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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전도(是非顚倒)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이 거꾸로 되었다는 뜻이다.
是 : 옳을 시(日/5)
非 : 아닐 비(非/0)
顚 : 꼭대기 전(頁/10)
倒 : 넘어질 도(亻/8)
(유의어)
반백위흑(反白爲黑)
전도흑백(顚倒黑白)
혼효시비(混淆是非)
혼효흑백(混淆黑白)
흑백전도(黑白顚倒)
흑백혼효(黑白混淆)
시비전도(是非顚倒)와 같은 말인 흑백전도(黑白顚倒)는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작품 회사(懷沙)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유배지에서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한탄하며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자살하였다. 그가 죽기 전에 자신의 심경을 담아 지은 작품이 바로 회사(懷沙)이다.
여기서 굴원은, “흰 것이 변하여 검은 것이 되고, 위가 거꾸로 아래로 되었네. 봉황은 조롱 속에 갇히고, 닭과 꿩이 하늘을 나네.”라고 읊으며, 간신배들이 활개 치는 세상을 한탄하였다.
變白以爲黑兮, 倒上以爲下.
鳳皇在笯兮, 雞雉翔舞.
시비전도(是非顚倒)의 용례를 보자.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는 효종(孝宗) 9년(1658년)에 그 분량만 해도 무려 1만여 자(字)에 달하는국시소(國是疏)라는 장문의 상소를 올렸습니다.
그 내용은 바로 선조(宣祖) 때 정여립(鄭汝立)의 모반 사건인 이른바 기축옥사(己丑獄事)에 연루되어 죽은 호남(湖南)의 명유(名儒) 정개청(鄭介淸)에 대한 신원(伸冤)을 주장하는 것이었죠.
孤山遺稿 卷之三 上 國是疏
(...)
과거의 일이 옳은지 그른지는 알기가 쉽고, 현재의 일이 옳은지 그른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旣往之是非, 知之易者也, 目前之是非, 知之難者也.
그러니 과거의 일이 옳은지 그른지도 알지 못하고서야 현재의 일이 옳은지 그른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旣往之是非不能知, 則目前之是非何得知也?
어째서 그런가 하면, 과거의 일은 자신들과 관련되어 있지 않고 그 실상도 이미 다 드러나 있지만, 현재의 일은 자신들과 관련되어 있고 그 실상도 채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何者? 旣往則吾固無所係吝, 而彼亦已至畢露也, 目前則吾固有所係吝, 而彼亦未至畢露也.
이런 까닭에 옛사람들은 과거의 일이 훌륭한지 아닌지, 옳은지 그른지를 반드시 분별하려고 했으니, 그 저의(底意)는 아마도 현재의 일이 훌륭한지 아닌지, 옳은지 그른지를 반드시 분별하려는 데에 있었을 것입니다.
是以古人之所以必欲辨別旣往之賢邪是非者, 其意蓋在於必欲辨別目前之賢邪是非也.
무엇이 훌륭한지 아닌지도 분별하지 못하고, 옳고 그름이 서로 뒤바뀌어 버린다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賢邪莫辨, 是非顚倒, 則其何以爲國也?
(...)
시비전도(是非顚倒)
유행(流行)이 뭐나?고 물으면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어떤 사람이 유행을 정의하여, 현명한 사람이 그것을 비웃으면서도 따라 하는 것이라고 답하니, 그럴듯하게 들렸다.
유행이라는 것은 합리적(合理的)이고 실용적(實用的)인 뚜렷한 이유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상을 휩쓰는 여론(輿論)이나 주의(主義), 정책(政策) 등도 합리적이거나 실용적인 이유와 어긋나게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딸을 낳으면 전족(纏足)이라 하여 베로 발을 칭칭 동여매어 자라지 못하게 했다.
