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한번 점검해 보겠다”(9/30 X)
육계 3월 5,308원→9월 3,308원, 기준점은 ‘AI 파동 정점’
프랜차이즈용 공급가 하락폭은 10%대… 6개월~1년 사전계약에 반영 시차
판매가는 점주가 정하고 가격의 적정성은 소비자가 구매 유무로 판결
처벌 앞세운 물가 관리 점검 필요… 소매가격은 채널 역량·소비자 수용성의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9월 30일 X(옛 트위터)에 기사 하나를 공유했다. 치킨용 육계 가격이 6개월 새 37.7% 급락했는데도 BBQ·교촌 등 주요 브랜드 대표 메뉴는 2만3000원 안팎이라는 내용이다.
대통령은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적었다.
숫자는 틀리지 않다. 한국육계협회 집계로 9~10호 육계 가격은 3월 kg당 5,308원에서 9월 15일 3,308원으로 2,000원 내렸다. 그러나 ‘치킨 원가가 37.7% 내렸다’는 뜻은 아니다.
기준점은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정점’
37.7%는 기준점에 좌우된다. 올해 3월은 고병원성 AI로 육용 종계 살처분이 44만 마리, 전년의 3.5배에 달하고 사료 첨가제 값까지 두 배 넘게 뛴 시기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로 보면 3월 산지 생계 가격은 전년보다 29.2%, 최근 3개년 평균보다 21.6% 높았다.
9월 평균(kg당 1,704원)은 전년 같은 달보다 4.1% 높고 3개년 평균과 같은 수준이다. 폭락이 아니라 정상화에 가깝다.
시세 연동이 아닌 ‘사전계약가격’
프랜차이즈는 일일 시세로 닭을 사지 않는다.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설명했듯 육계 계열화업체와 공급 상·하한선을 미리 정해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받는다.
정부는 당시 이 논리로 ‘AI 핑계 인상’을 막았다. 이번에는 같은 논리가 반대로 작동한다.
다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단정하면 틀린다. 3월 프랜차이즈 매입가가 10% 넘게 올랐다는 업계 전언이 있고, 시세는 계약 조건에 따라 시차를 두고 반영될 뿐이다.
원육은 일부일 뿐… 남은 몫은 누가 가져가나
2017년 정부 추산으로 닭고기가 치킨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었다. 나머지는 가공·물류, 튀김유와 포장재, 인건비와 임대료, 배달 수수료가 채운다.
점주의 몫은 이미 팍팍하다. 서울시 2024년 실태조사에서 치킨 업종의 플랫폼 수수료 비중은 17.5%로 인건비(15.2%)를 웃돌았고 이익률은 6%대였다.
반면 치킨 업종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은 3,500만 원으로 업종 최상위권이다. 닭값 하락분이 유통 단계 어딘가에서 멈췄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공급계약서와 가맹점 공급가를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가격은 시장이 매긴다
삼겹살 외식 가격은 서울 기준 200g 환산 2만1,321원(2026년 6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다. 100g에 1만 원을 웃돈다.
이에 비하면 치킨 한 마리 2만3000원은 여전히 싼 편이다. 판매가는 점주가 팔 수 있는 범위에서 정하는 것이고, 부당하게 비싸면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사 먹지 않는 것으로 응징한다.
화폐량이 계속 늘어나는 한 소비자물가는 길게 보면 오르는 방향이고, 월급도 함께 오른다.
개입의 전례도 신통치 않다. 2017년 3월 농식품부가 세무조사 의뢰 방침을 밝히자 BBQ가 인상을 철회했고, 6월 공정위 현장조사 뒤에는 BBQ와 교촌이 인상안을 다시 접었다.
본사의 공급가 인하 없이 판매가만 내리면 마진 축소는 이익률 6%대의 점주가 흡수한다.
처벌 앞세운 공정위… 집행정지 10건 중 8건 법원이 제동
이번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은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
대통령이 밀가루·설탕 담합에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공정위 성과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운 가운데, 출범 1년 만에 역대 과징금 상위 10위에 설탕(3,960억 원)과 은행 LTV 담합(2,720억 원) 두 건이 올랐다. 지시의 영향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법원의 제동도 늘었다. 올해 기업들이 낸 공정위 처분 집행정지 신청 39건 중 31건(79.5%)이 전부 또는 일부 인용됐고 기각은 2건(5.1%)뿐이다.
다만 집행정지 인용이 처분의 위법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본안에서는 2017~2025년 확정 소송 902건 중 전부승소가 75.4%로 공정위가 여전히 앞선다.
삼성전자 부당지원 과징금 2,349억 원은 이전 정부 때 처분이지만 4월 서울고법에서 취소됐다. 물가 안정도 좋지만 생태계까지 흔드는 처벌 위주의 행태는 점검이 필요하다.
소매가격은 채널 역량과 소비자 수용성의 문제
소매가격은 판매채널의 역량과 소비자의 수용성이 만나는 자리에서 정해진다.
브랜드들이 자율가격제와 배달앱 할인으로 값을 조정하는 것도 시장이 스스로 값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점검 대상은 가격표가 아니라 구조여야 한다. 원료육 공급계약이 시세를 얼마나, 어떤 시차로 반영하는지, 필수품목 유통마진은 어느 수준인지, 배달 수수료는 어디까지 합리적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불공정이 있으면 공정 거래의 틀 안에서 바로잡으면 된다.
시장경제를 무시하는 방식으로 가격에 직접 손을 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출처 : 팜인사이트(http://www.farminsight.net)
(사)한국수입육협회 http://www.kormia.co.kr