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에서 '민폐'를 검색하면 나오는 뜻.
한자 뜻을 보면 알겠지만
'민폐'라고 할때 '민'은 백성 민(民)을 사용.
사용 예에서 알수 있듯이
관(官). 즉 국가에게 백성에게 끼치는 피해를 '민폐'라고 규정.
'아 저사람 왜 민폐를 끼치고 그래?'
'저런거 너무 민폐다'
'민페끼치는 사람 존싫'
커뮤에서 흔히 쓰는 이런 표현은 잘못된 표현.
민폐는 개인과 개인 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부득이한 이유로 국민들에게 피해, 불편함을 줄 때 쓰이는 용어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이 의미로 계속 사용되어 왔음.
그래서 쓰일 일이 거의 없음.
애초에 국가가 국민들에게 폐를 끼칠 이유가 거의 없고,
그런 일은 아주 큰 일이니 수시로 생길 일도 아니라서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님.
문제는 '민폐'라는 단어가 몇년전부터 온라인 커뮤를 점령하다시피 사용되는 것.
왜 그럴까?
요즘 커뮤에서 사용되는 의미의 '민폐'라는 단어의 시작은 일본.
버블경제로 도쿄를 팔면 뉴욕을 2개나 살 수 있다고
개소리를 씨부리던 당시 일본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었음.
메이와쿠라고 해서
" 일본인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며
모두 예의가 바릅니다 "라고 널리 알리기 위해 적극 사용한 단어임.
짤을 보면 알 수 있듯 대충 적당히 투자를 해도 부자가 되던 버블경제 시절 일본.
당시 일반 중소기업을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자녀들을 언제든 외국으로 유학보내
비싼 학비 + 체류비 + 용돈을 감당하며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유학, 해외여행 등으로 외국인들과 접할 일이 잦았었음.
TV만 틀면 늘 일본 정부에서 강조를 했음.
외국인들에게 일본인의 예절을 보여주자!
예의바르고 스마트한 일본인 이미지를 심어주자!
외국 사람들에게 늘 폐를 끼치지 않고 예절바른 모습을 보여주자는
예절 문화 교육이 대대적으로 일본 내에서 일어났고
그에 대한 당연한 반응으로
'민폐'에 대한 얘기가 나오게 됨.
이런 것도 민폐이고
저런 것도 민폐이고
요런 것도 민폐이니
이것도 하지말고
저것도 하지말고
요론것도 하지마라.
자국 경제가 어찌 되는지,
자국민들이 어찌 되는지 1도 상관없이
남 신경만 오지게 쓰는 일본다운 발상이 아닐 수가 없음.
당연히 계속 억누르다보니
최근에는 탈 민폐 유투버가 뜨기 시작.
' 내가 왜 모르는 너희에게 민페를 안 끼쳐야하는데? '라는 컨셉으로
인기를 모으다가 급기야 코로나 확진 상태에서 돌아다니다가
경찰에 끌려가는 걸로 유투버 인생을 마감.
애초에 우리나라에서는 '민폐'라는 개념을 잘 쓰지도 않았고
문화 자체가 공동 문화임.
품앗이 개념이 괜히 나온게 아님.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취약층(장애인, 어린이, 노인, 여성 등)에 대한
만연한 혐오 문화가 이뤄진 결과.
그들을 대놓고 '혐오'하자니
논리적 근거와 도덕성이 공격을 받게 됨.
동서고금 막론하고 사회 취약층을 공격하는건 쓰레기니까.
그러니 빈약한 혐오 논리를 정당화 하기 위해 끌어온 것이
일본의 '민폐' 문화인 것임.
예를 들어,
사회 취약층 중 아이를 예를 들어 보겠음.
그냥 '애가 싫어요' 라고 말하면 쓰레기가 되니까
그럴듯한 이유를 덧붙히는 것임.
- 비행기에서 애가 울어서 잠 한숨 못잔 일이 있어서 비행기값 너무 아까웠다
- 가게 갔는데 애가 물을 쏟아도 애엄마가 안치워서 짜증났다
- 애들이 시끄러워서 애가 싫다
등등
이런 일을 섞어서 본인의 혐오 감정을 투영하는 것임.
저런 일을 겪었다면 저 사건 자체+저 당사자들에게 집중 하는 게 맞음.
모든 아이들을 싸잡아서
'너희 계층들은 민폐를 자주 저지르니 모진 말을 듣고 혐오를 당해도 싸'
라고 할 게 아니라.
경찰청에서 조사한 결과,
'민폐'를 많이 끼치는 계층은 압도적으로 40~50대 남성.
소위 사회에서 기득층에 있는 계층임.
(aka 돈 좀 버는 남자들)
그런데도 온라인 커뮤에서는 '민폐'로 검색하면
사회취약계층인 어린이, 노인, 장애인, 여성에 대한 얘기만 주르르 나오는게 현실.
딱 보이지 않음?
애초에 한국에서 잘 쓰지도 않는 표현인 '민폐'라는 단어를 가지고
특정 계층에게만 자꾸 쓰는 이유.
이제 민폐를 가장해 사회 취약계층을 혐오하는 현상은
온라인의 광기를 넘어 심각한 수준임.
자정이 안되는 수준에 이른게 아닌가 우려스러운 상황..
오죽하면 이걸 법으로 관리를 해야하는가가 논의될 정도이며
온라인 커뮤에서는 대놓고 사회취약층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데
서로 맞장구 쳐주는 실정..
혐오가 만연해지면 피해보는 건 결국 사회구성원 전부.
혐오는 차별로 이어지고
계층간 차별은 사회의 붕괴를 초래함.
다들 어릴땐 어린아이였고
나이 들면 노인이 됩니다.
현재 장애인 중 선천적인 장애인 비율보다 후천적으로 된 장애인의 비율이 압도적이고요.
애초에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 아니고서야
남에게 도움을 안받고, 폐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마 '나는 남한테 폐 안끼치고 사는데?' 하는 사람들은
이미 남에게 폐 많이 끼치고 사는데 본인만 모를 가능성이 높아요.
오늘부터라도 '민폐'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내가 누군가를 '혐오'하고 있는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할 문제인지 생각해서 이 글을 씁니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고가. 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장애인 단체에서 휠체릐어 시위 한다고 출근시간 지하철에 휠체어 타고내리기 운동 했을때가 떠오름. 나도 그땐 저건 좀 민폐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하려하지도 않고 그저 민폐다 아니다 판단하려고만 했었던게 아직도 부끄러움.
좋은글이네...고마워
정작 민폐소리 입에 달고 살았던 일본은 지금 방사능 오염수 버려서 전세계적인 대민폐 끼치고 있는데 본인들 입으론 인정 안하더라. 남들이 나한테 끼치는 아주 약간의 피해도 민폐라고 부르면서 싫어하는 반면에 정작 큰일 생기니까 도망치는 것봐.
민폐가 저런데서 나온말이였구나.. 진짜 요즘너무심해 사람이 실수하면서들 사는거고 같은결과라도 의도와 환경에따라 다른일이 되는건데..... 어째 다들 판사가되서 뭐가 민폔지 아닌지 구분하고 있는거같음
진짜 좋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