도종의(陶宗儀)의 남촌철경록(南村輟耕錄)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오대(五代) 남당(南唐) 때 생겼다고 한다. 그 외에 남북조시대 제(齊)나라나 당(唐)나라 때 기원했다는 설도 있다.
중국에서는 발이 작을수록 미인으로 쳤고, 발이 큰 것을 아주 부끄러워하였다. 어머니가 딸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발을 더욱 꽉 잡아매어 발이 자라지 못하도록 했다. 딸이 자라서 발이 크게 되면, 그 어머니는 평생 죄인처럼 죄책감을 갖고 살아야 했다.
그 결과 귀족 집안의 여자들은 걸음을 거의 걷지 못하였고, 빨리 걸을 수가 없었다. 여자는 걸음을 걷지 못하는 것을 신분이 귀한 것으로 쳤다. 여자가 어쩌다가 발이 크다는 말을 들으면 지극히 수치스럽게 여겼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청나라 강희(康熙) 황제가 전족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자, 왕희(王熙)라는 신하가 금지시키는 것을 반대하는 상소를 하였다. 그 뒤 강희 황제의 손자인 건륭(乾隆)황제도 전족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으나 소용이 없었다.
중국에서 전족의 제도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1949년 중국 대륙에 공산당 정권이 수립되고 나서부터였다. 그러나 귀족 집안의 여인은 전족해야 한다는 관념이 없어지지 않았다. 15년 전에 필자는 북경의 공원에서 전족하여 잘 걷지 못하는 할머니를 본 적이 있다.
이렇게 잘못된 관습이 지속되어 중국의 많은 여인들을 오랫동안 괴롭혀 왔지만, 고치려고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따라 했다.
이 세상에는 이처럼 옳지 못한 것이 힘을 얻어 세상을 지배하고 옳은 것은 힘을 얻지 못하여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책의 경우도 내용이 좋은 책은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내용이 없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화나 텔레비전 연속극의 경우 인기가 좋은 것은 사회도덕을 파괴하고 젊은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것이 대부분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유명한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욕설 투성이다. ‘살인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인기를 얻어 안 본 사람이 없으니,영화를 만든 사람도 문제지만, 국민들의 의식이 문제다.
한동안 한류(韓類)라 하여 우리나라의 텔레비전 연속극이 중국에서 많이 방영되어 중국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나라의 인기 배우나 탤런트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는데, 요즈음은 중국 텔레비전에서 우리나라 연속극을 거의 볼 수 없다.
대부분의 내용이 비정상적인 불륜관계로 전개되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 자기 나라 사람들의 윤리의식을 해친다 하여 방영하지 말도록 통제를 가했다고 한다.
옳고 그름이 바로잡혀야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이 되지, 옳고 바름이 뒤집히면, 사람이 어떻게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수가 없다.
바른 말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한 사람이 손해를 보고 바보가 되고, 그릇된 말을 하고 그릇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활개를 치는 사회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 是(이 시/옳을 시)는 ❶회의문자로 昰(시)는 동자(同字)이다. 해(日)처럼 정확하고 바르다(正)는 뜻이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是자는 ‘옳다’,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是자는 日(해 일)자와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와 日자가 결합한 是자는 ‘태양(日)은 올바른 주기로 움직인다(正)’는 뜻이다. 즉 是자는 태양은 일정한 주기로 뜨고 진다는 의미에서 ‘올바르다’와 ‘옳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是자는 때로는 ‘이것’이나 ‘무릇’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是(시)는 (1)옳음. 옳은 것 (2)도리(道理)에 합당함 (3)이. 이것. 여기. 이곳 등의 뜻으로 ①이, 이것 ②여기 ③무릇 ④이에(접속사) ⑤옳다, 바르다 ⑥바르게 하다 ⑦옳다고 인정하다 ⑧바로잡다 ⑨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불(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다. 용례로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다고 인정함을 시인(是認),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날을 시일(是日), 마찬가지로나 또한을 역시(亦是), 만일에 또는 가다가 더러를 혹시(或是), 도무지나 전혀를 도시(都是),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시(本是), 나라의 근본이 되는 주의와 방침을 국시(國是), 옳다고 여기에 확정되어 있는 그 정당의 방침을 당시(黨是), 회사나 결사의 경영 상의 방침 또는 주장을 사시(社是), 학교의 기본 교육 방침을 교시(校是), 민족 정신에 비추어 옳다고 여기는 주의와 방침을 민시(民是), 다른 것이 없이 곧을 변시(便是),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을 자시(自是),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시비지심(是非之心),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한다는 시시비비(是是非非),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 또는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나는 것을 시비곡직(是非曲直),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시야비야(是也非也), 어저께는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오늘은 좋다고 생각됨을 작비금시(昨非今是),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름을 사시이비(似是而非) 등에 쓰인다.
