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대반란은 없었다.
olleh배 3라운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3개 대진(변상일-원성진, 서봉수-최철한, 유병용-이세돌)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던 대국이었다.
해당 라운드 랭킹 1위 이세돌 9단과 유일하게 생존한 아마추어 유병용의 대국.
하루 전 변상일 초단이 원성진 9단을 꺾으면서 이 대국에서 또 대이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들이 있었던 것. 하지만 이세돌은 완승을 거뒀다.
2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2 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이세돌은 유병용에게 161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4라운드(16강 토너먼트)에 안착했다.
초반 10수만 빠르게 두어졌다. 이 후론 이세돌은 장고하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했고 유병용은 별 고민 없이 쉽게 진행했다. 이세돌이 때이른 초읽기에 들어갔을 때 유병용은 30분이나 남아 있었다.
이세돌이 승기를 잡은 것은 의외의 대목이었다. 유병용이 우중앙에서 수를 내자고 끊어갔을 때다. 이세돌은 참아 왔던 전투를 시작하더니 하변 백과 침투해온 백을 엮으면서 단박에 승세를 구축했다. 이후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결국 유병용의 항서를 받아냈다.
바둑TV에서 백성호 해설자는 “유병용 선수에겐 여러 번 집으로 해볼 찬스가 있었는데, 우변에서 전투를 서두르다 자멸했다”고 했다.
유병용은 “초반이 아쉬웠다. 우변 끊는 수를 서두른 것은 장기전으로 가면 더욱 불리할 것 같아서였다”고 말했다.
바둑TV인터뷰/ 부담스런 대국 승리한 이세돌
- 아마대표와의 대국이었는데 마음의 부담 어땠나?
“아주 부담스럽진 않았다. (유병용 아마가) 박영훈 9단한테도 이겼고.”
- 오늘 바둑 총평해 본다면?
“하변에서 (유병용 아마가) 끼우는 수를 뒀더라면 백이 우세해졌을 것이다. 또 중반에 우변 끊은 수로는 맛을 노리면서 천천히 진행하는 게 좋았다. 끊은 수는 워낙 무리였다.”
- 초반에 장고를 많이 했는데?
“실은 초읽기를 60초짜리로 잘못 알고 있었다. 두다가 40초짜리인 줄 깨달았다. “
- 최근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응씨배와 LG배에서 성적도 시원찮았고 대국 내용도 좋지 않아서 조금 그랬었는데 다시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
- 단기∙장기 목표는?
“olleh배에서 우승하는 것이 우선 목표고, 좋은 내용의 바둑을 되찾는 것. 그리고 목표는 3개 남은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 입단까지 누적포인트 50점은 모아 놓은 유병용. 이세돌 9단에게 승리했다면 20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100점이 되면 입단.
▲ 이세돌 9단은 아주 신중하게 대국을 이끌었다. 물 한모금을 마시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이세돌 9단.
▲ olleh배는 라운드마다 랭킹최상위와 최하위부터 자동으로 차례차례 대진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2012 olleh배 오픈챔피언십은 (재)한국기원과 바둑TV가 주최하며 KT가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1억원이며 상금 총규모는 7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40초 3회가 주어진다.
지난 1,2회 대회는 이세돌 9단이 주인공이었다. 이세돌 9단은 2010년 결승 5번기에서 강동윤 9단을 3-1스코어로 제압하며 초대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 제2회 결승에서도 이창호 9단에게 3-1로 이겨 olleh배 2연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