럼 잊은 채 살아가야 하는 건지.-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아홉수 가위 - 범유진
우주를 벗어나고 싶어도 궤도를 이탈할 방법을 행성이 모르듯이, 가족을 벗어날 방법을 아이는 모른다. - [1호선에서 빌런을 만났습니다]
외계신장 - 이수현
1인칭 화자는 가장 믿을 수 없는 화자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길. - 작가의 말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실패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대부분은 실패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가보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할 놀라운 진실을 그 길에서 찾게 될지도 모른다.
편의점 - 유기농볼셰비키, 류연웅, 이아람, 정세호, 이산화
어떤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피부 아래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던 마음이 깨어나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 이아람
관계의 가치는 만남 이후에 쌓이는 법이니까요. -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 정세호
편의점은 저번에도 추천한 책인데 이번에 재독하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새로 발견해 다시 가지고 와봤읍니다.
다들 밝은 밤 읽지 않으시렵니까??
김여시 선정 2021년 최고의 책
김여시 선정 2022년을 시작하며 읽기 좋은 책
김여시 선정 겨울에 읽으면 좋은 책
김여시 선정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1위
김여시 선정 독서에 입문하기 좋은 책
김여시가 처음으로 사랑스럽다고 느낀 책
다들 제발 밝은 밤 읽어
전에 추천했던 책들
독서에 관심있으면 독달도 놀러와
첫댓글 나랑 취향 겹친다!!! 안 읽어본 책들 읽어볼게 고마워
오늘 밝은 밤 샀다 ^__^
밝은밤 읽고 내내 울었어 ㅜㅜ
밝은밤 너무위로가 되는책..
밝은 밤 진짜 꼭 읽었으면ㅠ
올해다읽어주게쓰
밝은빔 진짜 존잼 ㅠㅜ
ㅋㅋㅋㅋㅋ 밝은 밤은 읽겠습니다!!!!
최은영작가 소설은 뭔가 담담하게 서술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작품같아
쇼코의미소 읽고 최은영작감 최애됐는데 밝은밤 기대된다
역시 밝은밤...... 진짜 가슴에 와닿는 책이였어
나는 책읽을때마다 등장인물들한테 공감하거나 이입하는게 어랴웠는데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전부다 너무 정든채로 완독함 ㅠㅠ..... 안읽어본 여시들은 정말 추천해 ...
추천 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