▶️ 非(아닐 비, 비방할 비)는 ❶상형문자로 새의 좌우로 벌린 날개 모양으로, 나중에 배반하다, ~은 아니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非자는 ‘아니다’나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非자를 보면 새의 양 날개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非자의 본래 의미는 ‘날다’였다. 하지만 후에 새의 날개가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에서 ‘등지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배반하다’나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飛(날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非(비)는 (1)잘못, 그름 (2)한자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잘못, 아님, 그름 따위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그르다 ③나쁘다, 옳지 않다 ④등지다, 배반하다 ⑤어긋나다 ⑥벌(罰)하다 ⑦나무라다, 꾸짖다 ⑧비방(誹謗)하다 ⑨헐뜯다 ⑩아닌가, 아니한가 ⑪없다 ⑫원망(怨望)하다 ⑬숨다 ⑭거짓 ⑮허물, 잘못 ⑯사악(邪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부정의 뜻을 가진 문맥 속에서 다만 또는 오직의 뜻을 나타냄을 비단(非但),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보통이 아니고 아주 뛰어남을 비범(非凡), 법이나 도리에 어긋남을 비법(非法), 번을 설 차례가 아님을 비번(非番), 사람답지 아니한 사람을 비인(非人),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를 비행(非行), 불편함 또는 거북함을 비편(非便), 결정하지 아니함을 비결(非決), 사람으로서의 따뜻한 정이 없음을 비정(非情),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간사하고 나쁨을 간비(姦非),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그릇된 것을 뉘우침을 회비(悔非), 이전에 저지른 잘못을 선비(先非),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음란하고 바르지 아니함을 음비(淫非),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비일비재(非一非再),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라는 비승비속(非僧非俗),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비몽사몽(非夢似夢),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라는 말을 비례물시(非禮勿視), 모든 법의 실상은 있지도 없지도 아니함을 비유비공(非有非空) 등에 쓰인다.
▶️ 顚(엎드러질 전/이마 전)은 형성문자로 顛(전)의 본자(本字), 颠(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眞(진, 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顚(전)은 ①엎드러지다 ②뒤집히다 ③거꾸로 하다 ④미혹(迷惑)하다 ⑤넘어지다 ⑥미치다(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닿다 ⑦차다 ⑧채우다 ⑨머리 ⑩이마(앞머리) ⑪정수리(머리의 최상부) ⑫꼭대기 ⑬근본(根本) ⑭근심하는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도(倒), 정수리 정(頂)이다. 용례로는 엎어져서 넘어짐으로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를 전말(顚末), 뒤집혀 엎어짐 또는 뒤집어 엎음을 전복(顚覆), 엎어지고 자빠지는 것을 전패(顚沛), 굴러 떨어짐을 전추(顚墜), 넘어져서 구름을 전락(顚落), 하는 짓이 사리에 어긋나고 망령됨을 전망(顚妄), 나무가 쓰러지고 뽑힘을 전발(顚拔), 몹시 지쳐서 쓰러지고 병이 듦을 전췌(顚瘁), 그리던 사람을 만나서 엎어질 듯이 기뻐함을 전희(顚喜), 몹시 가난하여 어찌할 수가 없음을 전련(顚連), 앞뒤를 바뀌 어그러 뜨림을 전착(顚錯), 굴러 넘어짐이나 일이 어긋나서 실패함을 전질(顚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진저리를 친다는 말을 기전(氣顚),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음을 주전(酒顚), 엎드려 넘어짐을 부전(仆顚), 일의 순서가 뒤바뀌고 이치에 어그러짐을 이르는 말을 전도괴천(顚倒乖舛), 엎드려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전패비휴(顚沛匪虧), 왼쪽으로 넘어지고 오른쪽으로 거꾸러짐을 좌전우도(左顚右倒),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이르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뜻으로 마음에 맺히고 근심이 되어 마음 놓고 편히 죽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열 번 엎어지고 아홉 번 거꾸러진다는 뜻으로 숱한 괴로움을 겪음을 이르는 말을 십전구도(十顚九倒) 등에 쓰인다.
▶️ 倒(넘어질 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넘어지다의 뜻을 가진 到(도)로 이루어졌다. 넘어지다, 거꾸로를 뜻한다. 그래서 倒(도)는 ①넘어지다 ②거꾸로 되다, 반대로 되다, 뒤집다 ③실패하다, 도산하다 망하다 ④후퇴하다, 역으로 움직이다 ⑤마음에 거슬리다 ⑥몸의 상태가 나쁘다, 몸을 해치다 ⑦바꾸다 ⑧따르다, 붓다(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쏟다 ⑨양도하다, 넘기다 ⑩이동하다, 움직이다 ⑪역으로, 거꾸로 ⑫오히려, 도리어 ⑬예상과 어긋나는 것을 말하는 경우에 쓰임 ⑭재촉, 힐문(詰問) ⑮양보(讓步)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궐(蹶), 엎드러질 전(顚)이다. 용례로는 지는 해에 비스듬히 비치는 그림자를 도경(倒景), 쓰러져 허물어짐을 도괴(倒壞), 생육 중인 작물이 비바람으로 쓰러지는 일을 도복(倒伏), 길가에 넘어져 죽음을 도사(倒死), 거꾸로 촬영(撮影)한 모양을 도영(倒影), 거꾸로 매달림을 도현(倒懸), 가산을 탕진하여 내버림을 도산(倒産), 뒤바뀜을 도치(倒置), 순서에 의하지 않고 거꾸로 일을 행함을 도행(倒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몹시 꾸짖음이나 심히 욕함을 매도(罵倒), 눌러서 넘어뜨림이나 모든 점에서 월등히 우세하여 남을 눌러 버림을 압도(壓倒), 엎어져서 넘어짐이나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때리어 거꾸러뜨림이나 쳐서 부수어 버림을 타도(打倒), 심한 충격이나 피로 따위로 정신을 잃음을 졸도(卒倒), 기울어 넘어지는 것 또는 넘어뜨리는 것을 경도(傾倒), 배고파 쓰러짐을 아도(餓倒), 밟아 넘어뜨림을 천도(踐倒), 정신이 아뜩하여 넘어짐을 혼도(昏倒), 몹시 기뻐함을 흔도(欣倒), 지치어 넘어짐을 축도(築倒), 기울이어 다 쏟음을 경도(罄倒),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 준다는 뜻으로 심한 곤경이나 위험한 고비에 처한 것을 구제하여 줌을 이르는 말을 해도(解倒),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무기를 거꾸로 놓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졌음을 이르는 말을 도치간과(倒置干戈), 칼을 거꾸로 잡고 자루를 남에게 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이롭게 해 주고 오히려 자기가 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도지태아(倒持太阿),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봉복절도(捧腹絶倒),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일곱번 넘어지고 여덟번 엎어진다는 뜻으로 어려운 고비를 많이 겪음을 칠전팔도(七顚八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